[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공명가(孔明歌> 관련 이야기로 공명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 계기는 유현덕의 일편심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공명가>는 중국 촉한(蜀漢)의 명재상이었던 제갈량(諸葛亮)을 주제로 하는 노래인데, 판소리 「적벽가」에는 유비가 공명을 만나러 삼고초려(三顧草廬-멀리 풀밭에 있는 오두막집을 세 번이나 찾아감) 뒤에, 유비(유현덕)의 일편단심에 감복을 받아 견마지력(犬馬之力)을 약조한다는 이야기, 공명을 대하는 지극 정성에 관우와 장비 등이 불평을 쏟아내지만, 유비왈 “공명을 얻음이 고기가 물을 얻음과 같다”라고 했다는 이야기도 소개하였다. <공명가>의 줄거리는 조조와 대치하고 있는 공명이 오(吳)의 주유와 함께 전략을 논의하는데, 결론은 화공(火攻)이어야 승산이 있다. 그러나 겨울철이니 동남풍(東南風)을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이다. 이에 공명이 산에 올라가 동남풍을 비는 내용이 곧 <공명가>의 주된 내용이다. 결과적으로 공명의 신통력으로 동남풍은 일게 하였다. 그러나 공명의 이러한 능력이 훗날에는 여러 나라, 여러 사람들에게 걱정이 될 것이라며 동지였던 오나라의 주유는 공명을 해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유춘랑 명창이 그의 발표무대에서 독창으로 열연한 서도 좌창, <초로인생(草露人生)>과 관련한 이야기를 하였다, 인생의 존재를 풀잎에 맺힌 아침 이슬에 비유할 정도로 짧다는 점을 강조하는 제목인데, “어화 청춘, 소년들아 이내 한 말 들어 보소. 어제 청춘 오날 백발, 그 아니 비통한가! 로 시작하여 진시황제가 장성을 쌓고, 아방궁(阿房宮) 지은 뒤, 불사약 구하러 삼신산(三神山)에 500인 보냈으나 소식조차 돈절(頓絶, 편지나 소식 따위가 딱 끊어짐) 하다는 이야기,「아서라, 초로인생 한번 가면, 만수장림(萬樹長林, 큰숲)의 뜬구름이로다. 살아생전 효도 헐 일, 허면서 잘 살아를 보리~」로 마무리한다는 이야기 등을 덧붙였다. 이번 주에는 서도의 대표적인 긴 잡가, <공명가(孔明歌> 이야기가 한다. 긴잡가를 서도지방이나 경기지방에서는 좌창(坐唱)이라고도 하는데, 노래의 특성상 앉아서 부르는 적절한 노래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좌창의 상징이라고 볼 수 있는 가곡이나 가사, 또는 시조, 시창과 같은 노래들은 정좌(正坐)하여 부르기 때문에 손이나 발의 움직임을 불허한다. 민속 성악 가운데서도 앉아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2025년도 <유춘랑 서도소리 발표회>무대에서 스스로 장단을 치며 선창으로 부른 서도좌창, <초한가(楚漢歌>에 관한 이야기로 초(楚)의 항우와 한(漢)의 유방(劉邦)의 싸움에서 유방이 승리하였다는 이야기, 그 승리의 직접적 요인은 이좌거(李左車)나 장자방(張子房)의 공로가 크지만, 근본적인 승리의 요인은 바로 절인지용(絶人之勇), 즉 절대적 용기 보다는 순민심(順民心)이 원인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순민심이란 바로 백성들의 마음에 순응하여 백성들의 마음을 얻었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이다. 이 곡은 사설의 내용, 악곡의 구성, 빠른 변박(變拍) 장단의 진행, 등등이 재미있어 친숙한 서도의 소리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다음과 같이 수심가조로 부르는 종지구 부분이 일품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한왕(漢王)이 관후(寬厚)하사, 불살항군(不殺降軍) 하오리다. 가련하다. 초패왕은 어디로 갈거나」 알려진 바와 같이, 서도소리에는 연창(演唱) 방식에 따라 앉아서 긴 호흡으로 부르는‘긴잡가’라는 노래가 몇 곡 있다. 이들 노래의 공통점은 대부분 사설이 길고, 같은 선율을 노랫말만 바꾸어 부르는 분절(分節)형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만고영웅 호걸들아 초한 승부(楚漢勝負) 들어보소. 절인지용(絶人之勇) 부질없고 순민심이 으뜸이라”로 시작하는 서도 좌창, 초한가(楚漢歌>는 초(楚)패왕 항우와 한(漢)패공, 유방(劉邦)의 전쟁 이야기이다. 이 싸움에서 항우가 패하고, 유방이 이긴 내용을 서도특유의 창법으로 부르는 노래가 바로 초한가인데, 그 첫대목의“절인지용 부질없고 순민심이 으뜸”이라는 말이 우리를 감동시키는 것이다, 곧 남이 따를 수 없을 만큼 뛰어난 용기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백성들 마음에 순응하는 순민심(順民心)이 더더욱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는 말이어서 더더욱 감동적이다. 상대의 마음에 순응하여 그들의 마음을 얻는 일, 그 일이 어찌 전쟁이나 정치에만 한정되는 말일까? 우리의 일상에서도 수없이 확인되는 대상이 분명하다. 다시 말해 아주 사소한 일이라도 매사가 상대의 마음을 얻지 못한다면, 나와 그가 진정으로 통하는 길은 없기 때문이다. 각설하고. 지난번 인천에서 개최된 2025년도 <유춘랑 서도소리 발표회> 무대에서 그의 선창(先唱)으로 시작한 서도좌창, <초한가(楚漢歌>는 초와 한나라의 싸움을 주제로 부르는 노래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창(唱)이란 목소리의 울림으로 시작되지만, 부르는 이의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이야기 하였다. 그래서 갑(甲)이 부르면 공감이 크나, 을(乙)이 부르면 그렇지 않은 현상을 보이는 것도 창자(唱者)의 마음가짐에 따라 다양한 소리 색깔이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인천소재 무형유산 전수교육관 <풍류관>에서 첫 발표회를 열게 된 유춘랑은 어려서부터 가족들이 불러주는 서도의 소리들을 들으며 자라났다고 했다. 그만큼 환경적 영향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는 점을 입증하고 있다. 우리 어린이들에게 어려서부터 좋은 음악을 들려주어야 하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당위의 이유가 여기에 있음을 증명해 주고 있는 것이다. 유춘랑이 그가 지도해 온 제자들과 함께, 그리고 찬조 출연자들과 함께 무대]에 올린 주요 곡목들은 서도좌창, <초한가(楚漢歌>를 비롯해서 <초로인생(草露人生)>, <봉황곡(鳳凰曲)>, <전장가(戰場歌)>, <공명가(孔明歌)>, <장한몽(長恨夢)>, <영변가>, <연지도 가무> <맹꽁이타령&g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지난주에는 단가 <홍문연가(鴻門宴歌)>를 소개하며 그 연회장에서 항장(項莊)이란 장수가 칼춤을 추며 유방을 제거하려 했는데, 이것이 <항장무項莊舞>로 전해온다는 이야기, 한패공은 인품과 신의가 두터워서 장자방이나 번쾌(樊噲)와 같이 목숨을 걸고 그를 따르는 부하들이 많았다는 이야기, 항장무는 조선 후기, 무극(舞劇)의 하나로 무대에 올려졌는데, 이는 평안남도 선천지방의 연희물이 처음으로 궁중에서 공연된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였다. 또 《정재무도홀기(呈才舞圖笏記)》, 『교방가요(敎坊歌謠》. 《이왕직아악부기록》들을 통해서 대략적인 절차, 등장인물과 복식, 의물(儀物) 등을 알 수 있으며 음악은 <대취타(大吹)打>가 연주되었다는 점도 특징이라는 이야기. 또한 항장무에 출연하는 인물들로는 항우와 우미인을 비롯하여, 패공, 범증, 장량, 항장, 항백, 번쾌, 그리고 집사와 기수(旗手), 세악수(細樂手), 취고수(吹鼓手)등 등이 등장한다는 이야기 등을 하였다. 남도(南道)의 단가(短歌)와 관련한 이야기들은 여기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하고, 이번 주에는 인천(仁川)지방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서도 소리꾼, 유춘랑
[우리문화신문=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 앞에서 부산의 소리꾼, 하인철은 <향수>를 비롯하여 <배뱅이굿과 함께하는 고향길>, <8도강산 소리여행>, <창세무가-創世舞歌>, <하인철의 전통 소리를 담다>, <산염불>과 <각설이 타령> 등, 공연무대를 통해 자신의 독자적인 소리세계를 만들어왔다고 이야기하였다. 각 소리제에는 지역 토착민들의 독특한 표현이 녹아 나온다는 이야기, 수심가조는 목을 조여서 위로 치켜 떠는 듯한, 격렬한 요성(搖聲)법이 특징이라는 이야기도 하였다. 이번 주에는 서도좌창 가운데서도 널리 알진 공명가(孔明歌)를 소개해 보기로 한다. 우선 용어의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우선, ‘서도좌창’이란 말에서 서도(西道)는 관서지방, 곧 평안남북도와 황해도 지방을 가리키는 지역 이름이고, 좌창(坐唱)이란 앉아서 부르는, 연행형태가 단정하면서도 비교적 가사가 길고, 느린 형태의 노래를 가르치는 말이다. 그러므로 앉아서 부르는 관서지방의 긴소리를 일컫는 말이 곧 서도좌창이다. 과거에는 좌창이라는 이름보다는 <잡가-雜歌>, 또는 <긴 잡가>라는 말도 사용해 왔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