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는 12월 1일(일) 저녁 5시, 서울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는 ‘김연정의 승무와 태평춤 이야기 – <춤이 말을 걸다>’ 공연이 펼쳐진다. 이에 무대에 오를 춤꾼 김연정을 만나 이번 공연을 하게 된 배경에 관해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어떻게 한국춤에 빠지게 되었습니까? “5살 무렵 언니를 따라 춤을 배우다가, 중학교 들어갈 무렵 본격적으로 춤을 배우고 싶은 욕심이 생겨, 선화예중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리곤 선화예고를 나와서 서울대에 진학하게 되었는데 이후 이애주 선생님을 만나게 되었고, 선생님께 승무를 중심으로 여러 춤을 배우게 되었습니다.” - 공연을 승무와 태평무로 한정한 까닭은 무엇입니까? “이애주 선생님께서도 승무가 우리 춤의 중심이라고 얘기를 해주셨고 그렇게 공부를 하면서 저도 승무가 또 모든 한국춤의 기본이 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장단도 여러 가지가 다 들어가 있고 또 북도 쳐야 하고 춤도 느린 춤부터 빠른 춤까지 다 있고, 그리고 철학적인 깊이도 있어서 승무에 빠져들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 태평춤은 한성준, 한영숙 선생님으로 이어 내려온 춤인데 경기도당굿의 악과 춤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춤추는 사람이 우리춤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들려주며 한국 전통춤을 한층 더 가깝게 길라잡이 하는 ‘김연정의 승무와 태평춤 이야기 – <춤이 말을 걸다>’ 공연이 2024년 12월 1일(일) 저녁 5시, 서울 노무현시민센터 다목적홀에서 펼쳐진다. 이번 공연에는 국가무형유산 승무 이수자인 김연정이 스승 이애주로부터 물려받은 춤에 관한 생각과 더불어 스스로 몸의 움직임을 통해 느낀 전통춤의 세계를 관객과 함께 나눈다. 춤꾼 김연정은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 나빌레라’로 시작하는 시인 조지훈의 ‘승무’라는 명시로 인해 그 어떤 춤보다도 대중에게 알려졌지만, 정작 ‘승무’ 춤을 직접 본 사람은 많지 않더라구요. 게다가 시가 그리고 있는 승무보다 더 깊은 뜻이 춤 ‘승무’에 담겨있지요. 이애주 선생님은 늘 승무를 ‘나빌레라’ 느낌으로만 추면 안 된다고 하셨었죠. 글로 승무를 만나는 것은 춤을 한번 직접 보는 것만 못하니, 일반 대중이 좀 더 쉽게 춤을 만나고 그 깊은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의 자리가 더욱 자주 마련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춤이 말을 걸면 이에 마음 열어 호응하는 것이 전통춤의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박판용, 아래 ‘무형유산원’)은 무형유산 예능 분야 전승자의 연희 역량을 강화하고 창의적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운영 중인 「2024년 무형유산 예능풍류방(레지던시)」의 기획 공연 ‘첫발을 딛다’를 9월 25일과 10월 2일(전주 무형유산원 소공연장), 10월 24일(서울 한국의집 민속극장) 총 3회에 걸쳐 연다. 「무형유산 예능풍류방(레지던시)」는 2020년부터 무형유산원이 운영해 오고 있는 입주형 프로그램으로, 전승자들이 무형유산원에 모여 상호 교류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공연을 창작하는 활동이다. 올해에는 무형유산원의 전문교육 과정을 수료한 예능분야 전승자들 가운데 공모심사를 거쳐 남사당놀이, 승무, 살풀이춤, 영산재 종목의 전승자 4명을 뽑아 창작 공연을 제작하였으며, 이번 기획 공연은 그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다. 첫 번째 공연은 9월 25일 저녁 7시 30분, 무형유산원 소공연장에서 열리는 국가무형유산 살풀이춤 이수자 박영미와 영산재 이수자 여진스님(안지훈)의 ▲「관욕푸리: 하늘길에서 풀어내는 정화의 빛과 해원」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풀이’와 ‘정화’를 주제로, 영혼을 정화하기 위해 수행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세상일을 그리워하지 않는 것을 출가(出家)라 한다. 그리움도 버리고 인연도 끊었기에 출가한 줄 알았다. 하지만 보이는 게 온통 세상사이거늘 어쩔 것인가. 이슥토록 기울이는 술잔 위로 학조차 비껴가는구나! <상선약수> 소책자에는 이런 구절이 등장한다. 온통 고통스럽고 복잡한 세상에 이슥토록 기울이는 술잔 위로 학조차 비껴간단다. 또 “한국춤의 특성으로 꼽히는 멋과 한과 흥의 결정체가 ‘한량무’라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춤의 근원은 불가에서 말하는 방하착의 수행과 맞닿아 있다. 마음을 내려놓는 일로부터 슬픔과 즐거움, 인생의 무상과 유상, 흥취와 정취가 유발된다. 그뿐만 아니라 죄고 푸는 긴장과 이완의 연속이 유장하게 이어지는 무기교의 기교 또한 독보적이다. 이러한 한량춤은 원래 남녀의 구별이 없었으나 이제는 장부의 기백과 풍류를 대표하는 남성춤으로 거듭나고 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 이제 ‘한량무’는 장부의 기백과 풍류를 대표하는 남성춤으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장부의 춤이다. 무대에는 그동안 여성 춤꾼들이 장악했던 한국춤의 모습을 떠나 남성 춤꾼들도 ‘술잔을 피해가는 학(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5월 26일 서울남산국악당에서는 이애주한국전통춤회의 ‘법열곡(法悅曲)’ 공연이 열렸습니다. 특히 이날 본 승무는 그동안 많은 무대에서 보아온 모든 승무를 잊게 만든 거대한 춤이었지요. 승무가 느린 염불부터 빠른 당악까지 다양한 장단에 추는 춤과 북놀음까지 담고 있는 전통춤 중의 기본이자 법무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또한 한성준에서 한영숙으로, 한영숙에서 이애주로, 이애주에서 그의 제자들로 이어진 전 과장 춤사위를 모두 담은 완판 승무였기 때문만도 아니었습니다. 이날 승무는 삶의 온갖 몸짓이 함축적으로 표현된 춤일 뿐만이 아니라 하늘과 땅과 그 사이 인간이 추는 춤은 삼재(하늘ㆍ땅ㆍ사람) 사상의 토대 위에 과거ㆍ현재ㆍ미래의 삼세를 연결하는 힘이 있어 춤 자체가 단순히 어떤 행위를 표현하기 위한 몸짓이 아니라, 우주 만물의 원리를 몸소 깨닫는 과정이기 때문이어서 그랬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통의 승무에서는 짧은 시간 한 사람의 춤꾼이 한삼을 뿌리며, 북채를 들고 북을 두드리면서 무대를 사른다면 이번 무대는 7인의 춤꾼이 긴 시간 진리를 깨달아 마음속에 기쁨을 느끼며 법열을 뿜어내고 있었지요. 흔히 보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원컨대 이 향과 꽃이 법계에 두루 하여 미묘한 광명의 토대가 되게 함으로써 모든 하늘의 음악과 하늘의 보배 향 모든 하늘의 좋은 음식과 하늘의 보배로운 옷 헤아릴 수 없는 묘한 법의 티끌이 되어 하나하나의 티끌에서 일체의 부처가 나오고 하나하나의 티끌에서 일체의 가르침(법)이 나오니 걸림 없이 돌면서 보기 좋게 장엄되어 두루 일체의 불국토 가운데 이르고 시방법계의 삼보님 앞에 이르러 그곳에 이 몸이 있어 공양을 올리게 하옵소서 무대에서는 나비춤을 추고 ‘향화게(香花偈)’를 게송한다. 불자가 아니어도 나비춤과 게송에 나도 모르게 빨려 들어간다. 민속학자 임동권은 이애주춤 법열곡에 대해 “좋은 춤이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춤이 아니라 스스로 내면의 감춰진 세계를 밖으로 내뿜는 춤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나. 바로 어제(5월 25일) 저녁 5시 서울 남산국악당에서 열린 <법열곡(法悅曲)> 공연은 바로 그러했다. 이 공연은 고 이애주 선생의 <법열곡>이 세상에 선보인 지 30년이 지난 2024년, 그의 제자들이 마음을 모아 스승이 남기고 간 춤의 원리를 탐색하는 자리를 만든 것이다. “스님,
[우리문화신문=양종승 민속학자] 우리 춤의 뿌리를 붙들고 무궁 창성에 앞장섰던 전통춤 계승자, 추악하고 해로운 액운을 제치고 새로운 세상 문을 열어 이로운 기운을 불러들였던 시국춤 창안자, 그가 시대의 춤꾼 이애주다. 옛 전통과 시대적 창안을 오가며 무한히도 펼쳐졌던 그의 춤 세계는 세기에 부응하여 신명의 날개를 활짝 펴고 겨레의 춤으로 거듭났다. 가락에 흥과 멋을 얹어 신명에 거듭난 춤으로 불태웠고, 그 자태는 궁극에 달하여 예술로 승화되었다. 그 춤새가 혼돈에 처한 시국에 올라앉으니 그 또한 민주화를 울부짖는 바람맞이춤으로 승화되었다. 전통춤 계승자로 그리고 민중의 희로애락을 풀어낸 시대의 바람맞이 춤꾼으로 우뚝 선 그가 우리 시대를 풍미한 이애주다. 전통춤 계승자 이애주 이애주(여, 1947~2021)는 서울 종로구 운니동에서 3남 3녀 가운데 다섯째로 출생했다. 그가 출생할 당시, 운니동에는 국립국악원이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어린 이애주는 일찍이 국악원 활동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이애주는 어머니 손을 잡고 국악원 악사로 활동하다 춤을 가르치고 있던 김보남(남, 1912~1964) 문하에 입문하였다. 한국동란 때 황해도 사리원을 떠나 서울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승 무 - 조지훈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니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臺)에 황촉(黃燭)불이 말없이 녹는 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사뿐이 접어올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 개 별빛에 모두오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 방울이야 세사(世事)에 시달려도 번뇌(煩惱)는 별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 접어 뻗는 손이 깊은 마음 속 거룩한 합장(合掌)인 양하고 이 밤사 귀또리도 지새우는 삼경(三更)인데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승무(僧舞)’는 승복을 입고 추는 줌으로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춤꾼은 치마저고리나 바지저고리 등을 갖추어 그 위에 장삼을 걸쳐 입고 가사를 두르고 고깔을 쓴다. 염불장단에 맞추어 합장하면서 춤이 시작되고, 마지막에는 굿거리장단에 천천히 호흡을 조절하며 춤을 마무리한다. 오랜 세월 예인들에 의해 만들어져 온 춤으로 한국춤의 본질인 정중동(靜中動)이 살아있다는 평가다. 곧 멈춘
[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오는 12월 29일(목)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소정 김명자(김정수)의 팔순 기림공연이 열린다. 국가 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와 국가 무형문화재 제97호 살풀이춤 두 종목의 전승 교육사를 맡고 있으며, 1973년 국가 무형문화재 승무와 국가 무형문화재 살풀이춤 두 종목의 보유자였던 고 우봉 이매방 선생과 부부의 인연과 동시에정석현 기자사제의 인연까지 맺은 소정 김명자 선생의 팔순 기림공연이다. 기존의 김명자 선생, 고 우봉 이매방 선생의 제자들과 함께 2021년 새롭게 이수 준비과정반에 입문한 50명의 제자가 어우러져 준비한 승무와 살풀이춤, 그리고 이매방류 입춤, 이매방 검무를 비롯하여 이매방 선생의 주옥같은 창작 작품인 이매방 삼고무, 이매방 오고무, 이매방 대감놀이, 이매방 장검무가 한 무대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승무와 살풀이춤 같은 전통무용의 군무가 가지고 있는 장엄함과 경건함 뿐만 아니라, 김명자 선생의 독무를 통해 연륜에서 묻어나는 우아함과 단아한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며, 고 우봉 이매방 선생의 생전 모습을 추억할 수 있는 무대와 화려한 창작 춤으로 관객들을 완벽하게 매료시킬 것이다. 10대에
[우리문화신문=이달균 시인] 머리엔 고깔 쓰고 어깨엔 붉은 가사 그 땡중 춤사위 한번 활달하다. 봉긋한 가슴 잘록한 허리, 두 여인을 사이에 두고 장삼으로 휘감으며 오락가락 앉았다 섰다 어르고 달래는 듯, 연못가의 붕어보단 덩더꿍 선이 굵고, 지족선사 유혹하는 황진이 자태치곤 춤사위 거만하다. 끊지 못할 인연에 대한 번뇌인가 파계인가. 아무리 좋게 보아도 난봉꾼이 분명하다. 이 각시가 내 각신가 물 건너 온 꽃각신가 이쪽을 취할라니 저쪽이 서운하고 남 주긴 더 아까우니 셋이 함께 놀아보자 <해설> 이제 사설 그만하고 본격적으로 승무를 놀아보자. 이 오광대 승무 추는 이의 굿거리장단이 활달하다. 장삼 휘날리며 이리 얼쑤, 저리 얼쑤. 이 여인 한 번 보고 저 여인 한 번 보고, 에라 모르겠다. 둘 다 취하면 어떨꼬? 난봉꾼이라 해도 어쩔 수 없다. 어차피 내 팔자 학승도 못되고 선승도 못되니 팔자대로 살다 가면 될 것이니. 아, 저 꽃각시 아름다운 자태도 서럽다. 이 밤 다 새도록 춤이나 추다 한세상 살다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