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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 먹은 소는 달만 봐도 헐떡인다

[정운복의 아침시평 41]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올 칠월엔 이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지금 사는 집이 마음에 안 들어서가 아니라

둘만 살고 있는데 공간이 너무 넓다는 허허로움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평수를 줄여 이사를 하려고 하는데

살면서 20여 차례의 이사를 했지만 공간을 줄여가는 것은 처음이라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됩니다.

어쩌면 너무 많은 것을 갖고 있는 것을 좀 덜어낸다는

나름 무소유에 입각한 이사일는지도 모릅니다.

 

제가 사는 18층 아파트, 같은 통로를 쓰는 36세대 가운데

유일하게 에어컨이 없는 집이 우리 집이었습니다.

예산 관계가 아니라 에어컨 바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장모님과 아내 덕분이지요.

물론 이들이 찬바람을 싫어하는 이면에는 경제적 이유가 들어있는지는 모르겠으나

하여튼 에어컨 없는 여름나기는 저에게 큰 고통임에는 틀림이 없었습니다.

 

마음 다부지게 먹고 올해 신형 에어컨을 놓았습니다.

문제는 그 에어컨을 켜보지도 못하고 새집으로 이사를 할 형편에 놓여있다는 것이지요.

새집은 매립 형으로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으니 집안 경제력만 낭비한 셈이 되었습니다.

 

“더위 먹은 소 달만 봐도 헐떡인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소는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사람보다 더위를 더 많이 탄다고 합니다.

한 여름, 황소가 그늘에 앉아 게으른 황금빛 하품을 하는 광경은

우리가 어렸을 때 흔히 보던 모습입니다.

그렇게 먹성 좋은 소도 한여름 폭염은 견디기 힘든 고난이지요.

 

 

우린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자주 범하고 살아갑니다.

그러니 어떤 일에 놀라면 그와 비슷한 일만 보아도 놀라게 되는 것이지요.

놀란 마음 때문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비슷한 일을 당할 때마다 매번 예전의 일과 관련지어 생각하게 됩니다.

 

비슷한 속담으로는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

"불에 놀란 놈 부지깽이만 봐도 놀란다."가 있습니다.

 

요즘 한 낮의 기온이 한 여름을 방불케 합니다.

더워서 허덕이는 세상이 아니라 에어컨 앞에서 한기에 오그라드는 세상이 되었으니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더위 먹는 것보다 냉방병을 더 걱정해야 되는 세상에서

적당한 더위와 적당한 땀 흘림은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좋은 건강식은 제철 과일을 먹어주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