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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얼 석탑, 사진ㆍ시조로 다가가기

하남 동사지 오층석탑 (보물 제12호)

그저 말없이 천년을 견뎌왔다
[천년의 얼 석탑, 사진ㆍ시조로 다가가기 30]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하남 동사지 오층석탑

 

                                                 - 이 달 균

 

       난 그저 말없이 천년을 견뎌왔다

       남한산성 이성산성이 날 둘러 감쌌으니

       오늘은 삼층탑이랑

       바둑이나 둘란다

       아서라 보채지 마라 벗 하나면 족한 것을

       진자리 마른자리도 익히 앉아 보았으니

       허명에 목숨 건 이들

       진즉 다 죽었다 하네

 

 

탑 찾아가는 길은 다소 산만하다. 낚시터와 즐비한 음식점들 때문이지만 이내 어수선한 마음 추스르고 하남 동사터에 닿는다. 절터는 동북으로 남한산성과 이성산성이 보이는 분지에 있다. 하남 동사터는 고려 초기 하남을 중심으로 한, 한강 이남 지역 불교계의 중심 사찰이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신라의 양식을 계승한 정사각형의 석탑으로, 건립 연대는 고려 중기로 추정된다. 오층탑은 삼층탑과 이웃해 있으니 그리 외로워 보이진 않는다. 화려한 외형보다는 외려 담담한 격이 있어 보물다운 느낌이 든다. 탑신 구조상 불규칙하게 얹혀 있지만, 그 조화가 그리 이상해 보이지 않는다. 산그늘 이우는 고즈넉한 오후,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두 탑 사이 먼 능선에 솟아오른 첨탑도 꼭 탑을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