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유용우 한의사]
양방에서 보는 건선(乾癬 Psoriasis)
건선은 환부가 건조해서 인설(鱗屑, 피부 표면의 각질 세포가 병적으로 하얗게 떨어지는 부스러기)이 생기는 만성 피부질환으로 염증성 각화증(炎症性角化症, 피부의 각질층이 딱딱하고 두껍게 변하는 증상)의 일종이다. 여러 가지 크기의 붉고 평평한 병변(病變)이 생기고 그 표면에 은백색의 돌비늘같은 각층이 두껍게 겹쳐 쌓이다가 저절로 떨어지지만, 그 밑에서 잇달아 생겨난다. 주로 사지(四肢)의 바깥쪽, 곧 팔꿈치나 무릎 등 외부로부터 자극을 받기 쉬운 부위에 생기는데, 몸체ㆍ얼굴ㆍ머리에도 생기고, 머리는 심한 비듬같이 보인다.
서양 사람에게 많은 것으로 보아 체질이나 영양이 관건이라 할 수 있지만, 확실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대체로 내분비장애, 신진대사장애, 특히 지방대사장애를 원인으로 보는 설이 유력하다.
그 치료 방법은 동물성 지방을 제한하고 내복(內服)요법과 외용(外用)요법을 쓰는데, 외용요법으로는 부신피질호르몬 연고를 바른 후 위쪽에 폴리에틸렌막을 씌우고 주위를 반창고로 밀폐하는 방법과, 콜타르연고를 바른 다음 잠시 뒤 씻어내고 태양등(太陽燈)을 쬐는 방법 등이 있다.
한방에서 보는 건선
우리의 피부는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 외부 환경에 보호와 적응을 이루어 내면서 내부의 독소를 방출한다. 모공과 한공(땀구멍)을 통하여 직접적인 노폐물의 배출이 이루어지며, 피부 호흡을 통해 보이지 않는 독소가 방출된다. 이렇게 우리 몸은 끊임없이 몸의 독소를 방출하는데 가장 크게는 대변과 소변을 통해서 하고, 호흡, 땀과 체액, 그리고 피부를 통해서 방출한다. 그 가운서도 손바닥과 발바닥을 통해 가장 활발하게 빠져나가며, 저마다 나름대로 독소를 방출하는 개개인의 통로가 있다.
그런데 인체에서 몇 가지 변이에 탓에 피부의 독소 방출이 정체되면서 독소가 피부에 머무르는 현상이 발생하면 여러 가지 피부 증상이 드러나는데 그 가운데 하나가 건선이다.
곧 건선의 상태는 용암에 비견할 정도의 강한 열독이 피부에 정체되어 표피와 진피를 태우는 현상으로, 발적 발진이 나타난다. 세포가 열의 핍박으로 수명이 단축되며 전체적인 조직이 빠르게 붕괴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이때 한방에서는 왜 열독이 발생하였는가를 파고든다. 건선은 세포에 배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자가 소화가 되면서 허열이 발생되고, 세포가 붕괴되는 것으로 관찰된다. 곧 배급의 통로가 손상된 것이 원인인 것으로 관찰된다. 양방에서도 모세혈관의 손상이 보고되고 있으므로 이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진행한다.
이처럼 건선은 외부의 배급 차단과 내부 붕괴의 여파로 인한 증상이므로 변화가 완고(頑固)하다고 표현할 정도로 치료가 더디다. 곧 한약이건 양약이건 건선부위로 전달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전의 한의학적 치료는 건선의 원인이 되는 다양한 요인들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치료를 해왔는데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리는 단점이 있었고, 양방에서도 난치 질환으로 취급했다. 건선에서 피부의 건선화 상태는 안팎의 통로가 단단하게 막혀 움직임이 정지된 것과 같은 상태라서, 어떠한 내부 외부적 도움이 되는 약재들이 투입되어도 정상적인 작용이 일어나지 않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내부에서 아무리 열독을 정리해도 열독의 줄어드는 정도가 너무 느리게 나타나는 건선의 정체를, 외부에서 풀어내는 한약 연고의 작용과 병행했을 때 피부로 물꼬가 트이면서 급격한 증상의 개선을 이룰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진행되면 내부적인 독소의 제거도 빨라져 오히려 일반적인 피부질환보다도 수월하게 치료가 끝난다.
곧 건선이란 내부 열독의 정도가 심한 것이 아니라 정체의 정도가 정지에 가깝게 심해서 치료 속도가 느렸던 것이기 때문에, 정체를 풀면서 피부 순환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쉽게 치료되는 단순한 피부질환이었다.
그러므로 건선은 다음과 같은 정의가 가능하며 비교적 쉽게 치료될 수 있는 질환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건선은 모세혈관질환이다.
대부분의 피부질환과 마찬가지로 건선의 원인은 명확하지 않다. 그러나 여러 요인에 의하여 피부의 진피모세혈관이 염증성 상태가 되어 국소 혈액순환이 발생되면서 건선이 발생되는 으로 것으로 보인다.
2. 건선은 늙은 세포이다.
건선에서 이루어지는 세포의 과정은 주기가 짧다. 곧 평균 4주 정도 되는 세포발생에서 분화되는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은 것이다. 그러므로 주변의 정상피부 세포에 견주어 나이를 다 먹은 세포가 는 것이다. 곧 건선의 세포는 화려하게 빨리 타는 불꽃과 같은 삶을 사는 것이다.
3. 건선은 독립 공간이다.
건선세포는 모세혈관의 손상과 세포 나이의 차이로 인하여 주변 세포와 생리적으로 분리가 되기 시작하여 독립된 활동을 한다. 그러므로 인체의 전반적인 면역작용과 건강상태와 연관성이 적게 건선 자체의 진행을 이루게 된다.
4 건선은 비정상적인 표피의 과잉 증식과정이다.
건선은 여러 요인의 복합으로 표피세포가 과도하게 불안정 증식하여 나타나는 붉은 반점, 구진(살갗에 돋아나는 발진), 비듬(인설), 비후(두툼해진 상태) 상태다.
안팎의 호응으로 건선을 치료
건선을 치료하려면 내부의 한약치료와 외부의 피부와 모세혈관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외용 치료를 병행하여 안팎의 호응을 끌어내야만 가능하다. 치료의 경과는 세포의 손상이 완화되면서 어느 시점에 내부의 모세혈관이 재생되고, 그 뒤에 세포가 정상적으로 복구되면서 이루어진다.
본 한의원의 경우 방풍통성고를 활용하여 발바닥과 건선 부위에 한방연고를 바르는 외용 치료를 하면서, 동시에 내부의 독소를 제거하고 수승화강(위로 뜨기 쉬운 화-火 기운은 아래로 내려오고, 아래로 가라앉기 쉬운 수-水 기운은 위로 올라가는 상태)을 도와주는 한약 치료를 병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