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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치자 꽃향기

[‘우리문화신문’과 함께 하는 시마을 18]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치자 꽃향기

 

                          - 이 연 주

 

       담장 아래 서성이던

       혼몽 깨우는 향기

 

       지나는 발길 잡고

       사랑을 고백합니다

 

       너를 유혹하기 위해

       천리를 헤맸다고

 

       순백 환한 미소로

       으스럼달을 밝힙니다.

 

       *으스럼달 / 침침하고 흐릿한 빛을 내는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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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영국에 ‘가데니아(치자)’라고 하는 아름답고 순결한 소녀가 있었다. 이 소녀는 이 세상 모든 것이 깨끗한 흰빛으로 되기를 바랄 만큼 흰빛을 좋아했다. 어느 겨울밤 소녀의 창밖에는 흰 꽃을 한 아름 안고 있는 천사가 서 있었다. 천사는 소녀에게 꽃씨 한 알을 주면서 “나는 순결의 천사입니다. 이 꽃은 순결한 여자의 키스로만 자라는 꽃입니다. 매일 외출했다 돌아와서 마음의 순결을 지켰다고 생각하면 이 꽃에다가 키스하세요. 이 꽃을 아름답게 피우면 틀림없이 순결한 신랑감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이후 소녀는 이 씨앗에서 아름다운 꽃을 피었는데 1년 뒤 천사가 나타나서 씩씩하고 아름다운 청년으로 변한 뒤 소녀와 혼인하여 행복하게 살았다.

 

이는 치자꽃에 담긴 전설이다. 조선초기 문신이자 서화가인 강희안(姜希顔)은 그의 책 《양화소록(養花小錄)》에서 "치자에는 네 가지의 아름다움이 있는데, 꽃 빛깔이 희면서도 기름진 것이 첫째 아름다움이고, 꽃 향기가 맑으면서도 진한 것이 둘째 아름다움이며, 겨울이 되어도 입갈이를 하지 않는 것이 셋째 아름다움이고, 열매로 노란 빛깔의 물을 들일 수 있는 것이 넷째 아름다움이다"라고 했다. 전설은 물론 강희안의 말을 들으면 치자꽃이야말로 정말 대단한 꽃이다.

 

이연주 시인은 “담장 아래 서성이던 향기 / 지나는 발길 잡고 / 사랑을 고백합니다”라고 치자꽃을 노래한다. 그러면서 치자꽃은 으스럼달을 밝힐 정도로 순백의 환한 미소를 짓는단다. 이런 노래를 읊은 이연주 시인은 치자꽃을 닮은 여인일지 모른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