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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럼버스와 약자의 눈물

[정운복의 아침시평 65]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했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그것은 유럽인들의 시각으로 해석한 발견이고

실제로는 아메리카 대륙에는 수만 년 전부터 원주민이 사는 평화로운 마을이었으니

원주민의 처지에서 보면 발견이 아니고 침입이라는 표현이 옳습니다.

 

1492년 10월 12일, 바하마 제도의 한 조그만 섬에 사는 벌거숭이 인디언들 앞에

느닷없이 커다란 날개를 편 배 세 척이 나타납니다.

그것은 인디언들이 일찍이 본 적이 없는 '괴상한 물건'이었지요.

 

조그마한 배가 큰 배에서 내려지더니, 살갗이 흰 사람들이 뭍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들은 인디언들의 코에 걸고 있는 황금 고리를 무척 가지고 싶어 했습니다.

인디언들은 남쪽으로 멀리 떨어진 섬에 황금을 많이 가진 종족이 살고 있다고

손짓으로 알려주자 백인들은 서둘러 그곳을 떠났습니다.

 

 

훗날 백인이 다시 찾아와 부서진 배 한 척과 선원 44명을 남겨 두고 떠났습니다.

인디언들은 섬에 남은 백인들을 아주 잘 대해주었지요.

인디언들은 순진했고, 욕심도 없어서,

백인들이 무엇을 달라고 하면 망설임 없이 내주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디언들은 백인을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백인들은 무엇이든 빼앗으려 하였고,

천둥소리와 번갯불을 뿜어내는 긴 막대기로 그들을 놀라게 하고,

심지어는 죽이기까지 하였으니 말입니다.

마침내 더 참을 수 없게 된 인디언들은 백인들을 습격하여 무참히 살해하고 맙니다.

 

그 이후에는 살육과 식민, 지배와 착취, 그리고 노예의 처참한 역사가 시작됩니다.

신대륙의 발견은

유럽에서는 축복이요 경제적 부를 달성하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는지 모르지만

원주인에게는 침탈이고 재앙이며 착취당하는 불행의 시작이었습니다.

 

역사는 힘 있는 자의 논리입니다.

그러나 그 힘 뒤에 숨겨져 있는 약자의 눈물을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신대륙이나 콜럼버스를 이야기하고자 함이 아닙니다.

항상 상대방의 처지에서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것이고

또 소외되고 약한 자들의 처지를 잘 헤아려보아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기 위함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