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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술병, 허리춤에 차세요, “백자철화끈무늬병”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515]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조선시대 때 주로 유행했던 백자 가운데 병(甁)은 기본적으로 술병입니다. 그리고 술병 가운데 제사를 지내는 데 쓴 제주병(祭酒甁)은 대부분 순백자였지만 잔치용 술병에는 갖가지 무늬를 그려 넣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래야 술맛이 났던 모양입니다. 술병에 그리는 그림으로는 부귀를 상징하는 모란꽃과 십장생, 매화와 난초가 많았지요. 그림 대신 목숨 ‘수(壽)’, 복 ‘복(福)’, 술 ‘주(酒)’ 자처럼 글자 한 자만 쓴 것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 기발하게도 병목에 질끈 동여맨 끈을 무늬로 그려 넣은 보물 제1060호 “백자철화끈무늬병[白瓷鐵畵繩文甁]”도 있지요. 이는 옛날 술병을 사용할 때 병목에 끈을 동여매 걸어놓곤 했던 것을 무늬로 표현한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 병을 빚은 도공은 술을 마시다 남으면 술병을 허리춤에 차고 가라는 뜻으로 그림을 그려 넣었을지도 모릅니다. 그야말로 허를 찌르는 도공의 기가 막힌 상상력 그리고 익살과 여유가 살아있는 명작입니다.

 

 

힘 있게 하나의 선을 대담하게 그어 여백의 미를 표현했을뿐더러 인공적이면서도 가장 절제된 인공을 보여주는 멋진 예술품입니다. 한 대학교에서 시험문제로 낸 것에 한국미를 대표하는 도자기 한 점을 고르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랬더니 인문대생은 달항아리를 골랐지만, 미대생은 백자철화끈무늬병을 많이 골랐다고 합니다. 그만큼 이 백자철화끈무늬병은 보물 제1437호 “달항아리”와 함께 조선백자를 대표하는 것입니다. 이 병은 높이 31.4cm, 입지름 7cm, 밑지름 10.6cm이며, 국립중앙박물관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