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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포항서 새롭게 꽃피는 고 장월중선 명창

장월중선류 <임종복 가야금병창 독주회> 열려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악보집》 펴낸 기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는 9월 18일 토요일 저녁 4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강당에서는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곡 전곡 발표회 겸 장월중선류 가여금병창 악보집 출판기념 제12회 월은 임종복 가야금병창 독주회가 열린다.

 

먼저 장월중선은 누구던가?

 

장월중선(張月中仙, 1925~1998)은 본명이 장순애(張順愛)지만, 일반인들에게는 예명인 장월중선으로 널리 알려진 예인이다.

 

 

선생의 집안은 대대로 명인과 명창을 배출한 예인 가문으로 유명하다. 할아버지 장석중(張石中, 1863~1946)은 고종 때 순릉참봉(順陵參奉)의 직첩을 받은 명창이었고, 큰아버지 장판개(張判介, 본명 장학순, 1885~1935) 역시 고종 때 혜릉참봉(惠陵參奉) 교지를 받은 명창이었다. 아버지 장도순(張道舜) 역시 소리꾼으로 활동하였고, 고모 장수향(張秀香) 역시 가야금풍류와 가야금산조의 명인이었다. 장월중선에게 할아버지, 큰아버지, 고모 등은 집안의 어른이자 판소리와 가야금 등의 스승이었다.

 

장월중선 선생은 특별히 지닌 재주가 많아 ‘팔방미인’ 혹은 ‘백가예술(百家藝術)을 한 몸에 지닌 분’으로 불렸다. 판소리와 가야금산조, 가야금병창, 아쟁산조, 춤, 창극 연출, 작곡, 범패와 불교무용에 이르기까지 가ㆍ무ㆍ악 및 창작 등을 두루 겸비한 보기 드문 예인이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지닌 재주가 탁월했지만, 1963년부터 경주에서 활동했기 때문에 그녀의 명성은 전국에 알려지지 못했다. 그래서 장월중선의 재능은 국가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 격이었으나, 그녀는 1993년에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금병창 예능보유자로 지정되었다.

 

장월중선류의 가야금병창은 현재 정경옥(鄭京玉)과 주영희(朱英熙) 그리고 임종복(林鍾福)을 중심으로 전승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장월중선에게 가야금병창을 직접 배운 제자들이다.

 

그 가운데 임종복(林鍾福, 1959년생) 선생은 전라도 광주에서 출생했으며, 광주시립국악원에서 1975~1979년까지 가야금병창을 비롯하여 가야금산조, 무용, 판소리 등을 익혔다. 혼인 뒤 포항에 거주하면서 1990년부터 장월중선의 문하에서 가야금병창과 산조 등을 익혔고, 1999년에 경상북도 무형문화재 제19호 가야금병창 전수교육조교(전승교육사)로 지정되었다.

 

 

이 임종복 선생이 이번에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곡 전곡 발표회 겸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악보집 출판기념 제12회 가야금병창 독주회를 여는 것이다.

 

장월중선의 가야금병창은 그분의 업적에 견줘 그동안 자료가 부족한 편이었다. 정식 발매된 음반은 《장월중선의 예술세계》에 수록된 단가 <백발가>와 심청가 <조객들게> 두 곡과 정경옥의 가야금병창 음반에 수록된 곡이 전부였다. 따라서 임종복 선생은 소리를 더욱 연마하고 연구하여 스승에게 전수한 소리와 판소리를 가야금병창으로 편곡한 새로운 소리를 담은 CD 월은 임종복 가야금병창 심청 (국설당, 2019)과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곡집 (국설당, 2021)을 발매하였다. 또한 가사를 명확히 수록하고 사설의 의미와 해설을 첨부한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가사집》(민속원, 2020)을 펴내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의 계승ㆍ발전에 온 힘을 쏟았다.

 

그러한 결과를 담아 임종복 선생이 이번에 펴낸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악보집》은 2021년 9월, 장월중선 선생께서 영면하신지 23년 만에 선생의 소리를 오선보에 올린 것이다. 임종복 선생은 말한다. “예인의 경지를 보여주신 선생님의 소리를 오선보 위에 가두는 것이 역부족일 수도 있다는 걱정이 많았지만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의 원형 보존과 체계적인 전승에 이 악보집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뜻으로 세상에 내놓았다.”라고 말이다.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악보집》에는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곡 전곡(23곡)과 본인이 편곡한 가야금병창(9곡)을 수록하였고 부록으로 1966년 4월 선생님께서 직접 녹음하신 가야금병창 고음원을 복원하여 가사를 첨부하였다. 수록곡은 장월중선 창작민요 6곡, 단가병창 4곡, 판소리병창 수궁가, 춘향가, 심청가 12대목(22곡) 모두 32곡이며 고음원에 복원된 판소리병창은 수궁가와 춘향가 모두 10곡이다.

 

 

이번 악보집 펴냄에 있어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는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분야에 있어서도 악보의 필요성은 일찍부터 제기되어 왔다. 민요나 단가, 또는 판소리 가락 못지않게 가야금 반주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데, 악보 없이 그때그때 즉흥적으로 소리를 따라간다면, 이는 연주할 때마다 다른 음악이 될 것이 뻔하다. 그래서 음높이나 빠르기, 강약, 시김새, 악곡의 흐름을 소리와 함께 악기로도 동시에 연주할 수 있도록 구체적이고 분명한 악보의 필요성은 요구되었다.

 

그런데 이번에 임종복 선생이 펴낸 악보집에는 그의 스승 장월중선이 생전에 창작한 민요 병창곡을 비롯하여 단가와 판소리의 여러 눈 대목이 채보되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고, 부록으로 각 분야의 전승곡과 편곡의 분류, 고음반 가사의 내용, 악곡의 해설과 말 풀이 등이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그간의 노력을 짐작하게 한다. 가야금병창의 올바른 교육활동과 전승, 그리고 확산운동을 위해 악보화 작업의 필요성을 인지하고 꾸준히 시도해 온 그의 노력에 큰 손뼉을 보낸다.”라고 추천사를 써주었다.

 

또한 어머님으로부터 전수한 박동실제 심청가를 지도해준 것은 물론 유품으로 보관하고 있던 어머님의 가야금병창 고음원을 선뜻 내어주신 국가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보유자 정순임 명창은 이번 행사를 여는 임종복 선생에게 다음과 같이 기쁜 격려사를 보냈다.

 

“임종복 선생은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가사집》을 내놓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번에는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악보집》이라는 제목으로 전승곡 전곡을 한 권에 담아 세상에 첫선을 보인다고 하니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어머니의 빈자리를 대신하여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낸다. 아무쪼록 이번 악보집을 통해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가야금병창의 저변확대는 물론 전통음악의 계승발전에 앞장서는 데 일조하기를 기대한다.”

 

이번 공연은 장월중선류 가야금병창 전승곡 전곡 발표회 겸 장월중선류 가여금병창 악보집 출판기념 제12회 월은 임종복 가야금병창 독주회만 영리는 게 아니다. 같은 장소에서 장월중선가야금병창보존회 주최로 저녁 5시 30분부터 제18회 가야금병창 대향연 <월중선(月中仙), 피어나다> 공연도 함께 열린다. 이 공연에는 임종복 선생과 함께 임종복 선생의 제자이며, 장월중선가야금병창보존회 회원들이 참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