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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대통령 10인의 ‘피고 지는’ 모습 담은 사진

일관된 시선으로 담아낸 전례 없는 기록
김녕만 사진전 <대통령이 된 사람들>, 2월 8일부터 류가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사진가 김녕만은 고향 땅 남도 특유의 토속적인 정서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해학적 시각을 일관되게 지켜온 사진가다. 칠십년대 근대화로 변모해가던 농촌을 기록하기 시작한 그는, 일간지 사진기자가 되면서 광주민주화운동을 비롯한 수많은 정치적 격변의 현장을 온몸으로 체험한다. 그 후 청와대와 판문점을 드나들며 권력무상과 분단의 비극을 적나라하게 지켜보면서도, 언제나 인간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내려놓지 않았다. 고된 현실 속에 거짓말처럼 깃든 한순간의 여유를 포착한 그의 사진은,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자아내는 판소리 한판을 보는 듯 우리의 감정을 해방시킨다.’

 

2013년에 발행된 열화당사진문고 《김녕만》에 적힌 작가 소개 글이다. 열화당사진문고에 등재된 것만으로도 그가 독자적인 사진세계를 구축한 우리나라의 대표적 사진가 가운데 한 명임을 짐작할 수 있는데, 세상의 희비극을 지켜보면서도 해학과 풍자의 웃음끼를 포함한 인간애의 미소를 잃지 않았다는 지점은 그의 사진세계를 거듭 궁금하게 한다.

 

 

 

1981년 첫 개인전 <고향>으로 시작해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 사진집을 통해 지속해서 작업을 선보여온 그가, 오늘 12번째 개인전으로 <대통령이 된 사람들>을 전시한다. 자그마치 40년 동안 10명의 대통령을 찍은 사진들을 전시와 책으로 망라해 선보이는 것이다.

 

“1979년 동아일보의 새내기 기자로 박정희 대통령의 장례행렬을 구경하는 인파를 촬영하면서 권력무상을 실감했다. 이후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의 등장과 결말을 보며 기자를 떠나 사진가의 눈으로 조금 더 깊이 있게 권력의지와 권력무상을 표현해보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1994년 청와대 출입기자가 되면서부터 그 목표를 본격적으로 실행에 옮길 수 있었고, 김영삼ㆍ김대중, 두 대통령의 가까이서 대통령이란 자리의 영광과 고뇌, 화려함과 고독, 빛과 그늘을 보고 사진 찍었다.

 

이 ‘대비’는 다른 대통령들에게도 이어져, 2001년 신문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문재인 대통령을 촬영했고 후보 시절과 당선ㆍ현직 대통령을 빼고는 퇴임 이후의 모습까지 그 ‘피고 지는’ 모습을 기록했다.

 

처음 ‘작업의지’를 다질 때부터 전하고자 한 주제가 분명하였던 데다, ‘해학’과 ‘풍자’로 대변되는 김녕만의 사진상 특성이 그대로 반영된 이 사진들은, 대한민국 정부수립 이후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뺀 열 명의 대통령의 모습을 한 사진가가 일관된 시선으로 담아낸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어떤 사진들은, 우리가 사진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울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한다. 영원한 권력도 영원한 생명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덧없음을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대통령이 된 사람들’을 빌어서 사진이 말하고 있는 것이다.

 

김녕만 사진전 <대통령이 된 사람들>은 청와대 옆, 종로구 청운동의 사진위주 갤러리 류가헌에서 2월 8일부터 열린다.

 

전시 문의 : 02-720-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