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민속국악원(원장 왕기석)은 개원 30돌 기림 대표공연으로 경북 안동에서 전해지는 하회별신굿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극 <별난 각시>를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오는 5월 13일과 14일 이틀 동안 선보인다. 창극 특성화 기관인 국립민속국악원은 각 지역(남원, 진도, 부산)에 소재한 국립국악원 가운데 유일하게 창극단을 운영하며 1992년 개원 이래 30년 동안 다양한 창극 작품을 제작해 모두 400여 회 공연을 열었다.
풍자와 해학 가득한 하회별신굿, 창극으로 태어나다!
메마른 우리 사회에 우리 음악과 소리, 춤으로 적셔줄 <별난 각시>
<별난 각시>는 안동 하회 ‘각시탈’을 소재로 한 창극이며, 하회별신굿에서 마을을 지키는 서낭신의 전설을 새롭게 해석해 신(神)이 된 각시의 이야기를 담았다. 옛이야기 가운데 대표적인 여성 캐릭터로 춘향과 심청, 바리데기 등이 있었다면, 창극 <별난 각시>에서는 두려움에 맞서 끝까지 역병과 싸우며 의술을 펼친 주인공 진이를 통해 그동안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여성 영웅의 탄생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 후기, 주인공들의 희생으로 마을 공동체에 닥친 돌림병과 두 집안(허씨ㆍ안씨)의 갈등을 극복하는 원작의 배경에 전승 설화에는 없는 허구의 인물들을 더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특히 이번 공연에서는 돌림병이라는 배경설정으로 동시대인들과 공감대를 찾고 있다. 돌림병을 염려하며 입마개를 쓴 그들의 얼굴 위로 마스크 없이는 잠시도 외출할 수 없는 우리들의 모습이 겹쳐진다. 역병에 걸린 사람들을 돌보는 모습에선 코로나19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을 떠올리게 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팬데믹의 고단한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21세기 신화극을 대표하는 연출ㆍ극작가와 국립국악원 유일무이 ‘창극단’,
전통의 깊이와 감성적 선율이 돋보이는 제작진의 만남
창극 <별난 각시>는 서연호(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의 원작 <창극 각시탈>을 극작가이자 배우인 홍원기가 각색과 연출을 맡았으며 악귀를 물리치는 벽사(辟邪)의 의미가 담긴 탈춤은 대전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을 지낸 정은혜(충남대학교 무용학과 교수) 안무가에 의해 새롭게 해석되어 작품에 담긴다.
음악 또한 국악계를 대표하는 제작진들이 참여했다. 음악감독 김영길 명인을 필두로, 그동안 다양한 도전으로 실력을 검증받은 소리꾼 박애리의 작창과 감성 가득한 선율로 대중을 사로잡는 작곡가 김백찬의 음악이 극을 누비며 관객을 사로잡는 역할을 한다.
주요 배역으로는 진이 역 박경민, 허도령 역 김대일, 안도령 역 윤영진, 단춘이 역 이지숙, 민의원 역 정민영 등 국립민속국악원 대표 소리꾼들과 단원들이 열연을 펼친다.
홍원기 연출은 “이번 공연이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에 갇혀 한없이 메말라 버렸을 관객들의 가슴을 흠뻑 적셔줄 단비가 될 수 있는 소중한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또 왕기석 국립민속국악원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지친 여러분들의 몸과 마음이 공연을 통해 조금이나마 위로와 희망이 될 것”이라 기대하며, “국립민속국악원은 창극 전문기관으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고 국악 저변을 확대하는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립민속국악원 대표작품 창극 <별난 각시>는 오는 5월 13일(금) 저녁 7시 30분, 14일(토) 낮 3시,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선보이며 국립국악원 누리집(www.gugak.go.kr)을 통해 예매할 수 있다. S석 3만 원, A석 2만 원, B석 1만 원이다. (문의 02-580-3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