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5 (토)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상세검색
닫기

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동물의 삶을 통해 생명의 의미와 삶의 값어치를 탐구

동물사진가 박찬원 12번째 개인전 <밤과 산, 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박찬원 작가의 12번째 개인전이 8월 23일부터 ‘갤러리 류가헌’에서 열린다. 박찬원 작가는 동물 전문 사진가로 유명하다. 그동안 염전의 하루살이와 나비에서 시작하여 돼지와 말을 찍었고, 12번째 개인전의 주인공은 ‘젖소’다. 박찬원 작가의 작업 화두는 동물을 통해 생명의 의미와 삶의 값어치를 되새기고 동물과 인간과의 관계를 성찰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진 작업과 글쓰기, 수채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 젖소에 대해서 박찬원 작가는 ‘젖소는 생명의 근원’이라고 설명한다. “젖소가 인간을 길들였다. 우유를 먹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삶이 바뀌었다.”라고 말한다. 또한 “소는 도(道)다. 도(道)를 터득하는 과정은 소를 찾아 길들이는 행위다. 사진도 도(道)다. 사진 작업은 소를 찾아 헤매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사진 작업이 바로 삶이고, 작업을 통해 삶의 귀한 진리를 발견한다.

 

전시 제목 <밤과 산, 길>은 “내 안의 소우주(小宇宙), 생명의 이동, 영혼이 교감하는 밤, 산속의 울림, 우주를 움직이는 숨, 인간과 젖소의 공존, 탄생과 죽음 등 박찬원 작가의 젖소에 대한 독특한 시각과 삶에 대한 깊은 사유, 작가의 사진 철학이 함축된 말이다. 박찬원 작가는 젖소 속에 ‘풍경, 천체, 인물, 사회, 신앙, 영혼’ 등 우주가 들어 있다고 말한다. 단순히 인간에 의해 길들고 소비되는 대상으로서의 동물이 아니라, 각 동물의 모습에서 고유한 값어치와 특별한 삶을 발견하려는 작가의 깊고 따뜻한 마음의 사진임을 알 수 있다.

 

 

 

 

박찬원 작가는 한 주제에 100일 촬영 원칙을 정하고 있다. 이번 작업은 2020년 8월부터 2022년 7월까지 만 2년 동안 했다. 작가의 놀라운 몰입과 성실한 촬영은 전시 때마다 출판되는 사진 에세이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사진 작업의 시작부터 전시와 글쓰기까지, 전 과정이 삶 그 자체라 할 만큼 삶과 예술창작이 일체를 이룬다. 이번 젖소 작업과 연계해서는 『사진, 울림 떨림』(라의눈)을 발간했다. 박찬원 작가는 “촬영, 글쓰기, 전시는 각각 별개의 작품이다. 신기하고 즐겁고 흥분하고 실망하고 도전하면서 사진이 모인다. 찍고 또 찍어 사진이 고갈되면 글이 터져 나온다. 전시를 준비하면서 살아 있다는 것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박찬원 작가의 개인전 <밤과 산, 길>은 젖소의 초상사진으로 시작해 밤하늘의 은하수 같은 신비로운 실루엣과 특별히 아름다운 젖소의 모습이 전시된다. 동물들의 신호에 민감한 작가에게 ‘밤’은 동물과 교감하는 동물의 시간이고 ‘산’은 동물과의 대화가 깊게 울리며 이어지는 공간이다. 인간이 헤아릴 수 없는 동물의 세계를 캄캄한 우주, 경이로운 세계로 바라본 것이다. 그리고 ‘길’은 십우도(十牛圖)의 길(도(道))이자, 작가의 사진 여정을 빗댄 말이기도 하다. <밤과 산, 길>은 박찬원 작가의 동물에 대한 깊은 사유의 결정체이자 ‘소우주’로 작가의 삶과 사진, 사유가 빛나는 전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