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우린 하루에도 참 많은 말을 하고 살아갑니다.
남자는 대략 1만 단어 여자는 2만 단어를 소비하고 살아간다고 하니까요.
J. 에인젤은 38년 동안 미시간대학 총장을 지낸 인물입니다.
그는 누구보다도 더 자신을 조율할 줄 알았던 인물이지요.
자신이 먼저 나서 말하기보다 많은 사람의 말을 듣고 난 뒤
말하는 습관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가 은퇴할 즈음 기자로부터
"오랫동안 그 어려운 총장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비결이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팔보다 안테나를 높이는 데 있었습니다."
우린 스스로 변화하려 하지 않고 남 탓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어도 그러합니다.
관계는 시간이 만들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따뜻한 언어가 좋은 관계를 만들어주는 것이니까요.
어쩌면 침묵은 위대한 금일지도 모릅니다.
진실한 마음은 무언(無言)으로 통한다고 하니까요.
진정한 사랑은 남과 견주지 않습니다.
진정한 사랑은 어렵고 힘듦을 함께 공유하는 사람이지요.
남에게 따뜻한 말을 잘 들려주는 사람은
스스로 그 말을 듣고 싶은 사람일지 모릅니다.
따뜻한 말은 마음에서 절로 돋아난 것이 아니라
내부의 따뜻한 무언가가 연소(燃燒)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열정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끔 무덤에 묻어야 할 말을
소중한 사람의 가슴에 묻으며 사는 건 아닌지 반성해봅니다.
사형수를 눈물짓게 하는 것은 거친 비난의 말이 아니라
따뜻한 위로와 사랑의 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