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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만 해도 눈물 나는 두메산골 내 고향

김태영, <논곡리>
[겨레문화와 시마을 132]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논 곡 리

 

                              - 김태영

 

   산속 깊은 골짝에

   돌담과 초가지붕 몇 채

 

   꽃들은 지천으로 피어나고

   맑게 흐르는 도랑물에는

   파란 하늘이 담겨 있었다.

 

   순박한 얼굴

   가족 같은 마을 사람들

   이제 하나둘 떠나고 있다

 

   생각만 해도 눈물 나는

   두메산골 내 고향

 

 

 

 

2010년 5월 29일 “울산 반구대 암각화를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우리문화편지를 독자들에게 보낸 적이 있다. 울산의 국보 ‘반구대 암각화’는 육지와 바다를 생활배경으로 삼은 다양한 사람과 동물 그림 300개가량이 큰 바위 면에 한꺼번에 그려져 있는 세계적으로 찾아보기 드문 유적이다. 특히 작살을 맞거나, 새끼와 함께 있는 고래 등 50점이 넘는 많은 고래 그림은 선사시대 고래잡이 역사를 실증적으로 연구해 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기도 하다. 그런데 수천 년의 세월을 견디고 전해져 온 선조의 유물이 댐 건설에 의한 수몰로 불과 40년 만에 깎여 내리고 뒤틀리고 무너지고 있기에 그때 시민들은 ‘반구대 암각화 살리기’ 누리집을 만들고, ‘반구대암각화지식인 10,000명 서명운동’을 벌였었다.

 

현재 ‘반구대 암각화’를 포함하는 ‘반구대 계곡 일원의 암각화’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우선등재목록>으로 선정되었지만, 수몰에 대한 걱정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뿐만이 아니라 삼국시대 고분군이 발굴된 ‘안동마동고분군’도 안동댐을 만들면서 물속에 잠겨버렸다. 또 온 나라 여기저기 댐을 건설하면서 마을이 물에 잠겨 사라진 곳이 한두 곳이 아니다. 한 카페에는 “마당으로 뻘게가 드나들더니 마루 밑에서 수초가 자라고 댐이 생기고 마을이 잠기고 농심은 쩍쩍 갈라지고”란 글이 보인다.

 

여기 김태영 시인은 그의 시 <논곡리>에서 “꽃들은 지천으로 피어나고 / 맑게 흐르는 도랑물에는 / 파란 하늘이 담겨 있었다.”라고 고향을 회상한다. 그런데 그런 고향 마을에서 가족 같은 마을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고 있단다. 그러면서 “생각만 해도 눈물 나는 / 두메산골 내고향”이라고 눈물을 머금고 담담히 노래한다. 이제 김 시인이 어렸을 적 뛰놀던 고향마을은 사라지고 말 운명이다.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김영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