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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공연과 전시

새봄, 인천서 울려 퍼진 흥보가 완창

국악전용극장 <잔치마당>, 전예주 명창과 제자들의 공연 열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온 나라 곳곳에서 꽃소식이 들려오는 새봄, 3월 25일(토) 낮 3시 인천 부평에 있는 국악전용극장 <잔치마당>에서는 전예주 명창과 그 제자들의 판소리 <흥보가> 완창무대가 열렸다. 작은 극장이었지만 2시부터 몰려들기 시작한 청중으로 빈자리 없이 꽉 찼다.

 

이날 공연된 완창 판소리는 ‘송흥록-송광록-송우룡-송만갑-김정문-박초월-전예주’로 이어지는 미산제 흥보가였다. <미산제 흥보가>란 박초월 명창의 호 ‘미산’을 이름으로 붙인 판소리 가운데 하나로 박초월 명창이 새로 짠 <흥보가>를 일컫는다. <미산제>는 기교를 부리기보다는 힘있게 내지르는 동편제 흥보가를 바탕으로 계면조 위주의 창법과 부드러운 애원성이 돋보이는 서편제를 가미하여 이루어진 유파다.

 

공연은 한국전통음악학회 회장인 단국대 서한범 명예교수의 사회로 문을 열었다. 마이크를 잡은 서한범 교수는 먼저 소리꾼이 힘을 내서 소리할 수 있도록 끊임없는 추임새를 해 달라고 당부하였다. 그리고 이날 완창하는 흥보가의 특징이 무엇인지를 쉽게 설명해주었다.

 

 

공연은 김순정, 남은진, 한진희 소리꾼의 단가 ‘어화세상’으로 문을 열었다. 판소리를 부르기 전에 목을 풀기 위하여 부르는 짧은 노래인 단가는 소리꾼들의 목을 풀어주기도 하지만, 공연장의 분위기도 서서히 달아오르도록 하는 매력을 지니고 있다.

 

단가 ‘어화세상’이 끝난 다음 한진희 소리꾼의 ‘초앞 ~ 매품 파는데’, 김순정 소리꾼의 ‘흥보가 건너간다 ~ 감계룡’, 남은진 소리꾼의 ‘떳다 보아라 ~ 첫째 박타는데’가 이어진다. 혼자 흥보가 전체를 완창하는 건 아니지만 일정 부분 사설을 외우고, 아니리와 발림을 섞어가며 소리를 하는 것은 아직 소리의 완성은 아니지만 머지않아 완창을 부를 수 있다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막간을 이용해서 김순정 무용가가 <입춤>을 선보인다. 여기저기서 선이 곱다는 탄성이 터져 나온다.

 

이제 완창 공연의 마지막으로 전예주 명창의 ‘둘째 박타는데 ~ 제비 후리는데’가 펼쳐진다. 국립전통예술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박초월, 박귀희, 김수연, 송순섭 명창에게 소리를 배우고, 2001년 ‘임방울국악제’ 국악대전 대통령상을 받은 명창답게 소리와 발림 그리고 아니리가 매끄럽게 이어진다. 서울시무형문화재 제25호 고법 보유자인 송원조 명고의 북에 맞춰 하는 소리는 공연석을 가득 메운  청중들에게 큰 즐거움을 선사했다. 

 

 

특히 이날 공연에서 눈에 띄는 것은 청중의 추임새였다. 일반적인 공연과 달리 청중들은 끊임없이 “잘헌다, 아먼, 좋지” 등을 끊임없이 외쳐대며 소리꾼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해줬다. <잔치마당> 공연장이 3시간 내내 들썩거릴 정도였다.

 

"코로나도 걷히고 겨울 추위도 사라져 동창들과 모처럼 판소리 공연에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지역에 잔치마당 같은 공연장이 있어서 뿌듯했고, 지난 3여년 동안 단체가 모이는 공연 현장에 갈 수 없어서 그런지 오늘 공연이 더욱 신명나서 우리들도 추임새를 크게 해보았습니다. 속이 시원합니다."  이는 부천에서 동창들과 공연장에 왔다는 김순희(64살) 씨의 말이다. 

 

공연장인 <잔치마당>은 보기 드문 문화예술사회적기업인 전통연희단 잔치마당(대표 서광일)의 국악전용극장으로 최근 흡음재 등을 보강하여 재단장했으며 이번 판소리 완창마당이 그 첫 번째 공연이다.

 

코로나19를 물리치고 새봄을 맞아 열린 이번 전예주 명창의 흥보가 완창 공연은 인천의 봄을 더욱 활짝 열어젖히는 한판이었음은 물론 이날 공연장을 찾은 청중들에게 더없는 봄맞이 선물이 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