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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

조선 후기 관찬 지리지 《여지도서》 보물 지정

조선시대 불상, 고려시대 청동북, 고려ㆍ조선 전적 등 6건도 각각 보물 지정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최응천)은 조선 후기에 편찬된 관찬 지리지(관의 주도로 펴낸 지리지) 《여지도서(輿地圖書)》를 비롯해 「칠곡 송림사 석조삼장보살좌상((石造三藏菩薩坐像) 및 목조시왕상(木造十王像) 일괄」, 「‘천수원(薦壽院)’ 글씨 청동북」, 《예념미타도량참법(禮念彌陀道場懺法)》 권6~10 」 등 모두 7건에 대해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하였다.

 

(재)한국교회사연구소가 소장하고 있는 《여지도서(輿地圖書)》는 조선 영조 때 각 군현에서 작성한 자료를 각 도의 감영을 통해 모아 완성한 지리지로, 각 군현에서 작성하다 보니 기록 내용이 통일되지 않고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자료를 작성한 시기는 대체로 1760년대 무렵으로 추정되며, 각 《읍지》의 호구(戶口ㆍ전결(田結) 등의 내용으로 볼 때 1759년(조선 영조 35)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이전 지리지와 달리 《여지도서》는 각 군현의 《읍지》 앞에 지도를 붙였다. 지도는 채색 필사본으로 1면 혹은 2면에 걸쳐 그려져 있는데, 경기도와 전라도를 뺀 6개 도의 도별지도와 영ㆍ진지도 12매, 군현지도 296매가 포함되어 있다. 지도가 그려진 형식, 구성 방법, 채색은 군현마다 다르지만, 거리와 방위 등이 비교적 정확하다. 군명(郡名)ㆍ산천(山川)ㆍ성씨(姓氏)ㆍ풍속(風俗)ㆍ창고(倉庫) 등 38개 항목에 따른 내용이 담겨 있는데, 항목이 《동국여지승람》 등 이전 지리지보다 확대되었다. 특히 호구(戶口)ㆍ도로(道路) 등 사회경제적 내용의 항목이 추가된 것이 특징이다.

 

조선 후기 사회경제사와 역사지리 연구에 필수적인 자료로서도 학술적 값어치를 지니고, 현존 유일본으로 편찬 당시 55책의 상태가 비교적 온전히 유지되고 있어 희소성과 완전성도 갖추고 있다.

 

「칠곡 송림사(松林寺) 석조삼장보살좌상(石造三藏菩薩坐像) 및 목조시왕상(木造十王像) 일괄」은 승일(勝一), 성조(性照) 등의 조각승들이 1665년(조선 현종 6) 완성해 송림사 명부전에 봉안한 것이다. 삼장보살은 천상(천장보살), 지상(지지보살), 지옥(지장보살)의 세계를 아우르는 개념으로, 조선시대 절에서 봉행한 천도재의 하나인 수륙재에서 공양을 드린 시방세계 성중(보살)들 가운데 일부를 형상화한 것이다. 삼장보살은 불화 작품으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데, 송림사 삼장보살상은 조각 작품으로는 국내 유일한 사례로 미술사적으로 의의가 있다.

 

 

천장보살상에서 발견된 중수발원문 등을 통해 처음 조성된 시기와 제작 장인, 조성 이후 1753년경 한차례 중수된 사실이 확인되었다. 또한, 일부 조각이 없어져 근래에 새롭게 조성되었으나, 제작 당시의 모습에서 큰 손상이나 변형, 결손 등이 없이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료적 값어치가 크다.

 

온양민속박물관 소장 「‘천수원(薦壽院)’ 글씨 청동북」은 1162년(고려 의종 16)에 제작된 것으로, 표면을 굵고 가는 선을 통해 3구역으로 구획하고 각 구역을 무늬로 장식하였다. 가운데 구역에는 꽃술들을 삼각 형태로 쌓아 삼각형과 역삼각형 형태로 교대로 반복시켰는데, 이러한 표현은 고려시대 청동북에서 처음 보이는 사례로 문양사적 의미가 크다.

 

 

 

또한, 몸체 측면에 제작 시기, 무게, 절 이름, 주관 승려가 적힌 글씨가 있어 12세기 중엽의 중요한 편년 자료로 평가된다. 고려시대에 제작된 청동북의 대다수가 출토지를 명확히 알 수 없는 상태인 것에 반해 이 청동북은 출토지가 분명하므로 역사적 값어치가 크다.

 

《협주석가여래성도기(夾註釋迦如來成道記)》는 중국 당나라 때 왕발(王勃)이 지은 《석가여래성도기》에 송나라 혜오대사(慧悟大師) 도성(道誠)이 본문의 뜻을 알기 쉽게 풀이한 ‘주해’를 붙인 주해서이다. 석가모니의 탄생ㆍ성장부터 깨달음과 열반에 이르는 일대기를 담고 있다. 1253년(고려 고종 40) 분사대장도감에서 새긴 목판을 후일 인쇄한 것임을 알 수 있는 간행정보가 담겨 있고, 13세기 중엽 분사대장도감의 운영과 역할 변화 등을 추가로 확인할 수 있는 자료로 역사ㆍ문화적 값어치도 있다.

* 분사대장도감: 팔만대장경의 조성 사업 분담을 위해 1236년경 설치한 임시 기구

 

 

《금강반야경소론찬요조현록(金剛般若經疏論纂要助顯錄)》은 구마라집(鳩摩羅什)의 《금강반야바라밀경(金剛般若波羅蜜經)》 한역본에 남송의 승려 혜정(慧定)이 본문의 뜻을 알기 쉽게 풀이한 것이다. 《금강반야바라밀경》은 ‘금강반야경’, ‘금강경’으로 약칭되기도 하며 우리나라에서 널리 신봉되는 대표 불경이다.

 

 

책 끝부분의 「발문」과 「간행기록」을 통해 1373년(고려 공민왕 22) 은봉 혜녕(隐峯慧寧)의 주도하에 비구 정서(定西)의 발원, 공덕주 배길만(裴吉萬) 등의 시주, 심정(心正) 등의 판각으로 조성된 사실을 알 수 있다. 기존에 보물로 지정된 판본보다 앞선 시기에 조성된 판본일 뿐 아니라 현재까지 국내에서 확인된 유일본으로 자료적 희소성과 값어치도 뛰어나다.

 

《예념미타도량참법(禮念彌陀道場懺法)》 권6~10은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참회하고 염불할 때 행하는 13편의 의례 절차가 수록된 10권본의 불교 의식집으로, ‘정토문(淨土文)’이라 불리기도 한다. 1474년(조선 성종 5) 간경도감판본으로 기존에 보물로 지정된 해인사판본보다 앞선 시기에 조성된 판본이다.

* 간경도감: 조선 전기 불경 번역 및 간행을 위해 1461년(세조 7) 설치한 임시 기구

 

 

 

‘선광사 소장본’은 끝부분에 초주갑인자(初鑄甲寅字)로 인출된 등곡 학조(燈谷學祖)의 「발문(跋文)」이 수록되어 있으며, ‘총명사 소장본’은 김수온(金守溫)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는데 이를 통해 1474년 성종 비 공혜왕후가 승하하자 그녀의 명복을 빌기 위해 시할머니인 세조 비 정희왕후의 발원으로 간경도감에서 목판을 조성하였음을 알 수 있다.

* 초주갑인자: 갑인자는 1434년(세종 16) 주자소에서 만든 금속활자로 나중에 다시 주조된 것과 구별하기 위해 처음 제작된 활자를 초주갑인자라고 함

 

조선 성종 때 역사와 인쇄문화 등을 엿볼 수 있는 자료로 왕실 발원판인 동시에 불교학 연구에서도 중요한 학술적 값어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