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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게 깨우친 것들

[정운복의 아침시평 205]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겨울 산행은 멋진 상고대를 보여주기도 하지만 바람이 많이 불고 추워 어렵기도 합니다.

추위가 심할 때는 슬기말틀(스마트폰)을 꺼내어 시간을 보기도 귀찮을 때가 있습니다.

스마트워치나 손목시계를 차고 있는 사람이 가끔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문제는 3천만 원짜리 명품 시계나 시중에 단돈 만 원하는 시계나

시간을 알려주는 것은 똑같다는 사실입니다.

 

60평이 넘는 으리으리한 집에서 잠을 자거나 15평 원룸에서 잠을 자거나

우리가 필요한 것은 반 평 남짓한 침대인 것은 똑같은 사실이고요.

넓은 집이 건강한 꿀잠을 제공하는 것도 아닙니다.

 

수천만 원하는 명품 모피코트를 입으나 몇십만 원하는 오리털 파카를 입으나

체온을 적절하게 유지하며 비바람을 막아주는 것은 같습니다.

 

가끔 술을 마시지만, 가장 좋아하는 주류는 소주입니다.

얼마 전에 지인이 중국에서 가져왔다는 500만 원짜리 술을 먹어 보기도 했지만

5천 원하는 소주와 취하는 것은 같았습니다.

 

 

퇴직 무렵에 차를 바꾸었습니다.

인생의 마지막 차라고 생각하고 무리해서 좋은 차로 바꾸긴 했는데

대형 고급 차나 소형차나 목적지에 데려다주는 것은 같았습니다.

그러니 우린 행복이 물질적인 것에서 비롯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아이들에게 부자가 되라고 가르치지 말고

행복한 사람이 되라고 가르쳐야 합니다.

그럴 때 사물을 값으로 보지 않고 값어치로 보게 될 것입니다.

 

어느 날 까마귀는 독수리가 어린양을 발로 채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까마귀는 그런 독수리가 부러웠지요.

그리하여 까마귀는 양을 잡을 생각을 합니다.

큰 양을 힘껏 잡아당겼지만, 양은 꼼짝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황한 까마귀는 복슬복슬한 털 속에 발을 깊이 찔러 넣었지요.

이것을 본 양치기가 소리치며 까마귀에게 달려왔습니다.

놀란 까마귀는 도망가려고 발버둥 쳤지만,

양털 속에 깊이 박힌 발톱은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분수를 잘 지켜 살 필요가 있습니다.

분수를 모르면 푼수가 되기 때문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