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얼마 전 연휴에 재수할 때 인연을 맺은 친구들과 환갑을 기념하기 위해 태국의 파타야를 다녀왔습니다. 여행 첫날 시차 적응을 할 겸 여독을 풀기 위해 파타야 해변을 1시간 30분 정도를 걸으면서 몸 상태를 점검해 보았죠. 당시 파타야 낮 기온은 대략 30℃로 걷기 시작하니 바로 땀이 비 오듯 흘렀습니다. (가운데 줄임) 계속 걷다 보니 대략 1시간쯤 지나자 더 이상 땀이 나지 않고 더위가 느껴지지 않으면서 몸이 상쾌해졌습니다.”
위는 《유용우 한의사의 맨발걷기 처방전》 책 앞부분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런 ‘처방전’ 류의 책들은 그저 논리에 치우친다는 느낌을 받기가 일쑤인데 이 책은 직접 유용우 한의사가 환자를 치료하고 자기 건강을 위한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위처럼 실제 몸으로 체득한 내용을 풀어 놓았다는 데 매력이 있다. 유용우 한의원을 방문해 보면 원장실에 맨발걷기를 해볼 수 있는 도구들을 준비해 놓고 수시로 걷는 모습을 목격할 수도 있다.
책에서 유용우 한의사는 “맨발걷기는 마라톤의 ‘러너스하이(runners’ high)‘ 같은 일체감을 가장 쉽고 자주 느낄 수 있는 운동법입니다. 몸과 마음이 완전히 하나가 되고, 모든 세포 활동이 유기적으로 동조되는 느낌, 몸의 가장 충실한 상태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충실함이 이어지면 몸이 본래 가지고 있는 구조를 완성하고 바른 기능을 행할 수 있죠. 그래서 맨발걷기는 건강증진을 위한 여러 운동 중에 가장 쉬운 방법이면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맨발걷기가 왜 당위성이 있는지를 유용우 한의사는 . “인간의 역사를 돌아보면 맨발과 맨몸으로 땅과 접하고 대자연에 적응하며 산 세월이 압도적으로 깁니다. 옷과 신발을 갖추고 도로를 포장해 맨땅과 차단되어 산 시기는 그에 비하면 아주 짧죠. 그래서 땅과 하나 되어 생활하며 자연에 적응하고 진화해 현대에 이른 우리 인간의 심층 의식과 유전자는 원시인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라고 말한다.
또 책에서는 "땅과 단전이 자석의 N극과 S극처럼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이 걷기라는 행위를 통해 자연스럽게 땅의 기운이 단전으로 흐르게 하는데, 단전에 의식을 집중하면 단전이 당기는 힘이 강해지며 땅의 기운이 방향성을 얻어 더더욱 왕성하게 전신을 흐르며 단전에 도달하게 됩니다. 단전은 우리 몸의 건전지 역할을 하는 에너지 저장고이자 증폭장치로 지기를 이끄는 힘이 있으며, 걷는 행위 자체로도 지기가 단전으로 쉽게 흐르게 하지만 의식을 단전에 집중하면 땅기운에 방향성을 제공할 수 있는 것입니다."라고 말한다.
내용은 ’노년층과 중장년층의 맨발걷기 효과‘, ’인간은 소우주다 - 한의학과 맨발걷기‘, ’한의학과 맨발걷기의 지향점, 수승화강‘, ’어싱(Earthing)과 땅기운‘, ’맨발걷기의 자세와 방법‘, ’맨발걷기 보조 도구‘ 등으로 풀어 나간다. ’맨발걷기‘가 생소한 사람을 위해서 쉬우면서도 한의학적 관점에서 풀어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을 읽다 보면 한의학 기초 지식이 나도 모르게 쌓이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유용우 한의사가 ’맨발걷기‘로 추천하는 곳은 바닷가 백사장이다. 그 까닭을 그는 “모래를 밟을 때 완만하면서 고르게 이루어지는 발바닥의 접촉으로 균형 잡힌 경락 자극을 받을 수 있습니다. 또 모래가 완충 역할을 하기에 관절이 약한 분, 발바닥이 예민한 분, 족저근막염과 평발 등의 증상이 있는 분들에게 효과적입니다. (가운데 줄임) 백사장을 오래 걸으면 저절로 운동 부하가 걸려서 관절에 부담이 없으면서도 빨리 걷는 효과를 내며, 혈액순환을 촉발하는 거죠.”라고 말한다.
하지만, 백사장을 늘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가진 사람들은 별로 없다. 따라서 가까운 등산로 또는 지압길이나 둘레길을 권한다. 요즘은 도심의 작은 공원들에도 맨발걷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 많다. 그곳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좋다. 또 요즘은 실내에서 맨발걷기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도구들을 인터넷 장터에서 쉽게 찾아볼 수가 있다. 실내용 자갈밭이나 실내용 소금밭을 만들 수가 있고, 옥매트 같은 것도 팔고 있어 쉽게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할 수 있다.
필자는 지금 사무실에 소금밭 걷기를 할 수 있도록 해놓고 있다. 푸성귀를 담는 용도로 쓰이는 플라스틱 상자에 히말라야 분홍소금을 담고 날마다 맨발로 40~60분을 걷고 있다. 물론 이것도 유용우 한의사의 권고로 시작했는데 아직 완벽한 체득을 하진 못했다. 하지만 언젠가는 이 책에서 말하는 건강에 다다를 수 있다는 확신으로 하고 있다.
다만, 이 책의 단점을 굳이 적시해 본다면 쉽게 다가간다고 했지만, 여전히 한의사의 관점으로 쓰여 있어서 일부는 이해가 어려운 지점이 있음이다.
요즘은 건강이 화두가 되어 건강식품을 먹는다든지, 요가나 헬스클럽에 나가는 사람이 많은데 이는 경제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 문제다. 단돈 17,000원으로 나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니, 당장 실천하는 길이 상수다. 걷되, 걷기가 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 꾸준한 걷기는 우리 몸을 어떻게 변화시켜 주는 지 등에 대한 전문가의 의학적 지식을 참고하면서 ’맨발걷기‘에 도전해보자.
《유용우 한의사의 맨발걷기 처방전》, 유용우, 파라사이언스, 17,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