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단군 이래로 지금의 사회처럼 정보가 넘치고 빠른 시절을 살아온 세대가 없습니다.
그런데 엊그제 일어난 실상을 우린 잘 파악하고 있을까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절대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우린 스스로 현재 이 순간, 바로 여기에 살면서도 이 세상의 진상을 알지 못합니다. 현실은 복잡하고 인간사의 진실은 켜켜이 깔린 무지와 은폐의 장막에 가려져 있습니다. 어제 일어난 일의 진실을 밝히려 해도 수개월이나 수년이 걸리고, 때론 수십 년이 지나도 실상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가 수두룩합니다.
죽어 묻힌 사람도 아니고 치매나 기억상실로 인지기능이 현저히 떨어진 사람도 아니고 권력의 중심부에서 떵떵거리며 위세를 떨치고 있는 현존 인간임에도 우린 그 진실을 파헤칠 수 없습니다. 마치 문이 수없이 많이 존재하는 철옹성 같아서 한 개의 문을 열면 또 다른 문이 막아서고 있지요. 진실은 하나이고 명확한데도 불구하고 관료들은 눈치 속에서 진실의 눈을 감아버립니다.
참 재미있는 세상입니다.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세상에서 어떤 사고가 일어나면
거의 관련된 영상이 존재합니다.
심지어 전쟁까지도 실시간으로 중계되는 세상이니까요.
그런데도 엄연히 기록으로 존재하고 증거가 차고 넘쳐도
보통 사람들은 그 근처에도 접근할 수 없습니다.
성어에 ‘곡학아세(曲學阿世)’란 말이 있습니다.
학문을 왜곡하여 세상에 아부하는 것을 의미하지요.
검사나 판사는 엄연히 삼권분립이라는 제도로 독립성이 부여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높은 학력과 학식은 권력 앞에서 한없이 초라한 모습을 보입니다.
때론 진실이 가장 큰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손바닥으로 가리기에는 하늘이 너무 크고 넓으니까요.
법 앞에 평등이라는 말이
교과서 한 귀퉁이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는 사회는 옳지 않습니다.
거짓을 유지하기 위한 또 다른 거짓의 이어달리기는 세상을 슬프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