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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聖人)은 남의 말을 잘 듣는 사람

[정운복의 아침시평 249]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인류의 역사상 사대 성인을 이야기하면 예수ㆍ석가ㆍ공자ㆍ소크라테스를 꼽습니다.

모두 인류의 사상에 큰 획을 그은 위대한 사람들이지요.

성(聖)은 성스러울 성자입니다.

그 글자를 파자하면 ‘耳 + 口 + 王’이 나오지요.

 

 

순서가 중요합니다. 귀가 먼저 나오고 입이 나중에 나옵니다.

곧 남의 이야기를 충분히 경청하고 난 이후에 말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다시 말하면 성인은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성(聖)은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경지를 말합니다.

음악의 으뜸 경지를 악성(樂聖)이라 하고

시인의 으뜸 경지에 오른 사람을 시성(詩聖)이라고 하며

바둑의 으뜸 경지에 오른 사람을 기성(棋聖)이라고 합니다.

 

또한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을 주성(酒聖)이라고 하는데

이는 술과 함께 유유자적하며 성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술을 많이 먹어보기도 했지만

어지럽고 실수를 연발할 뿐, 성인의 경지에는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으니

주성(酒聖)이란 말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저는 대학원에서 상담을 전공하였습니다.

그 많은 시간에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는 경청(傾聽)이었지요.

경청 하나만 잘해도 훌륭한 상담가가 될 수 있다는 말씀이 오래도록 남았습니다.

 

남의 이야기를 잘 듣고 깊이 이해하려면 많은 지혜와 체험과 사색이 필요합니다.

곧 들을 줄 아는 귀를 갖고 있어야 들린다는 것이지요.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이 주변에 친구가 많은 까닭입니다.

 

하여튼 입을 열기 전에 귀를 열어야 합니다.

한 시간 회의에 혼자 59분을 말하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귀가 둘이요 입이 하나인 까닭은 많이 듣고 적게 말하라는 신의 섭리일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