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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을 지킬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의 미성숙한 단계에서 출산은 사회화 과정이 필수
[정운복의 아침시평 288]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어렸을 때 암소의 출산을 본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추운 겨울 소가 출산의 기미를 보이면 밤새 외양간을 지키곤 했습니다.

송아지가 얼어 죽으면 안 되니까요.

 

갓 태어난 송아지는 비칠비칠 넘어질 듯 넘어질 듯 위태로운 걸음을 보이다가

20분 정도 지나면 중심을 잡고 잘 걸었습니다.

물론 야생에서 어린 개체는 천적의 사냥감이 되므로

생존을 위한 전략이라고 보는 것이 옳겠지만

어찌 되었든 송아지는 거의 완전한 상태에서 이 세상에 태어납니다.

 

그런데 인간은 그렇지 못합니다.

인간의 태아는 모체에서 세상으로 나올 모든 발달적 준비를 마치고 나서

태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갓 태어난 인간은 머리조차 제대로 가누지 못하니까요.

 

인간이 미성숙한 단계로 태어나는 것을 직립보행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두 발로 직립보행을 하므로 골반이 좁아졌고,

이는 태아의 머리가 커지는 것을 제한하여 조산을 유발하게 되었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태아의 눈동자는 미처 완성되기도 전에 출산을 겪습니다.

이에 따라 신생아기에는 부모님의 얼굴조차 제대로 인식하기 어렵지요.

그러니 모빌을 달아 초점 발달에 도움을 주는 과정이 필요한 것입니다.

 

인간의 최대 능력을 발휘하는 단계까지 성장하기 위해서는 출산은 둘째치고

20살까지는 기다려야 합니다.

사춘기에 충동적인 경향이 강한 것도 뇌의 전전두피질이 발달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인간의 출산은 9달쯤 되면 다 준비가 되어서라기보다는

자칫 그 이상으로 기다리다가는 머리가 너무 커져서

출산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늦기 전에 부랴부랴 짐 챙겨서 세상에 나오는 것이지요.

인간은 다른 동물들에 견주면 그 신생아기에 양적 및 질적으로

압도적으로 많은 부모의 관심과 지원과 양육이 있어야 하는

매우 독특한 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간의 미성숙한 단계에서 출산은 사회화의 과정을 필수적으로 요구합니다.

부모와의 애착 관계 속에서 사회를 배워야 하니까요.

어린 시절 부모와의 애착 관계에 실패하여 사회적 문제아로 성장하는 예도 많습니다.

 

퇴임을 하니 과거의 생각이 많이 납니다.

학교에서 종종 문제아라고 불리는 아이들을 만나게 됩니다.

문제는 그들 뒤에는 거의 100%에 가깝게 문제 부모가 있었다는 것이지요.

 

가정 실종의 시대라고 합니다.

단군 이래 이혼율이 최대라고 하고 1인 가구의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합니다.

따뜻한 가정을 지키고 아이들을 보듬어 키우는 것이야말로

사회 구성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인데

그 근간이 무너지는 것 같아 안타까움이 많습니다.

 

따뜻함을 지킬 수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