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두물머리에 춤패가 뜬다 곱게 차려입은 북한강 삼 도의 이름으로 먼 길 달려온 남한강 손님맞이에 들뜬 두물머리 이는 장지원의 시 ‘참 좋은 날의 두물머리’ 일부다. 두물머리는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 춤패가 뜨고 손님맞이에 들뜬다. 어제 10월 27이 낮 12시 두물머리 나루터에서는 제20회 <황포돛배야 두물머리 강변에 살자> 잔치가 열렸다. 바로 장지원 시인이 노래한 소리꾼, 춤꾼들이 뜨고 손님맞이에 들뜬 시간이 열린 것이다. 이 잔치는 벌써 20번째가 되며, 2024년 지방보조금 지원사업으로 양평군ㆍ양서면ㆍ양평문화재단ㆍ양평문화원ㆍ(사)한국국악협회ㆍ은주정가든의 후원으로 (사)배뱅이굿보존회 경기도지회(대표 전옥회) 주최로 열린 것이다. 잔치는 두물머리 나루터 들머리부터 시작하여 공연사장까지 두물머리풍물단과 팔도강산국악예술단취타대가 길을 트고 출연자들이 함께하는 지신밟기로 시작되었다. 이날 잔치를 시작하면서 전진선 양평군수는 지주연 부군수가 대신 읽은 축사에서 “오랫동안 이곳 두물머리에서 고유의 전통문화 예술을 전승하기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으시는 배뱅이굿보존회 경기도지회 전옥희 회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오는 11월 3일부터 8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2024 세계양금축제 in 서울'은 전통 악기인 양금(Yanggeum)을 중심으로 한 국제 음악 잔치로, 세계 각 나라의 연주자들이 모여 전통과 현대의 선율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축제는 강북구와 강북문화재단이 협력하여 함께 여는 행사로, 지역 문화 발전과 국제 교류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양금의 역사와 세계적 확산 양금은 원래 중동과 중앙아시아 지역에서 기원한 현악기로, 여러 나라를 거치며 그 형태와 연주 방식이 다채롭게 변형되었다. 특히 유럽에서는 헝가리의 '침발롬'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졌고, 각국의 민속음악과 결합하며 독특한 음악적 색채를 더해왔다. 한국의 양금은 조선시대에 도입되어 국악의 중요한 한 축을 담당해 왔으며, 전통적인 12현 양금에서 발전하여 현재는 더 다양한 음역을 소화할 수 있는 개량형 악기로도 사용되고 있다. 현대에 이르러 양금은 동서양을 잇는 다리 역할을 하며 전통과 현대의 음악을 아우르는 악기로 자리 잡았다. 세계양금협회(Cimbalom World Assoc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국립중앙박물관 경내에는 약 13.5m나 되는 웅장한 규모의 국보 <경천사 십층석탑>이 있습니다. 이 십층석탑에는 전체에 부처, 보살, 사천왕, 나한, 그리고 불교 설화적인 내용이 층층이 조각되어 있지요. 이는 모든 불교의 존귀한 형상을 모은 일종의 불교적 만신전(萬神殿)으로 고려시대 사람들이 생각한 3차원적인 불국토의 세계를 보여준다는 평가입니다. 경천사 석탑은 1348년(충목왕 4) 세웠는데 원래는 경기도 개풍군 광덕면 부소산에 있었습니다. 《고려사》 기록에 따르면 경천사는 고려 왕실의 기일에 종종 추모제를 지냈던 곳으로 왕실의 왕래가 잦았던 절입니다. 그런데 이 경천사 석탑은 우리 문화유산의 수난사를 대표하는 종요로운 유물입니다. 1907년 순종의 가례에 일본 특사로 온 궁내대신 다나카 미스야키가 당시 주민들이 저지했지만, 헌병들의 총칼로 위협하여 일본으로 빼내 갔습니다. 석탑 반출은 <대한매일신보>에 10여 차례 이상의 기사와 논설이 게재되어 석탑 반출의 불법성을 알렸습니다. 특히 <대한매일신보>와 <코리아 데일리 뉴스(Korea Daily News)>의 발행인인 영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서울돈화문국악당은 오는 11월 다양한 기획ㆍ공동공연을 선보인다. 정가부터 판소리 완창, 남도소리 등 풍성한 무대를 통해 관객들에게 국악의 깊이와 온전한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밖에도 11.2(토)부터 11.10(일)까지 오늘날의 서울소리를 조명할 수 있는 <서울소리:잡가(雜歌)>와 11.15(금) 영어 해설로 진행되는 무용 공연 <진찬(Jinchan)>까지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다. 11월 12일 서울돈화문국악당과 김윤서의 공동기획 <받은 노래 전한 노래Ⅱ>가 무대에 오른다. <받은 노래 전한 노래Ⅱ>는 가객 김윤서가 고 김월하에게 노래를 배우고 그 노래를 널리 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은 공연이다. 입장권은 전석 20,000원으로, 김월하의 수양손녀이자 마지막 이수자로 활동하는 김윤서가 독특한 성음과 시김새가 깃든 김월하의 정가를 선보일 예정이다. 11월 24일 <유태평양의 미산제 수궁가 완창>에서는 국립창극단 창악부 부수석 유태평양이 판소리 수궁가 완창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유태평양이 선보일 미산제 수궁가는 미산 박초월 명창이 발전시킨 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추강(秋江)이 적막어룡냉(寂寞魚龍冷)허니 인재서풍중선루(人在西風仲宣樓)를 매화만국청모적(梅花萬國聽募笛)이요 도죽잔년수백구(桃竹殘年隨白鷗)를 오만낙조의함한(烏蠻落照倚檻恨)은 직북병진하일휴(直北兵塵何日休)오 어제 10월 23일 저녁 7시,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애서 유지숙의 소리인생 60 <기원ㆍ덕담> 공연의 문이 열리자, 최경만 명인의 피리 반주에 맞춘 서도시창(西道詩唱) ‘관산융마(關山戎馬)’가 유지숙 명창의 목소리로 유장하게 흘렀다. 부부가 무대에 올라 담담하게 서도소리의 문을 연 것이다. 이 공연은 국가무형유산 서도소리 전승교육사며, 국립국악원 민속악단 예술감독인 유지숙 명창의 소리인생 60년을 되돌아보고 새로운 소리인생을 다짐하는 자리였다. 유지숙 명창은 공연을 열며, “새로운 서도소리를 발견할 때면 눈이 번쩍 떠져, 밤을 새우곤 합니다. 이렇게 오로지 서도소리만을 생각하고, 서도소리밖에 모르고 살아온 제 곁에는 언제나 힘이 되어주시고 격려해 주셨던 분들이 계셨습니다.”라면서 단국대 서한범 명예교수, 국가무형유산 경기소리 보유자 이춘희 명창과 든든한 제자들에게 깊은 고마움을 표했다. 공연에는 특히 문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한밤중에 된서리가 팔방에 두루 내리니, 숙연히 천지가 한번 깨끗해지네. 바라보는 가운데 점점 산 모양이 파리해 보이고, 구름 끝에 처음 놀란 기러기가 나란히 가로질러 가네. 시냇가의 쇠잔한 버들은 잎에 병이 들어 시드는데, 울타리 아래에 이슬이 내려 찬 꽃부리가 빛나네. 도리어 근심이 되는 것은 노포(老圃, 농사일에 경험이 많은 농부)가 가을이 다 가면, 때로 서풍을 향해 깨진 술잔을 씻는 것이라네.” 윗글은 권문해(權文海)의 《초간선생문집(草澗先生文集)》에 나오는 상강 무렵을 아름답게 표현한 내용입니다. 오늘은 24절기의 열여덟째 절기 ‘상강(霜降)으로 말처럼 서리가 내리는 때인데 벌써 하루해의 길이는 노루꼬리처럼 뭉텅 짧아졌습니다. 9월 하순까지도 언제 더위가 가시냐고 아우성쳤지만, 어느덧 된서리 한방에 푸르던 잎들이 노랗고 붉은 물감으로 범벅을 만든 듯 겨울을 재촉합니다. 이때는 추수도 마무리되고 겨울 채비에 들어가야 하지요. 갑자기 날씨가 싸늘해진 날 한 스님이 운문(雲門·864~949) 선사에게 “나뭇잎이 시들어 바람에 떨어지면 어떻게 되느냐”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운문 선사는 “체로금풍(體露金風)이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자수(刺繡)’란 옷감ㆍ헝겊ㆍ가죽 같은 바탕에 여러 가지 색실로 무늬를 수놓아 장식하는 공예미술입니다. 남북국시대(통일신라)에는 옷은 물론 가마나 말안장, 일상용품까지 자수로 꾸몄는데 조선시대수는 실물 중심으로 병풍, 옷, 생활, 불교 자수들이 있었지요. 우리나라 전통자수에 표현된 것은 주로 현세의 복을 비손하고 있는 것으로 자수의 기법으로는 자릿수, 자련수, 이음수, 징검수, 매듭수 따위가 있습니다. 이 가운데 자릿수는 우리나라의 전통자수에서만 보이는 독창적인 기법으로. 돗자리의 표면처럼 촘촘하게 엮은 모양으로 수놓는 것입니다. 또 자련수는 땀새가 장단으로 교차하게 수놓는 기법으로 색조의 변화와 옮김에 따라 무늬를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데 편리한 기법으로, 꽃송이나 나뭇잎의 묘사에 잘 응용되었지요. 그리고 매듭수는 각종 꽃의 술이나 석류 등 작은 씨앗을 표현할 때 비교적 굵은 실을 사용하여 매듭진 실밥을 짧게 하여 수면에 밀착되도록 했습니다. 지난 10월 20일 KBS ‘진품명품’ 프로그램에 나온 가로길이 약 4미터나 되는 ‘자수화조도10폭병풍’은 등장만으로도 녹화장을 압도했습니다. 비단에 색색의 실로 수놓은 꽃과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순백색의 바탕흙 위에 투명한 유약을 씌워서 구운 자기를 ‘백자(白磁)’라고 합니다. 이 백자는 고려시대에도 빚기는 했지만, 성리학이 중심이 된 현실적ㆍ합리적ㆍ실용적인 사고방식의 조선 선비들 생각과 잘 맞아떨어지기에 조선기대에서 성행했고,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도자기로 꼽힙니다. 그리고 백자는 도자기 겉면에 어떤 물감을 써서 무늬를 그렸나에 따라 순백자(純白瓷), 청화백자(靑花白瓷), 철화백자(鐵繪白瓷), 진사백자(辰砂白瓷)로 나뉩니다. 먼저 순백자는 백자 도자기 표면에 아무런 무늬가 그려지지 않은 그야말로 백자입니다. 순도 높은 순백의 바탕흙과 불순물이 섞이지 않은 잿물을 발라 높은 온도에서 구운 백자로 그 대표적인 유물은 국립중앙박물관의 보물 ‘달항아리’일 것입니다. 그리고 청화백자는 도자기에 무늬를 그릴 때 푸른빛의 코발트 물감을 써서 그림을 그린 백자를 말합니다. 대표적인 청화백자로는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보물 ‘백자 청화칠보난초문병’을 들 수 있습니다. 또 철화백자는 흑갈색이 되는 산화철로 무늬를 그린 것을 말하지요. 철화백자는 이른 시기부터 빚었는데 귀한 청화백자에 견주어 일반 백성이 즐겨 썼습니다. 대표적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조용한 날들 2 - 한강 비가 들이치기 전에 베란다 창을 닫으러 갔다 (건드리지 말아요) 움직이려고 몸을 껍데기에서 꺼내며 달팽이가 말했다 반투명하고 끈끈한 얼룩을 남기며 조금 나아갔다 조금 나아가려고 물컹한 몸을 껍데기에서 조금 나아가려고 꺼내 예리한 알루미늄 세시 사이를 찌르지 말아요 짓이기지 말아요 1초 안에 으스러뜨리지 말아요 (하지만 상관없어, 내가 찌르든 부숴뜨리든) 그렇게 조금 더 나아갔다 24절기 가운데 동지, 이날 우리 겨레의 가장 흔한 풍속으로는 팥죽을 쑤어 먹는 일이다. 팥죽에는 찹쌀로 새알 모양의 단자(團子) 곧 ‘새알심’을 만들어 죽에 넣어서 끓여 만드는데, 식구의 나이 수대로 넣어 끓이는 풍습도 있다. 원래 팥죽은 붉은색으로 귀신을 쫓는다는 뜻이 들어있다. 동짓날 팥죽을 쑨 유래는 중국 형초(荊楚, 지금의 후베이ㆍ후난 지방)의 세시풍속을 기록한 《형초세시기(荊楚歲時記)》에 나온다. ‘공공씨’의 망나니 아들이 동짓날 죽어서 전염병귀신이 되었는데 그 아들이 평상시에 팥을 두려워하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전염병귀신을 쫓으려 동짓날 팥죽을 쑤어 악귀를 쫓았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 겨레는 단순히 귀신만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인조실록》 21권, 인조 7년(1629년) 10월 17일 기록에는 “황해 감사 이경용(李景容)이 《격몽요결(擊蒙要訣)》 수백 권을 인쇄하여 올렸는데, 임금이 나라 안팎에 퍼뜨리라고 명하였다. 《격몽요결》은 이이(李珥)가 쓴 것이다.”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이 책은 책머리에 “뜻을 세우고 몸을 삼가며, 부모를 봉양하고 남을 접대하는 방법을 가르치기 위해서 이 책을 지었다.”라고 밝히고 있지요. 이 책은 율곡(1536∼1584)이 42살 때인 선조 10년(1577), 관직을 떠나 해주에 있을 때 처음 글을 배우는 아동의 입문교재로 쓰기 위해 펴낸 것입니다. 특히 《격몽요결》은 박세무(朴世茂)가 쓴 《동몽선습(童蒙先習)》과 함께 초학자의 입문서로 많이 읽혀 왔습니다. 중국에서 나온 책인 《소학(小學)》과 달리 조선의 시각으로 조선의 정서와 학풍에 맞게 쓴 것이 큰 특징입니다. 이 《격몽요결》 가운데 목판본이나 활자본이 아닌 유일한 친필본 《이이 수고본 ‘격몽요결’ (李珥 手稿本 擊蒙要訣)》이 강릉 오죽헌에 가면 있습니다. 율곡은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정치가로, 23살 때 별시에서 장원을 한 뒤 벼슬길에 올랐고, 호조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