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미립 [뜻] 겪음(경험)에서 얻은 묘한 이치=요령 [보기월] 토박이말 맛보기도 이만큼 했으면 미립이 날만도 한데 여전히 쉽지 않습니다. 이제 한낮에 집안에 있어도 문을 열어 두면 선선할 만큼 가을이 함께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모임이 있어 한밭(대전)에 다녀왔습니다. 다들 바쁜 일들을 뒤로 하고 모여서 가야 할 길에 대해 저마다의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가야 할 길이 멀기도 하고 쉬운 길은 아니지만 손잡고 간다면 서로 힘이 될 수 있을 거란 믿음이 났습니다. 어느 분이 한 말씀처럼 하고 있는 일에 더해서 하는 일이라 하던 일을 쪼개고 줄여서 안 하던 새로운 일을 끼워 넣어야 하는 작은 일이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아니 내가 하지 않으면 할 사람이 없는 일이기에 더 값지게 여기며 할 일입니다. 이제 걸음마를 하는 아이와 같은 마음이지만 덜 헤매고 수월하게 가 닿으려고 하는 곳에 닿을 수 있도록 힘과 슬기를 모아야 할 것입니다. 한 두 해에 끝을 볼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제가 저승으로 갈 때까지 끝이 나지 않을 수도 있기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다짐에 또 다짐을 하며 집으로 왔습니다. 제가 '토박이말 맛보기'를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미닫이 [뜻] 문이나 창 따위를 옆으로 밀어서 열고 닫는 방식. 또는 그런 문이나 창. [보기월] 미닫이를 쓰면서도 왜 미닫이인지 모르고 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이어서 쉬다보니 몸은 배곳에 있어도 마음은 여전히 쉬는 날인 줄 아는 모양이었습니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한결 같이 그렇게 보였습니다. 첫배움 때는 더 그랬습니다. 놀자는 아이들을 겨우 달래서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둘째 배움 때 배움방에 들어가자마자 아이들이 미닫이를 모두 닫고 찬바람틀을 켜는 것이었습니다. 바깥 바람이 더 시원한데 아이들은 더 시원한 걸 바라는 것이었지요. 그렇게 찬바람도 안 나오는데 문을 닫고 스물 대여섯 사람이 더운 김을 내뿜으니 시원해 질 까닭이 없는데 말이지요. 그래도 겪어 보지 않고는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열자고 할 때까지 기다렸습니다. 덥다 싶으면 열 테니까요. 그런 가운데 아이들과 함께 가르치고 배워야 할 것들을 두고 슬기를 모아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미닫이를 쓰면서도 왜 미닫이인지 모르고 사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그걸 궁금해 하거나 알고 싶어 하는 아이들이 없는 것도 작은 일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미늘 [뜻] 낚시나 작살 끝의 안쪽에 있는 거스러미처럼 되어 고기가 물면 빠지지 않게 만든 작은 갈고리 [보기월] 낚고 싶은 고기는 잡지도 못하고 미늘에 옷이 걸려서 저를 낚는 일도 있었습니다. 한가위는 잘들 쇠셨는지요? 한가위를 앞뒤로 닷새를 이어서 쉬고 왔습니다. 여러 가지를 하느라 닷새가 짧게 느껴질만큼 얼른 지나가 버렸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오랜만에 집안 식구들도 만나고 참 좋았습니다. 이래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습니다.이런 저런 까닭으로 함께하지 못한 식구도 있고, 못 본 식구들이 있어서 많이 아쉽기도 했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크고 둥근 달을 보며 다가 오는 설날에는 모두 다 뵐 수 있게 해 달라고 빌었습니다. 쉬는 동안 모자란 잠도 실컷 자기도 했고, 여느 때 하지 못하던 낚시도 하고 그랬습니다. 고기통에 한 가득 잡아 오리라 마음을 먹고 새벽부터 일어나 일떠났지만 생각만큼 고기는 잡히지 않았습니다. 낚고 싶은 고기는 잡지도 못하고 미늘에 옷이 걸려서 저를 낚는 일도 있었습니다.^^가을볕에 팔이며 얼굴을 태우기는 했지만 햇볕을 실컷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뭇입 [뜻] 2)여러 사람이 나무라는 말 [보기월] 왜 뭇입을 귀담아 들으라고 하는지 살아보고 알기는 늦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해까지 쨍쨍 나서 여름이 마치 나 아직 죽지 않았어.라고 말하는 듯 하였습니다. 찬바람을 틀어도 시원함을 느낄 수 없는 그런 날씨였습니다.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생각을 많이 합니다. 아이들을 도울 길을 찾는 생각에 더해 제가 앞으로 나아갈 길과 아랑곳한 생각에 잠을 설치는 날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어제 까지 살다가 간 분들이 그렇게 살고 싶었던 오늘이자 또 다른 하루요 새로운 날이기 때문에 더더욱 함부로 살 수가 없습니다. 저도 아이들 나이 때는 생각도 못한 것이고 또 우리 아이들도 생각을 하기 어려운 게 참일이지만 먼저 살아 보니 절로 나오는 말도 많습니다. 제가 들었던 말들이기도 하구요. 왜 뭇입을 귀담아 들으라고 하는지 살아보고 알기는 늦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그래서 하는 말인데 아이들은 잔소리로 받아 들이는 것도 어찌 할 수 없는 삶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마음만 있었지 몸으로 옮기지 못했던 일을 한 가지 했습니다. 그동안 많은 가르침과 깨우침을 주신 스승님
[그린경제 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뭉근하다 [뜻] 세지 않은 불기운이 끊이지 않고 꾸준하다. [보기월] 뭉근한 불로 해 놓지 않았더라면 다 졸일 뻔했습니다. 어제는 오락가락 하는 비와 끈끈한 더위 때문에 적잖게 힘들었던 하루였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아이들도 그랬을 겁니다. 그래서 서로 좀 생각해 주면서 지내야 좋을 텐데 제 맘과 같지 않은 아이들입니다. 좀 마음껏 놀게 해 줘야 하는데 그럴 수도 없으니 마음만 아프고 힘듭니다. 참으로 오랜만에 비를 맞으며 아이들과 공을 찼습니다. 겨루기에 나가는 아이들의 솜씨를 꼲는(평가하는) 뜻도 있었지만 좀 더 잘해야겠다는 마음을 일으키고자 하는 뜻이 컸습니다. 아무리 살살 했다고 해도 어른들과 찬 아이들이 이길 수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끝까지 그만 두지 않고 공을 차는 아이들이 대견했습니다. 그렇게 공을 차면서 땀과 비에 옷이 조금 젖었었는데 이어서 공넘기기까지 하고 나니 물초가 되어 있었습니다. 일부러라도 웃는 게 좋다고 하는데 공넘기기를 하면서 땀도 흘리고 실컷 웃고 나면 쌓였던 것들이 깨끗이 풀어지고 참 좋습니다. 기분 좋게 집으로 오자마자 큰아이 밥을 챙겨야 했습니다. 땀으로 젖은 몸을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뭇따래기 [뜻]1)자주 나타나서 남을 괴롭히거나 일을 훼방하는 무리 [보기월]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배움과 사귐의 마당에서 뭇따래기처럼 만든 것은 아닌가 되돌아 봐야겠습니다. 징그러운 비가 옵니다. 귀여운 건들장마라는 말을 쓰기가 어렵습니다. 잦기도 잦지만 여러 곳에 동이비를 쏟아 부을 것이라고 하더니 또 걱정이 앞섭니다. 날씨만큼 궂은 기별을 들었습니다. 활짝 피어 보지도 못한 푸름이가 또 목숨을 스스로 끊었다는 슬프고도 안타까운 이야기입니다. 웃고 떠들며 다가올 앞날을 꿈꾸어야 할 꽃다운 나이에 동무들의 괴롭힘을 참다 못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떠나가 버렸습니다. 옆에 있는 사람을 서로 어울리고 울력해야 할 동무로 여기기보다 겨뤄 이겨야 할 맞수로 여기도록 만들고 있지 않은가?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을 배움과 사귐의 마당에서 뭇따래기처럼 만든 것은 아닌가 되돌아 봐야겠습니다. 그렇다면 얼른 그런 나쁜 고리를 끊을 수를 찾아야 하는데 아직도 우리 어른들의 힘과 슬기가 모자란 것인지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궂은 날씨와 기별이 몸과 마음까지 다 바닥으로 데려가는 듯한 날입니다.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물켜다 [뜻]물을 세게 많이 들이마시다. [보기월]좀 바삐 마셨더니 벌컥벌컥 물켜는 소리까지 났습니다. 어제는 아침부터 햇볕이 뜨겁게 느껴졌습니다. 오랜만이라 그리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일찍 잠을 잤는데도 저도 모르게 꾸벅꾸벅 졸면서 갔습니다. 수레를 몰고 가는 사람에게 미안했지만 몸이 말하는 대로 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더워서 찬바람을 틀고 갔는데 배곳에 가니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세게 불어서 서늘하게 느껴져 열어두었던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가을을 느낄 수 있게 되고 나니 여러 가지로 철이 바뀐 것을 알 게 되기도 합니다. 잔기침을 하면서 목이 아프다는 딸아이, 재채기를 하면서 눈이 뻘겋게 된 아들까지 온몸으로 말이지요. 늦게 자고 일어나다가 이제 일찍 일어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서 그런지 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나더라구요. 아이들 아침밥까지 챙겨 주고 가야 하는 아내도 더 바빠졌습니다. 아침부터 갈배움이 이어졌고, 이틀 쉬고 온 아이들은 몸도 마음도 배울 채비가 덜 되어서 더 힘들게 느껴졌습니다. 쉴 겨를도 없이 모임이 있어서 하려고 했던 일도 미처 다 하지 못하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물초 [뜻] 온통 물에 젖음. 또는 그런 모양 [보기월] 물에 젖으면 물초라 하니까, 땀에 젖었으니 땀초라고 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새로운 배때(학기)가 열리고 새로운 만남이 있었습니다. 배움을 돕는 것도 보람이 있지만 사람을 만난다는 것이 참 좋습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았기에 겪은 바나 아는 것이 모두 다르기에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것이 많기 때문입니다. 만나서 나눈 이야기에 더해 앞으로 이어질 만남이 기다려진답니다. 만남에 이어서 바쁘다는 핑계로 오르지 못했던 메에 올랐습니다. 아내와 함께 손을 잡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오르니 힘이 든 줄 몰랐습니다. 안 오는 사이 달라진 푸나무들이 낯설기도 했습니다. 벌써 잎을 떨구는 나무도 보이고 푸성귀를 심은 밭에 집을 지을 거란 알림도 보였습니다. 그렇게 참 많이 달라져 있었습니다. 밝날은 모자란 잠을 채우느라 늦은 아점을 먹었습니다. 집가심도 해야 하고 챙길 것들이 많았지만 이런저런 생각을 하느라 하지 못했습니다. 언제부터 딸아이가 발수레(자전거) 도움바퀴를 빼고 타고 싶다고 했었는데 그거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바퀴를 빼는 일을 했습니다. 아이들이 헤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물참 [뜻] 밀물이 (가장 높이) 들어 오는 때 [보기월] 바닷물에 물참이 있듯이 사람 사는 일도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을장마가 꽤 깁니다. 오늘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이제 비가 지겹다는 분도 있고 징그럽다고 하는 분도 있네요. 해를 못 봐서 그런지 기분이 자꾸 가라앉고 울적하다는 분도 있습니다. 그나마 덥지는 않아서 낫습니다. 어제는 마흔 해 가까이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해 오신 분이 배곳을 떠나시는 자리에 갔다왔습니다. 시원섭섭하시다는 말이 여느 때와 달리 들렸습니다. 늘 매여 사시다가 이제 마음껏 하실 수 있어서 좋다고 하셨지만 갈 곳이 없어지는 것이 아쉬울 것입니다. 몸도 마음도 잘 챙기시며 즐겁게 지내시길 빌어 드렸습니다. 바닷물에 물참이 있듯이 사람 사는 일도 똑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살다보면 이보다 더 좋은 수는 없다 싶을 만큼 좋을 때도 있지만, 또 어째서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나는가 싶어서 슬플 때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 분의 나머지 삶에 또 다른 일로 기분 좋은 물참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께도 늘 물참처럼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물참'은 '
[그린경제/얼레빗=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물장구 [뜻] 헤엄칠 때 발등으로 물 위를 잇달아 치는 일. [보기월] 이제 물에서 물장구를 치며 노는 것은 물 건너갔지 싶습니다. 어제 새벽 잠이 들무렵 비 오는 소리에 잠이 잘 오지 않았습니다. 지나치게 많이 내려 또 어디 누구를 아프게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그런 걱정을 하다가 저도 모르게 잠이 들었는데 얼마나 잤는지 모르겠지만 벌에 쏘인 데가 가려워서 잠이 깼습니다.가려운 곳을 긁는데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있어 아내까지 깨워 한바탕 긁고 나니 시원해졌습니다. 벌 독이 얼른 풀리지 않는다는 건 알았지만 적잖게 힘들게 합니다. 머리에 생긴 혹은 아직도 탱글탱글 합니다. 많은 비가 한 차례 더 올 거라는 기별을 듣고 아침부터 비받이(우산)을 챙겨 들고 갔습니다. 집을 나설 때는 오지 않았는데 배곳 가까이 갔을 때 빗방울이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기별과 달리 비다운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좀 덥다 싶어서 찬바람을 틀었지만 문을 열어 놓는 것보다 못했습니다. 갈배움이 끝나고 공넘기기(배구)를 할 때 밖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가을 바람이었습니다. 몸을 움직여서 땀은 났지만 바람이 시원하게 땀을 식혀 줘서 기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