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뜻] 듣은 이로 하여금 그 말을 따르게 할 수 있는 말의 힘[보기월] 제가 말발이 세긴 하지만 먹는 것을 두고 그럴 수가 있어야지요. 이레끝 잘 보내고 오셨습니까? 쌓이고 막힌 것들을 뻥 뚫은 좋은 날들이었길 바랍니다.저는 모자란 잠을 푹 잤습니다. 갑자기 겨울과 같은 꽃샘바람이 불어 놀라기도 했지만 이래저래 몸이 무거워 일어나기가 힘이 들어 누워 있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침은 건너뛰고 점심을 먹은 뒤 집가심(집청소)를 가든히 하고 아이들을 데리고 바람을 쐬러 나갔습니다. 바람이 많이 불어서 좀 두꺼운 옷을 입고 나갔는데 봄햇살을 받으니 곧 덥게 느껴져 옷을 벗게 되더군요. 남가람을 따라 만들어 놓은 거님길을 걷는 사람들이 참 많았습니다. 가벼운 봄옷을 입고 나온 분들이 많았지만 저처럼 겨울옷을 입고 나와서 옷을 들고 다니는 분들도 가끔 보였습니다. 벚꽃은 거의 다 지고 잎이 자라나고 있었고, 언제 그렇게 컸는지 놀라울 만큼 풀들은 키가 자라 있었습니다. 아들은 발수레(자전거)를 타고 세 사람은 걸어서 실컷 봄볕을 쬐고 나니 배가 고팠습니다. 저는 집에 가서 가볍게 먹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아이들은 고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말막음 [뜻] 서로 주고받던 이야기의 끝을 맺음[보기월] 늦은 밤까지 말을 하느라 힘이 들었지만 웃으며 좋은 열매를 거두길 바란다는 말로 말막음을 하고 왔습니다.온다고 하던 비는 오지 않았지만 쌀쌀해 질 거라고 한 날씨 기별이 딱 들어 맞습니다. 어제 해가 질무렵부터 부는 바람이 차갑더니 밤이 되자 더 추웠습니다. 어제 밤에는 또 다른 배움자리가 있어 있어 그곳에 갔다 왔습니다.다들 낮에는 저마다 하는 일이 있는 분들이 하나의 뜻을 세우고 밤늦도록 배우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배곳에서 좀 늦게 나서는 바람에 저녁을 제대로 챙겨 먹지도 못하고 가서 여러 때새 말을 하고 나니 배가 고프긴 했지만 맛문하지는 않았습니다. 가는 길에 수레에서 살짝 졸았던 게 도움이 되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수레를 몰지 않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이라 고맙게 여겨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그곳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아는 분을 만나게 되어 누리가 좁다는 걸 새삼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오셨다는 말에 고개가 절로 숙여졌습니다. 그런 분께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함께 말이지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말꼭지 [뜻] 말의 첫 마디를 빗대어 이르는 말[보기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말꼭지만 듣고 섣불리 나서는 것은 좋지 않답니다. 어제는 다섯 때새(시간)이 든 날이라 힘이 조금 들었습니다. 쉬는 때가 있지만 이어서 하기가 쉬운 것은 아니지요. 아이들이 잘 따라와 주면 더없이 좋겠지만 이래저래 일이 있으면 더 힘이 듭니다. 어제도 쏟고 다투고 하는 바람에 기운을 더 뺐습니다. 되도록 좋은 말을 주고받으며 살면 좋을 텐데 꼭 속을 긁는 말을 해서 서로 낯을 붉히고 거친 말을 하는 걸 보고 말을 삼가자는 이야기를 좀 했습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말꼭지만 듣고 섣불리 나서는 것은 좋지 않답니다. 그것 때문에 다툼이 잘 일어나지요. 말의 힘을 알고 서로 마음을 쓰며 살도록 도와야 합니다. 아름다운 토박이말을 넉넉히 알고 쓰면 말 때문에 마음 아파할 일은 많이 줄어들 것입니다. 날씨 기별이 사는 곳 날씨하고 꼭 맞는 게 아니지만 얼추 맞는다고 하면 꽃구경은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어제 일을 마치고 가는 길에 벚꽃 구경을 했습니다. 해가 질무렵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습니다. 일찍 핀 꽃은 바람에 날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뜻] 남이 말하는 옆에서 덩달아 참견하는 말.[보기월] 하라는 것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 말곁을 채고 히죽거리는 모습을 보고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봄이 온 것을 몸도 느끼나 봅니다. 아침부터 매시근해서 저도 모르게 살짝 졸기도 했는데 점심을 먹은 뒤에도 그랬습니다. 한낮에 해바라기를 하면서 따뜻한 기운으 온몸으로 받으니 기분이 좋았습니다. 배움 마당이 하나 끝이나서 아이들과 배움 마당 갈무리를 했습니다. 배운 것을 잘 익혀서 제 것으로 만든 아이들도 있지만 어제 배운 것도 하얗게 잊어버리고 앉아있는 아이들도 있었습니다. 똑같이 주어진 때새(시간)을 갖고 그걸 배우고 익히는 데 쓰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누어 지는 것이지요. 하라는 것은 하지 않고 다른 사람 말곁을 채고 히죽거리는 모습을 좋아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못할 때라서 그렇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보아 넘기기가 쉽지 않은 것도 참일입니다. 치밀어 오르는 것을 다른 쪽으로 옮기거나 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면 걱정할 일이 아니기도 합니다.^^ 새로 만난 지 한 달이 지났습니다. 서로를 조금씩 알아서 좋아지는 때이기도 하지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말결 [뜻] 어떤 말을 할 때 또는 그런 사이. [보기월] 지나가는 말결에 선물 이야기를 했었는데 그걸 잊지 않고 있었던 것입니다. 봄햇살이 넘쳐서 땀을 좀 흘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마음을 단단히 먹고 배곳으로 왔었는데 안이고 밖이고 다 서늘해서 좀 머쓱했었습니다. 윗도리를 하나 챙길까 하다가 안 챙긴 게 아쉬웠습니다. 따뜻한 바람을 틀기도 그렇고 그냥 있자니 썰렁하니 그랬습니다. 때이른 따뜻함에 깜짝 놀란 것은 푸나무만은 아닌가 봅니다. 사람들도 겨울 옷을 넣어야 되는지 말아야 되는지 헷갈려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이레끝 일에 쫓겨서 나들이도 못 가신 분들이 많지 않았을까 생각을 했었는데 그렇지는 않았던가 봅니다. 곳곳에서 벚꽃잔치를 열어서 벚꽃 구경을 다녀왔다는 이야기가 들리니더군요. 아이들 배움을 도우면서 느끼는 게 참 많습니다. 이런 말을 한다고 애들이 따라올까 싶은 생각이 드는 말에 아이들이 달라지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고, 이렇게 마음을 울리는 이야기를 듣고 안 바뀔 수가 없을 거라 굳게 믿고 들려 준 이야기에 시큰둥한 모습을 보일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눈높이를 잘 맞추지 못한 것을 깨닫게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뜻]말의 갈피와 조리, 또는 말의 줄거리[보기월] 앞서 한 말을 바로잡으려고 말가리를 들었지만 싸늘해진 기운을 바꿀 수는 없었지요. 비가 그치고 구름 뒤에 숨었던 해와 함께 다가온 봄기운은 참 세게 느껴졌습니다. 좀처럼 꺾일 것 같지 않던 꽃샘추위를 한 방에 몰아낸 따뜻한 기운이 온 나라에 퍼지면서 온갖 꽃들이 함께 피는 보기 드문 일이 일어났다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여느 해 같으면 마쪽(남쪽)에 꽃이 피었다는 기별을 듣고 이레나 보름 뒤에 윗동네에도 꽃이 피었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고 거의 같은 때에 피었다는 말이지요. 일찍 핀 목련꽃은 빗방울과 함께 떨어진 것이 많고 벚꽃은 사나흘 만에 활짝 피어서 곳곳을 벚꽃 마을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벚꽃이 만든 굴을 지나면서 와~ 좋다는 말이 절로 나왔습니다.^^ 어느덧 온봄달(3월) 마지막 날입니다. 이런 봄이 오래 가지 않고 여름이 될 거라는 기별이 있어 아쉬운 마음이 앞섭니다. 두어 달 만에 서울에 사는 가시아우가 와서 가시집 식구들이 모두 모이게 되었습니다. 다들 바쁜 일들을 접어 두고 반가운 마음에 달려와서 만나니 얼마나 기분이 좋았겠습니까? 누구보다 가
[오늘 토박이말]맏물 [뜻]푸성귀, 과일, 곡식, 따위에서 그해 들어 가장 먼저 거두어들인 것[보기월]봄내음을 가득 담은 맏물 곰취와 두릅 생각만 해도 입맛이 당깁니다. 하루가 다르게 벚꽃이 피고 있습니다. 여느 해보다 조금 늦게 필 거라고 했는데 이틀 봄기운을 받더니 얼른 피는 걸 보면 참 놀랍기만 합니다. 다음 이레에는 벚꽃굴을 지나다닐 수 있을 듯 합니다. 아이들도 이렇게시나브로자라고 있겠지요? 오늘은 해까지 반짝 나면 긴 옷 안으로 땀이 솟을 것이라고 하는 기별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침저녁으로는 서늘하기 때문에 옷을 잘 챙겨 입지 않으면 고뿔 들기 쉬운 때입니다. 낮이면 조금 거추장스러울 수도 있는 윗도리를 하나 더 챙겨 입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골마루에서 내다 보이는 논두렁에 어린 쑥들이 그려 놓은 그림이 제 눈길을 끌었습니다. 여러 차례 아이들 데리고 쑥을 캐러 가고자 마음을 먹었었는데 제대로 캐 본 적이 없습니다. 겨를이 나서 갔을 때는 쑥이 없기도 했고, 쑥이 많았지만 겨를이 없어서 캐지 못한 때도 있답니다. 이레끝에는 가까운 들로 나가 봐야겠습니다. 봄구경도 하고 봄볕도 좀 쬐면서 봄기운을 받아 보고 싶습니다. 저는 봄에 나는 것들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뜻] 아주 귀찮게 구는 말이나 짓(행동)을 싫증 내지 않고 잘 받아 주는 일[보기월] 맛있는 먹거리는 말할 것도 없고 만수받이를 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를 좋아하기 마련입니다. 비가 내렸지만 날씨는 참 포근했습니다. 바깥보다 오히려 안이 더 서늘하게 느껴지는 그런 때입니다. 어제는 참으로 오랜만에 공굴리기(볼링)를 하러 갔었습니다. 제대로 굴려서 시원하게 쓰러지는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마음과 달리 공은 가장자리 고랑으로 굴러가곤 했습니다. 옆에서 다른 사람들이 잘하는 모습을 보며서 덩달아 기분이 좋아지기도 했습니다. 스무 차례 굴려서 싹쓸이는 딱 한 차례 했는데 그 때는 참 속이 시원했습니다. 해야 할 일들을 잊고 그런 걸 하면서 새로운 기운을 얻기도 하니 좋은 거 아니겠습니까? 저녁에는 두리기(회식)이 있어서 아이들 밥을 챙겨 줄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둘 다 일이 있는 날은 아이들 때문에 마음이 많이 쓰이지만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않습니다. 어제도 저녁은 할머니하고 먹으라고 했습니다. 둘이 챙겨 먹어도 될 나이긴 하지만 그럴 때마다 할머니께 가곤 하는 아이들입니다.맛있는 먹거리는 말할 것도 없고 만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만손 [뜻] 아무리 그러하더라도.=비록[보기월] 만손 엄청난 돈을 들였더라도 쓸모가 적으면 그건 좋은 풀그림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어제 점심 무렵부터 내린 비는 봄비답지않게 좀 많이 내렸습니다. 많고 많은 푸나무들이 먹고 자라는 데 쓸 물로 넉넉할 만큼 왔습니다. 다른 나무들보다 일찍 꽃을 피운 벚꽃의 하얀 얼굴이 더욱 깨끗해 보이고, 이제 곧 피어날 꽃봉오리들 끝에 맺힌 물방울들이 구슬처럼 빛나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참 좋습니다. 한 가지 일이 끝나는가 싶었는데 또 다른 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해마다 하는 일이고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지만 할 때마다 바삐 서두르게 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람이 하는 일을 수월하게 하고자 만든 풀그림(프로그램)이라면 그걸 쓸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 뭔지 좀 물어보고 만들면 얼마나 좋을까요? 만손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들었더라도 쓸모가 적으면 그건 좋은 풀그림이라고 할 수 없는 것입니다. 풀그림을 쓰면 일이 줄어야 좋을 터인데 풀그림을 써야 되기 때문에 일을 더하게 되는 우스운 일이 많아 아쉽습니다. 조금만 더 깊이 생각하고 조금만 더 천천히 해서 겪지 않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막치 [뜻] 아무렇게나 되는대로 마구(마음대로) 만들어 질이 낮은 몬(물건)[보기월] 맞춤 배움이 되도록 돕고 싶은데 막치 배움을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습니다. 서울에도 개나리가 피었다고 하네요. 그렇게도 많은 눈이 내리던 곳에서도 꽃은 피었겠지요? 비가 온다고 하더니 아직 내리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곧 비가 떨어질 듯 하늘은 구름을 가득 덮고 있습니다. 이 비가 오고 나면 봄맛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거라고 합니다. 식구 가운데 몸이 좋지 않은 분들이 있습니다. 그 차갑던 추위를 견디고 오는 봄과 같은 꿋꿋함과 온누리를 감싸고도 남는 포근함에 힘입어 얼른 나으셨으면 하는 바람이 큰 요즘입니다. 어제는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잘해보려는 아이들을 보고 기운을 얻기도 했지만 어제와 다름없이 그저 똑같은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을 보고 기운을 잃기도 했습니다. 그나마 잘해보려는 아이들이 많아 쓰러지지는 않았지요.^^ 맞춤 배움과 익힘이 되도록 돕고 싶은데 막치 배움만 하고 있는 아이들을 보면 많이 안타깝습니다. 배움은 넘치는데 익힘이 없는 얄궂은 삶을 되풀이 하면서 웃음을 잃은 아이들이 참 많습니다.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