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마투리 [뜻] 곡식의 양을 섬이나 가마로 잴 때, 한 섬이나 한 가마가 되지 못하는 남는 양.[보기월] '마투리'과 '자투리'를 알면 '-투리'가 들어간 새말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봄다운 날씨 봄을 마음껏 느끼셨는지요? 나들이를 갔다오신 분들이 많을 것입니다. 활짝 핀 개나리에 참꽃뿐만 아니라 날아다니는 하얗거나 노란 나비들, 한결 빛이 고은 옷들을 입고 나온 사람들에게서 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너도나도 길을 나서는 것을 보며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라도 갈까 생각을 했는데 이런저런 까닭으로 나가지는 못했습니다. 집 두리에 있는 푸나무들 구경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이레끝 배움자리에서 '토박이말'을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두고 저와 생각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많은 사람들의 삶과 멀어져 버린 말을 되살려 쓰자고 하는 까닭을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지요. 말이라는 것이 그저 생각이나 느낌을 주고받는 연모(도구)에 지나지 않는다면 저마다 마음에 드는 손쉬운 것을 쓰도록 두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말이 그런 구실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을 말을 갈고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메지다 [뜻] 밥, 죽 따위가 끈기(찰기)가 적다[보기월] 엄마를 닮았는지 아이들도 메진 밥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지겹도록 눈이 오는 곳이 있다고 하더니 바람이 실어온 차가움에 낯이 시리고 눈물이 났습니다. 찬바람에 꽃들이 놀라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는데아침에 발갛게 핀 진달래꽃을 보니 참 반가웠습니다.봄 옷으로 갈아입으려던 사람들도 깜짝 놀랐을 겁니다. 갈피를 못 잡게 하는 날씨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미리 알려주는 날씨를 듣고 잘 챙겨 입어야겠지요? 이어지던 일들을 하나씩 각단을 지어 가고 있습니다.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옆에서 챙겨 줘서 바로 잡는 일도 있습니다. 일에 쫓기다 보니 생각하던 일을 제때 하지 못해 다른 사람들을 귀찮게 하기도 하고, 두 벌 일을 하게 해서 미안할 때도 있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이 아니라 바빠서 그렇다는 것을 헤아려 주면 참 고맙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쉬울 때는 손을 내밀어 도와 달라고 했다가 아쉬울 게 없으면 얼굴을 싹 바꾸는 사람을 보면 마음이 아프답니다. 누구에게 도움을 받으면 꼭 그 사람에게 되갚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도움을 받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메지 [뜻] 일 한 가지가 거의 다 된 끝=단락 [보기월] 오늘까지 메지를 지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바로 어제 아침에 봄이 와서 겨울 옷을 넣어야겠다는 둥 아직 추위가 남았을 거라는 둥 혼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는데 날씨가 참 쌀쌀했습니다. 구름이 해를 가린 탓인지는 모르지만 가볍게 옷을 입고 온 사람들은 많이 떨었다고 합니다. 온다던 비는 어김없이 내립니다. 이렇게 하늘에서는 비가 잦고 바람이 불지만 땅에는 봄이 온 것을 온갖 꽃들이 한 목소리로 이야기를 하는 듯합니다. 배곳 앞 밭에 보라빛깔 제비꽃이 예쁘게 피어 있는 걸 보고 참 반가웠습니다. 아침부터 밤까지 해야 할 일들이 줄을 지어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서 몸이 좋지 않으셔서 마음이 더 많이 쓰입니다. 이레끝이면 집으로 가실 수 있으니 큰 걱정은 아닙니다. 하지만 앞으로 더 챙기고 마음 써야 할 일이 많습니다. 한 가지 일을 하고 나면 또 해야 할 일이 기다렸다는 듯이 나타납니다. 오늘까지 메지를 지어야 할 일이 두 가지 있습니다. 언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잘 알지만 혼자 하는 일이 아니다 보니 얼른 되지 않을 때가 많습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메떨어지다 [뜻] 차림새, 말, 몸짓 따위가 어울리지 않다=촌스럽다 [보기월] 메떨어진 말이나 몸짓으로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하는 배움이도 있습니다. 비가 데리고 온 봄은 어제 점심을 먹고 난 뒤 느낄 수 있었습니다. 뿌연 먼지가 많아서 맑은 하늘은 아니었지만 부는 바람이 봄을 싣고 있었습니다. 이제 겨울 옷은 넣어야 할 때가 되었다 싶지만 그래도 잎샘추위가 남아 있을 거란 생각도 해 봅니다. 어른들이 바쁜 걸 아이들이 더 잘 안다고 합니다. 이쯤되면 처음 만났을 때 먹었던 마음이 슬슬 풀릴 때가 되었다고 하는 분도 있지만 새로 한 다짐들을 지키지 않아도 챙기지 않으면 마음을 놓는다고도 합니다. 달라진 모습 또는 나아진 모습을 보이고자 터울거리는 배움이들은 참 보기가 좋습니다.하지만 메떨어진 말이나 몸짓으로 보는 이를 안타깝게 하는 배움이도 있습니다. 달라진 모습이 보기 좋다는 말, 잘하고 있다는 말에 더욱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말을 많이 해 주는 갈친이, 그런 말을 듣고 기운을 얻는 배움이가 많은 배움터가 좋은 배움터가 아닐까요? 다른 일터도 마찬가지 일 것입니다. 서로 힘이 되는 말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먹매 [뜻] 먹거리를 먹는 품(태도)나 분량 [보기월] 요즘 아들의 먹매는 저와 다를 바가 없었답니다. 어제 비가 올 거라더니 어김없이 비가 왔습니다. 아른아른 아지랑이 피어 오르고 나풀나풀 나비들이 날아다니는 햇살 좋은 날씨가 될 거라 생각했었는데 제 바람과는 많이 먼 날씨였습니다. 이레끝(주말) 이런저런 일이 쉼 없이 이어져 하고자 마음 먹었던 일을 다 못해서 바쁜 걸음을 쳤습니다. 하나씩 떼어 놓고 보면 많은 일도 아니고 큰 일도 아닌데 일이 몰리다보니 너나 할 것없이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슬기를 모으면 바꿀 수 있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새로운 배움해 들머리에 어디에다 더 힘을 쏟아야 옳은 것인지 좀 더 생각해 보게 됩니다. 한참 일이 바빠 허덕이고 있는데 아들한테서 기별이 왔습니다. 기운도 없이 곧 울 듯한 목소리로 언제 오냐고 물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 벌겋게 달아 오른 얼굴로 기침을 하더니 고뿔에 단단히 걸린 모양이었습니다. 추웠다 따뜻했다 널을 뛴 날씨에 강고뿔(독감)이 널리 퍼지고 있다더니 그건 아닌지 모를 일입니다. 일을 마치고 집에 가서 저녁을 먹는데 먹매가 많이 줄어 있었습니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머드러기[뜻] 과일, 푸성귀, 갯고기 따위의 많은 것 가운데서 다른 것들에 견주어 굵거나 큰 것.[보기월] 사다 놓은 당근 가운데 머드러기를 골랐더니 하나만 해도 넉넉했습니다. 이레끝봄구경 좀 하셨습니까? 저는시골집, 평택, 인천을 다니면서 봄구경 잘하고(?) 왔습니다. 길 위에서 앞에 가는 수레 구경을 더 많이 했긴 하지만 말입니다. 새벽에 닿아 잠을 푹 잘 겨를이 없었습니다.바쁘게 다니느라 쉬지는 못했지만그래도 몸은 그리 무겁지 않습니다. 지난 이레부터 갈아 먹고 있는 과일이 도움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침에도 모자란 잠을깨자마자 당근부터 씻었습니다. 무게를 달아서 넣기 때문에 작은 것은 두 개를 넣어야 할 때가 많지요. 그래서 사다 놓은 당근 가운데 머드러기를 골랐더니 하나만 해도 넉넉했습니다. 씻어 자르고 가는 게 손이 좀 가지만 제 힘으로 만든 것을 식구들이 같이 먹을 수 있어 보람을 느낀답니다. 꾸준히 먹어 몸이 좋아지면 더 보람이 있을 것입니다. 어제 만난 분 가운데 한 분이 몸이 좋지 않아 쓰러졌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일은 줄이고 몸을 좀 챙기시라 말씀을 드렸습니다. 몸이 좋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맵자하다 [뜻] 꼭 맞게 어울려 맵시가 있다.[보기월] 맵자하게 차려 입고 나가 성큼 다가온 봄을 느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비가 쉬지 않고 내렸습니다. 눈이 엄청 온 곳이 있다고 하더니 누운미르뫼 마루(와룡산 꼭대기)에도 눈이 내렸네요. 하지만 우리들에게 오고 있는 봄을 막지는 못할 것입니다. 비와 함께 부는 바람이 차갑기는 했습니다. 서늘해서 따뜻한 곳이 좋고 따뜻한 물을 마시게 됩니다. 비를 맞으며 밖에서 뛰어 노는 아이들을 보면서 그런 제가 살짝 부끄럽기도 했지만 말입니다. 맵자한 걸 따지고 챙기는 사람처럼 옷을 얇게 입는 것도 아닌데 추운 걸 보면 나이 탓일까요?^^ 안친 일을 하나씩 하다보니 하루하루 잘도 지나갑니다. 어제는 바쁜 가운데 틈을 내서 토박이말 겨루기에서 보람(상)을 받은 배움이들에게 보람과 함께 선물을 보내주었습니다. 끝난 지가 한 달이 지났는데 기다린 배움이들에게 참으로 미안하기만 합니다. 여러 가지로 일이 좀 꼬여 그렇게 된 것을 다 알려주지도 못하니 더 답답했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마음이 바빴는데 사는 곳을 똑똑히 적어 주지 않은 배움이가 있어서 여기저기 기별을 하느라 더 바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맥쩍다 [뜻] 심심하고 재미가 없다[보기월] 배움이들에게 맥쩍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갖은 수를 쓰기도 합니다. 어제 아침부터 방울 방울 떨어지던 비가 낮부터는 주룩주룩 내렸습니다. 봄을 부르는 비답게 많이 왔습니다. 이 빗물을 잔뜩 머금은 푸나무에서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날 테지요? 하늘과 땅 사이 가득 찼던 먼지도 이 비에 다 씻겼을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맑은 숨을 쉴 수가 있을 것입니다. 가슴을 활짝 펴고 마음껏 들이쉬셔도 좋겠습니다.맑은 숨을 쉬면 몸도 마음도 맑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요즘 아이들 배움을 도우면서 가장 마음을 쓰는 것이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고 익히는 힘을 기르는 것입니다. 그 마음을 움직여 보려고 잔소리 아닌 잔소리도 적지 않게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배움이들에게 맥쩍다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갖은 수를 쓰기도 합니다. 우스개를 하나 해도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것을 해야 하고, 목소리며 낯빛도 자주 바꿔 줘야 하지요. 하지만 배움이들이 어떻게 보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시는지요? 다른 많은 갈친이들이 이런 저보다 더 좋은 수를 찾아 아이들 배움을 도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오늘 토박이말] 매시근하다 [뜻] 기운이 없고 나른하다. [보기월] 점심을 먹고 앉으니 매시근한게 졸음이 쏟아졌습니다. 엿새 동안 혼자서 배곳을 오가다가 어제 처음으로 셋이서 함께 왔습니다. 저마다 수레를 몰고 와 기름을 태우는 것도 아깝지만 오가는 동안 쉴 수가 없는 것이 안타까웠는데 참 잘하는 일이다 싶습니다. 오가는 동안 궁금한 것도 서로 묻고 이런저런 이야기꽃을 피우니 지루한 줄을 모르니 더 좋습니다. 아침저녁은 아직 바람이 쌀랑해서 그렇지만 한낮에는 바람이 불어도 춥다는 느낌은 없었습니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안친 일을 하느라 슬기틀 앞에 앉으니 매시근한게 하품이 나면서 졸렸습니다. 눈도 뻑뻑하고 졸음도 쫓을려고 바깥 구경을 했습니다. 꽃눈을 단 벚나무 가지가 따스한 햇볕을 받으며 흔들리는 모습이 살짝 웃는 듯이 보였습니다. 곧 피어날 꽃잎이 간지럼을 태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비가 올 거라고 하는데 그 비가 그치고 나면 봄이 성큼 다가와 있을 것입니다. 더 따뜻해지면 매시근하다는 말을 더 많이 자주 들을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매시근하다'가 쓰인 아래와 같은 보기도 있네요.- 몸살이 나서 온몸이 매시근했
[그린경제/얼레빗 = 리창수 기자] [오늘 토박이말] 맞돈 [뜻] 현금, 현찰[보기월] 두 가지 값이 얼마되지 않아서 맞돈을 주고 샀습니다. 어제는 한날(월요일)답게 수레가 많아서 아침에 배곳으로 오는 길이 멀었습니다. 수레가 적은 길로 둘러와서 그런지 지난 이레보다는 좀 일찍 온 듯도 했습니다. 하지만 좀 일찍 나선 탓인지도 모를 일이긴 합니다. 새로운 배해(학년)을 연지 한 이레가 지나고 만난 아이들은 새로운 두리(환경)에 맞추어 가는 게 보였습니다. 새로 만난 동무들 낯도 익히고, 갈친이와 줄다리기를 해 가면서 말이지요. 아이들과 함께 한 해를 잘 보내자고 서로 다짐을 하면서 첫 만남을 엮었습니다. 그렇게 다섯 반을 돌고 겨우 한 가지 일을 하고 나서야 남들보다 늦게 집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바쁜 하루를 보냈다는 거겠지요? 늦게 나서서 길이 좀 밀릴 수도 있겠다 생각을 했는데 생각 밖으로 얼른 왔고, 살 것이 있어 가게에 들렀습니다. 당근을 사러 갔었는데 지난 참에 가서 못 산 두부가 보여서 그것까지 샀습니다. 두 가지 값이 얼마되지 않아서 맞돈을 주고 샀습니다. 요즘은 맞돈을 주지 않아도 무엇이든 다 살 수가 있다보니 지갑이 비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