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21세기를 맞은 전 세계는 정보통신 기술의 융합으로 이루어지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형성하기 시작하였다. 2019년 12월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로 확산하면서 지역봉쇄, 이동 통제 등 나라별 방역지침이 강화되었다. 대면을 통한 소통과 교류가 불가능해지면서 그 대안으로 미디어 매체들을 활용하였다. 특히, 공연예술계는 무대에서 관객과 소통하며 공연예술을 완성하는 ‘현장성’을 대신하기 위하여 미디어 매체를 단순히 영상을 통해 공연의 작품을 전달하는 용도가 아닌 소통하며 교류할 수 있도록 기술을 발전시키는 노력을 마다하지 않았다. 2022년 위드 코로나 시기를 지나 2023년 대부분의 나라들은 코로나 종식을 발표하며 일상을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인들은 미디어 매체를 활용하면서 좀 더 밀접하고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였으며, 독특한 미디어 매체만의 문화를 형성하기도 하였다. 또한, 공연예술계는 다양한 기술을 융합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코로나 팬더믹 시대 속에서 예술을 표현하는 다양한 방법론들이 제시되었다. 영상콘텐츠, VR, AR,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기존의 표현과 다른 방법들로 새로운 예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합창을 통해 다문화 시대의 소통과 화합을 촉진하는 '아시아 다문화 합창 축제‘가 오는 7월 13일 경기도 시흥시청 늠내홀에서 열린다. 이 행사는 사단법인 한국코다이협회 주최, 시흥드림필오케스트라 주관으로 진행하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ㆍ한국 일반합창연합회ㆍ경기합창연합회가 후원한다. 국내에서는 경연대회와 아시아 합창단(태국)과의 합동 연주회를, 나라 밖으로는 11월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현지 순회 연주를 통해 서로의 문화를 이해하고 유대를 형성할 예정이다. 경연대회는 예선과 본선으로 진행하는데 예선 곡은 아리랑으로 6월 30일까지 영상으로 심사되며, 본선 진출 팀만 7월 13일 낮 2시 시흥시청 늠내홀에서 경합을 벌인다. 자유곡은 반드시 아시아 민속 곡을 해야 한다. 대회 참가에는 장르나 나이의 구분 없이 어린이나 어르신 등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참가비는 없으며 다문화인이 아니어도 참여할 수 있다. 또한 다문화인 참여할 때는 50만 원 한도 내에서 교통비를 지원한다. 시상은 총상금 500만 원으로 대상 1팀, 차상 2팀, 특상 2팀, 우수상을 가리며, 참가자 전원에게 상장과 트로피를 준다. 참가 희망자는 참가 신청서와 연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국가무형문화재 거문고 산조 예능 보유자 이재화 선생님을 처음 뵈러 갔던 날이 생생하다. 온화한 미소와 꿰뚫어 보시는 듯한 눈빛, 단호하나 정 있는 말씀 속에서 거문고와 그 제자들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 가득함을 느낄 수 있었다. 일찍이 여러 사정으로 거문고 실기 전공에서 이론 전공으로 노선을 바꾼 나였지만 지금까지도 나의 첫사랑, 거문고를 손에 놓고 있지 않은 까닭은 거문고가 주는 깊은 울림과 멋에 대한 끊임없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그 호기심은 석ㆍ박사 학위논문에 그대로 남아 있다. 거문고를 미취학 아동에게 가르쳐 볼 수 있지 않을까 궁금하여 어린이용 거문고를 제작하고 아동들에게 적용을 해보면서 개량 거문고에 대한 나의 호기심이 더욱 깊어져 갔었다. 그러나, 아무 지식 없이 악기의 길이만 줄여서 어린이용 거문고를 제작했기에 많은 아쉬움이 남아 있었다. 이후 이러한 아쉬움을 박사논문에서 개량 거문고 “화현금(6현 거문고에서 줄을 늘린 것)”에 대한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의지로 현재 거문고 앙상블 더 거문고의 대표이자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에 계시는 이선희 선생님의 소개로 이재화 선생님을 처음 찾아뵙게 되었다. 거문고 개량에 대한 역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겨울 방학을 맞이하여 온 가족이 스키장에 다녀오게 되었다. 겨울에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운동이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지난해부터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 가족들은 강원도에 있는 스키장에 도착하면서 난관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기초부터 시작해야 하는 우리 가족들에게 맞는 난이도를 찾는 것부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기초부터 시작하면 초급을 찾으면 되지 않겠냐 하겠지만 어디로 가야 초급인지 알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스키를 타기 위해서는 슬로프를 타고 자신에게 맞는 난이도에서 내려 스키를 타고 내려와야 한다. 다른 스키장에 비해 규모가 제법 커서 스키장 안내소도 두 곳이나 있는 이곳의 난이도는 매우 다양하다. 그런데 각 슬로프의 이름도 난이도와 상관없는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신들의 이름으로 표기되어 있다. 제우스는 신들의 신이니 가장 상급일 줄 알았지만, 난이도가 초급에 해당하였다. 벽에 붙은 난이도 안내지를 꼼꼼히 보지 않으면 슬로프 입구에서 확인하고 되돌아가야만 한다. 만약, 확인 못하고 슬로프를 타면 초급자가 상급자 코스까지 올라갈 판이다. 지난해, 스키 강사의 도움이 아니었다면 우리 가족은 스키를 시작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정성화 배우가 안중근 역으로 출연한 윤제균 감독의 뮤지컬 영화 ‘영웅’이 지난 12월 21일 첫선을 보였다.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원작 뮤지컬 ‘영웅’을 바탕으로 제작되어 상영 중이다. 초등학교 5학년 진급을 앞둔 딸이 텔레비전 광고를 보더니, 뮤지컬 영화 ‘영웅’를 보러 가자고 하였다. 4학년 때부터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관심을 가지고 이것저것 찾아보며 스스로 역사 공부를 하는 딸은 12월 16일 유관순 열사의 생일과 12월 22일 주시경 선생의 생일을 챙기는 열정을 보이며 독립운동가들의 행보를 찾아보고 있다. 그런 딸이 처음으로 같이 보러 가자고 제안한 영화가 안중근 의사에 관한 이야기니 나도 호기심이 생겨 예매를 서둘렀다. 딸은 영화를 보는 내내 웃고 울고를 반복하였다. 오른쪽 가운데 있는 손가락의 살들이 잔뜩 뜯겨 있길래 물어보니 눈물을 삼키느라 그랬다고 한다. 안중근 의사가 어떤 일을 했었는지 책으로 보고 알고 있었지만, 그 거사를 치르는 과정에서 있었을 어려움과 고뇌들을 확인할 수 있었고 동지들을 잃고 가족들의 안위가 걱정되어도 안중근 의사의 “조국에 대해 꺾이지 않는 마음”을 절절하게 느꼈다고 했다. 대한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빌보드200의 정상에 선 방탄소년단(BTS)은 더 이상 한국의 아이돌만이 아닌 세계 문화를 이끌어가는 젊은 예술 그룹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가운데 ‘정국’은 이번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개막식의 하이라이트 무대에 올라서면서 ‘나라 밖에서 열린 월드컵 개막식에서 처음으로 공연한 한국 가수’라는 영예를 얻기도 하였다. 이 밖에도, K-팝의 슈퍼엠(Super M), 스트레이키즈(Stray Kids), 블랙핑크 (BLACKPINK)가 방탄소년단(BTS)를 이어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 했다는 반가운 소식이 연일 전해지면서 전 세계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이들은 인기가 오르면서 전통문화예술콘텐츠를 활용하며 다양한 예술의 면모를 보이며 세계의 팬들에게 호평받고 있다. 방탄소년단은 ‘IDOL’의 뮤직비디오에서 북청 사자놀이와 굿거리장단을 활용하였으며 이후 ‘MAMA’ 무대에서 다양한 한국의 전통 무용을 안무로 활용하였고 블랙핑크(BLACKPINK)는 <본 핑크> 앨범에 수록된 ‘셧다운 (Shut Down)’ 외에 ‘핑크 베 놈 (Pink Venom)’의 뮤직비디오에서 자개 무늬의 네일아트와 검은 천을 두르고 거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요즘 트로트가 대세다. 텔레비전 채널을 돌리면, 트로트 가수들의 노래를 쉽게 들을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예능에서도 그들의 활약은 대단하다. 이 가운데 눈에 띄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국악인들이다. 국악을 전공한 국악인들이 남녀세대 불문하고 활동하고 있다. 가수 송가인은 TV조선 미스트롯에서 진으로 우승하며 트로트 열풍을 일으킨 사람 가운데 두드러진다. 그녀는 한복 홍보대사와 한국 문화재 재단 홍보대사를 자청하여 맡았고, 서울 청계광장에 나가 국악 교육을 지켜달라며, 현재 초ㆍ중ㆍ고 개정 교육과정에서 국악이 소멸할 수 있다는 우려에 공개 호소를 하기도 하였다. 그녀는 한 인터뷰에서 “전통을 모르고서 어떻게 자기 뿌리를 알겠어요?” 이렇게 되물었는데 송가인은 전통국악인 가족이기도 하다. 어머니 송순단 명인은 국가무형문화재 제72호 진도씻김굿 전승교육사이고, 둘째 오빠 조성재는 국악팀 우리 소리 바라지에서 아쟁을 연주한다. 송가인도 광주예술고 국악과를 거쳐 중앙대 전통예술학부를 졸업한 국악인이다. 그녀는 “국악은 내 기초이자 뿌리”라며 “국악을 전공한 덕에 한 서린 목소리를 잘 표현할 수 있었다”라고 말한 적 있다. 가수 양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 가서 발병난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리랑은 본조 아리랑이다. 이 곡을 흔히 경기민요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으나, 사실은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 주제곡이다. 나운규는 이 영화를 제작하면서 철도 노동자가 부르던 아리랑에 영감을 받아 주제곡으로 사용하였다고 하였다. 당시 아리랑은 단성사에서 첫 상영을 하였고 크게 성공하였다. 단성사는 1907년 서울특별시 종로구 묘동에 세워진 대한민국 첫 본격적인 상설 영화관으로 1917년 조선인이 운영하는 영화관들이 없어질 무렵 1918년 박승필에 의해 재개관 된 곳으로 조선인들에 의해 제작한 영화를 가장 많이 상영한 곳이다. 아리랑 영화의 주인공 영진은 서울로 유학하였으나, 3.1만세운동에 충격을 받고 정신이상자로 고향에 돌아오게 된다. 방학에 내려온 영진의 친구 현구와 그의 여동생 영희는 사랑하게 되는데 일본 경찰의 앞잡이자 악덕지주의 천가의 머슴이었던 오기호가 영희를 겁탈하려고 하자 영진이 낫으로 오기호와 맞섰고 결국, 영진에 의해 죽으면서 영진은 일본 경찰들에게 붙잡혔다. 영진은 큰 충격으로 정
[우리문화신문=이진경 문화평론가] ‘문화예술기획자’란 직업을 아는가? 많은 사람에겐 생소한 직업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우리가 문화를 외면하고 살지 않았다면 문화예술기획자와 알게 모르게 접하고 있었을 것이다. 문화예술기획자가 있어야만 문화와 관련된 행사를 열 수가 있다. 거문고를 공부하고, 지금 문화예술기획자로 살아가는 이화여대 이진경 교수의 글을 통해 앞으로 공연과 문화행사를 톺아보고, 그 뒤에 서린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한다. 그 첫 번째로 이 교수가 어떻게 문화예술기획자가 되었고, 어떤 생각으로 문화예술기획자의 일을 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향후 이어지는 연재를 통해 '문화예술기획'이란 작업을 좀 더 폭넓게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자한다. (편집자말) 문화예술기획자가 된 지 10년이 넘어간다. 요즘 내가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은 “예술전공으로 뭐하며 살 수 있어요?”다. 그럼 나는 내가 어떻게 예술을 전공하게 되었고 지금의 일을 하게 되었는지 과정과 그 과정에서 만난 여러 가지 직업들을 이야기해주곤 한다. 처음부터 문화예술기획자가 목표는 아니었다. 나의 부모님은 나를 보면서 곧잘 공부하니 의사가 되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러나 중학교 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