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을 지나는 태화강의 지류 대곡천의 암벽에 새겨진 암각화다. 신석기시대 후기~청동기 시대 초기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암각화는 선사시대 고래를 비롯해 야생동물의 수렵 그림들, 거기에다 여러 가지 신비한 무늬와 기호 등 고대인들의 생활문화를 전하는 귀중한 유적이기에 얼마 전 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었다. 이 선사유적은 1970년대 동국대학교 문명대 교수가 이를 발견해 널리 알리지 않았으면 물에 잠기거나 씻겨가 그 귀중한 유산이 자칫 없어질 수 있었지만, 드디어는 세계유산으로까지 지정, 보호받게 된 것이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울주군 언양 땅에도 이같이 잊혀져 없어질 위기에 있는 한 일본 여성의 지극한 한국사랑이야기가 묻혀있다. 그 여성의 이름은 구와바라 다키(桑原多貴), 1890년 일본 큐슈 가고시마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경찰관인 구와바라 다케오(桑原隆夫 1887~1943)와 결혼을 했고, 남편이 일제시대에 울산경찰서장에 부임을 하자 그를 따라 울산에 와서 살았다고 한다. 남편이 정확히 언제 부임했는가 하는 기록은 남아있지 않은데 남편은 울산에서 경찰서장이란 직위를 이용해 불법으로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극한 호우'라는 새로운 용어를 탄생시킨 큰비가 지나간 다음 날 아침 산책길울 오르다 보니 길 곳곳이 파이고 깎여서 성한 곳이 없을 정도다. 길가의 큰 나무들이 강한 비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산책을 더디게 만들기도 하고..... 자연의 위력을 다시 실감할 수밖에 없는, 대단한 큰비였다. 아직 하늘도 완전히 개지 않고 잠시 비가 그쳤는데 귀가 시끄럽다. 폭우 속에 잠시 조용하던 매미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여 합창을 시작한 것이다. 아, 그렇구나. 8월도 벌써 절반 이상이 지나갔기에 너희들 매미들이 곧 활동을 끝내야 하는구나. 그래, 너희들에게 남아있는 시간이 그리 많지 않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탔더니 그 속에서 주민들에게 공지하는 안내장을 붙여놓은 것이 눈에 들어온다. 주민들과 함께하는 독서실에서 소설 '남아있는 나날'을 함께 읽자는 권유다. 그 소설을 영화화한 같은 제목의 영화도 함께 보자고 한다. 아파트에서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독서와 이런 제목의 교양강좌가 며칠 전부터 붙여져 있었는데 그날 매미를 통해 '남아있는 날'에 대해 생각이 미치게 되었다. 소설 '남아있는 나날'은 필자와는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18년 전인 2007년 10월 4일, 부산이 자랑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12회째 행사가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의 특설무대에서 개막되었다. 갑자기 비가 많이 쏟아지는 악천후 속에서도 개막식 무대에 펼쳐지는 나라 안팎 톱스타들의 화려한 입장 행렬, 각국에서 온 영화인들을 보기 위해 5천 명 이상의 시민들이 모였고, 이어 개막작인 중국 영화 1편이 드넓은 모래사장을 상생한 영상과 귀를 찢을 음향으로 가득 채웠다. 보름 전 KBS 부산방송총국장으로 부임한 필자는 공식 초대를 받아 이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영화제목은 '집결호'였다. 중국 영화여서 한자로 ‘集結號’라고 병기되어 나왔는데 그 뜻을 알 수 없어서 무슨 배 이름인지 뭔지 궁금해하면서 두 시간 넘는 영화를 다 보았다. 그러고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집결호란 배 이름이 아니라 집결하라는 신호라는 것이고 이 영화에서는 군에서 작전상 후퇴를 알리는 나팔소리였다. 그러니 우리말 번역으로는 집결호가 아니라 ‘집결나팔’ 혹은 ‘집결신호’라고 했어야 옳았다. 아무튼 우리나라 제작진들이 제작에 참여했다고는 하지만 중국 영화, 더구나 우리의 625 남북전쟁에 중국군으로 참전해 미군을 죽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