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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세계가 KPOP이 되었다"

한국인들이 만드는 한류는 인류를 위한 새로운 즐거움의 샘물
[이동식의 솔바람과 송순주 319]

[우리문화신문=이동식 인문탐험가]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오징어게임’이란 프로그램이 세계적으로 히트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는데 우승자에게 주는 엄청난 상금도 상금이지만 그것이 ‘서바이벌’, 곧 살아남기라는 형식을 갖추지 않았으면 그리 인기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상대방을 거꾸러트리고 올라가는 방식이 너무 잔인하다는 비판에도 오로지 살아남아 어마어마한 상금을 차지하는 그 과정이 세계인들의 생존력과 승부욕을 자극했기에 그런 큰 반응을 얻었다고 보인다.

 

서바이벌 게임, 그것은 지금 한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가장 흡인력 있는 예능방식이 아닌가? 한국이란 현실에서의 우리들의 날마다 삶이 그처럼 서바이벌 게임을 방불하기에 자연스레 이런 형식이 흥행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수많은 트로트 프로그램이 여러 방송 채널에서 수시로 경연형식으로 펼쳐지지 않는가? 시청자나 관중들은 거기에서 승자에게 갈채를 보낸다. 그런데 이런 서바이벌 방식이 트로트에서 K팝으로 넘어서고 한국의 스타나 아이돌만이 아니라 세계 K팝계의 스타 혹은 아이돌과 함께 경쟁시킨다는 발상이 다시 세계인들을 새롭게 끌어드리는 현상을 보게 된다. 바로 ‘KPOPPED’라는 영어 이름의 프로그램이다.

 

 

영상물 배급 채널인 티빙이 Apple TV+와 공동 제작한 글로벌 음악 경연 시리즈인데 여기에 ‘KPOPPED’라는 신조어가 등장한다. ‘KPOP’이라는 단어를 동사(動詞)로 사용해서 ‘KPOP+ED’라 한 것이니 ‘KPOP이 되다’ 혹은 ‘KPOP이 되었다’라는, 곧 “이제 우리도 KPOP을 했습니디”라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을 것인데, 이 ‘KPOPPED’가 나라 안팎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말 30분짜리 8편으로 공개된 이 경연프로그램은 개봉 직후 티빙 내 Apple TV+ 브랜드관에서 실시간 인기 콘텐츠 1위를 기록하며 국내 시청자들의 높은 관심을 끈 데 이어 글로벌 스트리밍 순위 집계 사이트인 플릭스패트롤에서 공개 이틀 만에 Apple TV+ 글로벌 TOP TV쇼 4위, 미국 ‘Most Popular Now’ 5위에 올랐고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특히 일본, 베트남, 말레이시아, 홍콩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 3위권에 안착했으며, 영국, 아르헨티나, 사우디아라비아를 포함한 99개국에서 모두 톱10에 진입하며 전 세계적 화제성을 입증했다는 소식이다.

 

 

이 경연프로그램에는 메건 디 스탤리언(Megan Thee Stallion)-빌리(Billlie), 스파이스 걸스(Spice Girls) 멜라니 B(Mel B)· 엠마 번튼(Emma Bunton)-있지(ITZY), 케샤(Kesha)-JO1,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에이티즈(ATEEZ) 등 세계 정상급 가수들이 총출동한다. 그래미상을 여러 번 수상한 메건 더 스탈리언, 팝계의 전설인 패티 라벨, 스파이스 걸스의 멜라니B와 엠마 번튼, 거기에다 보이 조지까지 있다.

 

참여하는 스타들의 면면이 우리를 놀라게 한다. 열성적인 팝 음악팬은 아니지만 필자도 이름을 알고 음악을 들어본 스타들이다. 전성기 그들의 공연은 그 자체만으로도 큰 화제가 되었었는데 이들이 KPOP의 발상지이자 수도인 서울에 와서 무대에 오른 것이다.

 

KPOP 아이돌은 빌리, 있지, 케플러, JO1, 에이티즈, 스테이씨, 카시 오브 라이프, 블랙 스완 등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팀들이다. 글로벌 팝 아티스트와 KPOP 아이돌이 2인 1조로 팀을 이루어 히트곡을 KPOP 감성으로 재편곡을 해서 경연을 펼쳤다. 서울에서 촬영했고 현장에서 라이브 투표로 그날의 으뜸 무대를 뽑는다. 오징어게임처럼 최종 우승자에게 큰 상금을 주는 방식은 아니지만 세계적 전설들이 한국 KPOP 아이들과 한 팀이 되어 서로 경쟁한다는 발상은 단순히 유명 스타들을 한 자리에 불러 모은다는 차원을 넘어 서로 경쟁한다는 한국의 서바이벌 방식을 확대한 것이기에 ‘KPOPPED“가 되는 것이다.

 

이들을 통해 ‘Savage’, ‘Wannabe’, ‘Waterfalls’, ‘Motown Philly’ 등 명곡들이 새로운 감각으로 재탄생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추억의 스타와 요즘 K-팝을 함께 볼 수 있어 즐겁다”, “서울에서 펼쳐지는 음악 여행 같은 경험”이라는 호평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의 팬들에게는 큰 자부심이 되고 있고 전 세계 음악팬들에게도 새로운 선물이 되었다고 하겠다.

 

 

나라 밖 주요 언론이 주목한 것은 이들의 음악적인 교감이다. 빌보드(Billboard)는 “‘KPOPPED’는 세계적 스타들이 한자리에 모여 감탄을 자아내는 음악적 교감을 보여준다”라며 K-팝의 글로벌 영향력과 창의적 협업을 집중 조명했다. IT 전문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장르와 문화를 뛰어넘는 혁신적 넘나들기(크로스오버)”라고 평가했고, K-팝 전문 매체 케이크러시(KCrush)는 “신선하고 강렬한 라이브 퍼포먼스로 글로벌 팬 모두가 즐길 음악 축제”라고 호평했다. 글로벌 음악계의 거장인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도 이 프로그램을 본 후 누리소통망(SNS)을 통해 “Kpopped #1 in Korea?!(한국에서 1위가 되었다네요?)”라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이 프로그램의 으뜸 스타는 총괄 프로듀서를 맡은 메건 더 스탈리언이다. 영상이 공개된 이후 이 프로그램이 K-pop과 힙합의 다이내믹하고 흥분되는 융합으로서 그녀의 다재다능함과 음악에 대한 전향적인 접근을 잘 보여준다며 꼭 보아야 한다는 반응이 나왔다. 지구촌을 휘어잡는 K-pop의 영향력에다 힙합의 대담하고도 묵직한 베이스 음악의 고동이 잘 섞여 그것이 도전적이고 전염성 있는 새로운 음악트랙이 되었다는 것이다.

 

특히 스파이스 걸스와 있지가 함께 선보인 스파이스 걸스의 ‘우너비(Wannabe)’ 무대는 레게 색채와 함께 리듬을 새롭게 변주함으로써 K-pop 특유의 에너지를 더해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20여 년 전 스파이스 걸스는 영국의 대중음악의 우상이었다. 그 스파이스 걸스가 서울에서 우리 아이돌과 협업하는 모습을 보고 노래를 들은 시청자들은 “스파이스를 이렇게 보게 되어 정말 행복하다”라는 반응에서부터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멋진 순간”이라는 등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에 등장하는 명곡 무대는 팝스타와 만나 재탄생한 K-Pop 무대였다. ‘KPOPPED’ 각 에피소드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K-Pop 그룹의 강렬한 퍼포먼스가 팝스타들의 존재감과 어우러지며 전에 없던 멋진 화음의 세계를 선사한다. 블랙스완의 ‘Roll Up’ 피날레 무대에서는 R&B 계의 레전드 그룹 보이즈 투 맨(Boyz II Men)과 블랙스완이 주고받는 영혼이 담긴(소울풀)한 화음에 관객들이 전율을 느꼈다는 반응도 있다.

 

 

이들 스타가 어떻게 한꺼번에 서울에 출연자로 올 수 있었을까? 그것이 어떻게 가능했을까? 그들이 와서 한국의 노래를 부른다. 한국인들로서는 신나는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새삼 KPOP의 위력이랄까, K-pop이 힙합과 만나 만들어낸 새로운 음악 세계. 그 기저에는 K-pop이라는 큰 파도가 세상을 덮고 있는 데서 생긴 것이고, 세밀하게는 한국의 예능과 엔터테인먼트의 생태계가 세계에 새로운 무대를 깔아준 데 따른 것이다.

 

그것은 한류 이후 단순한 노래와 공연을 넘어서서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 힙합과 K팝 등 대립하고 있는 두 요소를 대결이 아닌 결합이라는 형식의 미디어를 만들어낸 것이고 그것은 한국인들의 비빔밥 문화가 탄생시킨 새로운 감각의 잔치다. 맥루헌이 일찌기 말한 대로 공연과 경연을 결합한 새로운 표현방식(미디어)에 의한 인간 감각과 경험의 무한 확장이다. 그것이 한국인들의 손에서 만들어져 다시 세계의 젊은이들, 나이 든 사람람까지를 매혹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KPOP의 영역을 한층 넓히는 중요한 발전이다. 사람들이 듣는 데에는 이제 너무 익숙해지고 있는 데에 뮤지컬이나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형식이 등장한 데 이어 이제는 이들의 공연방식에서도 새로운 한류가 자리를 잡고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감각의 지평을 열어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한다. 그렇게 한국인들이 만드는 한류는 인류를 위한 새로운 즐거움의 샘물이 되고 었다.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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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식 인문탐험가

전 KBS 해설위원실장
현 우리문화신문 편집 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