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볼 때, 날마다 다른 그림을 그리는 것이 구름입니다. 어떤 날은 솜사탕처럼 피어오르고, 어떤 날은 빗자루로 쓴 듯 흩어지기도 하죠. 오늘 우리가 함께 만날 토박이말은 하늘 낮은 곳에 뭉게뭉게 펼쳐지는 ‘두루마리구름’입니다. '두루마리구름'은 이름 그대로의 모습과 하늘의 됨새(상태)를 함께 알려주는 살가운 우리말입니다. 말집(사전)에서는 '두루마리구름'을 두 가지 모습으로 풀이합니다. 첫째는 우리가 하늘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층층의 덩어리구름입니다. 하늘 낮은 곳(땅에서 2킬로미터 안팎)에 떠 있으면서, 두툼한 덩어리들이 층을 이루거나 줄지어 늘어선 모양을 하고 있지요. 주로 물방울로 이루어져 있는데, 낮에는 뭉게뭉게 피어올라 뭉게구름(적운)처럼 보이다가도 저녁이 되면 스르르 옅어지기도 한답니다. 우리가 흔히 한자말로 '층적운(層積雲)'이라고 부르는 구름의 고운 토박이말 이름입니다. 둘째는 그 이름처럼 생긴 모양을 가리킵니다. 꼭 둥글게 만 롤빵이나 털실을 꼬아 감아 놓은 ‘두루마리’ 같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때로는 아주 길고 둥근 막대기 모양으로 하늘을 가로지르는 구름을 볼 때가 있는데,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국가무형유산 「대목장(大木匠)」 보유자로 김영성(金永成, 전라남도 곡성군), 이광복(李廣福, 경기도 여주시), 조재량(趙在亮, 경기도 양주시) 씨를 인정하였다. 또한, 국가무형유산 「악기장(樂器匠)」 전승교육사 김영열(金寧烈, 경기도 하남시)씨를 명예보유자로 인정하였다. 국가무형유산 「대목장」은 전통 목조 건축의 설계와 시공, 감리(監理)까지 전 과정을 책임지는 목수로서, 궁궐이나 사찰, 군영시설 등을 건축하는 도편수를 의미한다. 국가유산청은 「대목장」의 보유자 인정조사를 통해 해당 종목에 대한 전승기량과 전승활동 노력 등을 확인한 뒤, 보유자 인정 예고와 무형유산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거쳐 김영성, 이광복, 조재량 씨를 보유자로 인정하였다. * 도편수(都片手): 집을 지을 때 책임을 지고 일을 지휘하는 우두머리 목수 ▲ 김영성 씨는 1977년 국가무형유산 대목장 보유자인 고 고택영에게 입문하여 1997년 이수자가 되었으며, 2000년에는 전승교육사, 2021년 전라남도 무형유산 보유자로 인정되어 전통 도구와 기술의 전수교육 등 대목장의 보전ㆍ전승에 힘써왔다. ▲ 이광복 씨는 최원식-조원재-이광규의 맥을 잇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은 경주시(시장 주낙영)와 신라왕경 핵심유적 복원정비사업의 하나로 추진하고 있는 경주 황남동 120호분 적석목곽분(돌무지 덧널무덤) 밑에서 적석목곽분 이전 시기에 먼저 조성됐던 목곽묘(덧널무덤,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를 새롭게 확인하고, 그 안에서 사람과 말의 갑옷과 투구 일체, 금동관 일부, 무덤 주인으로 추정되는 남성 장수 사람뼈와 순장된 시종 추정 사람뼈 등을 발굴했다. 국가유산청은 ‘경주 황남동 1호 목곽묘’로 이름 붙은 해당 무덤에서 이번에 발굴한 유물 일체와 발굴현장을 ‘2025년 APEC 정상회의’ 기간을 맞아 특별히 국민들과 APEC 방문객들에게 처음 공개한다. * 적석목곽분(돌무지덧널무덤): 나무로 짠 곽 주변에 돌을 쌓고 봉분을 조성한 신라 특유의 무덤 * ‘황남동 1호 목곽묘’ 발굴현장 공개(10.27.~11.1.) : 경주시 황남동 390-1 * ‘황남동 1호 목곽묘’ 출토유물 공개(10.27.~11.1.): 경주시 황남동 407(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숭문대)) ▲ 신라 ‘장수 무덤’ 추정 목곽묘에서 갑옷·투구, 금동관, 장수·시종 추정 사람뼈 출토 이번에 확인된 목곽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제10회를 맞은 <여성연극제>가 시민들이 직접 배우가 되어 무대에 서는 특별한 부대행사 ‘시민독백대회’를 연다. 이번 대회는 희곡, 영화, 드라마 속 명장면부터 나만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로 무대를 채울 수 있는 열린 축제다. 시민독백대회는 전문 배우가 아닌 시민들이 주인공이 되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무대 위에서 펼치는 행사다. 미취학 아동부터 어르신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참가자들이 각자의 개성과 에너지를 무대에 올린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경연이 아니라, 연극제의 본질인 ‘참여와 공감’을 구현하는 자리기도 하다. 대회는 오는 11월 1일(토)~2일(일) 아침 10시부터 11시 30분까지 서울씨어터 202에서 열린다. 참가자들은 희곡, 영화, 드라마 또는 창작 독백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3분 이내의 자유로운 연기를 펼치게 된다. 조명은 기본 조명으로 통일되며, 배경음악은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단, 자체 재생 방식). 이번 시민독백대회는 이미 참가자 모집이 끝나, 본선 무대에 오를 시민 배우들이 각자의 개성으로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심사 결과에 따라 대상(상금 30만 원)부터 인기상까지 모두 7명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엄마ㆍ아빠 손을 꼭 붙잡고 온 아이들이 객석을 꽉 채웠다. 10월 19일 낮 3시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은 ‘2025 리:바운드 축제(RE:BOUND FESTIVAL)’ 첫 공연 잔치마당의 〈금다래꿍〉이 열렸다. 아동극에 처음 와본 나로서는 좀 어색하다. 무대에서 배우가 아이들을 상대로 이런저런 대화를 나눈다. “금다래꿍 금다래꿍 금다래꿍 금다래꿍 금다라졌네 보고지고 보고지구 이 옥녀 아가씨가 보고지구 몾 잊겠네 못 잊겠네 금다래 도련님 못 잊겠네 왜 생겼나 왜 생겼나 금다래 이 옥녀 왜 생겼나 천지만물 생긴 후에 부모 밖에 또 있나요” 할머니 역으로 무대에 올라온 배우가 ‘금다래꿍’ 노래를 가르쳐준다. 아이들이 신나게 따라 부른다. 할머니가 잃어버린 손녀딸 ‘분이’를 찾기 위해 나서자, 동물 친구들이 하나둘 나서서 함께 한다. 극장이 아이들의 노래와 함성으로 꽉 찬다. 어! 어느새 나도 모르게 아이들과 함께 손을 흔들고 노래를 따라 부른다. 어색했던 나는 이제 아이들과 하나가 된다. 무대는 동물 친구들이 하나둘 등장하면서 풍물 악기들도 하나둘 나타난다. 먼저 곰 친구가 북을 들고 나서고, 호랑이 친구가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이곳은 통일이 되는 그날 철거됩니다.’라고 하면 ‘어디지?’라고 궁금해할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런 다음에는 곧 ‘휴전선?’을 떠 올릴 사람들이 있을지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얼추 맞다. 하지만 남북 사이에 그어진 휴전선이라기보다는 철도가 북으로 달리다가 멈춘 임진각의 끝지점이라고 해야 옳다. 그제(18일) 토요일 낮, 북한이 보이는 남한땅 맨끝, 더 이상 발걸음을 할 수 없는 곳인 임진각 나들이를 했다. 바로 지척에 살고 있지만 이곳을 찾는 경우는 나라 밖에 살고 있다가 아주 오랜만에 고국 나들이를 하는 친지나 외국인 지인들이 한국을 찾았을 때 안내하기 위해 따라나서는 때를 빼고는 거의 발걸음을 하지 않는다. 마침, 임진각이 자리 잡은 파주 통일동산에서 개성인삼축제(18일~19일)를 한다기에 내친김에 바로 옆에 있는 임진각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주말인 데다가 축제까지 겹쳐 차량들이 뒤엉켜 먼 곳에 차를 주차하고 임진각을 향해 걸었다. 쉴새 없이 대형버스들이 임진각 광장으로 몰려들었는데 내리는 사람들은 거의가 외국인들이었다. 아무렴 서울에서 가깝다 보니 외국인 관광의 필수 코스라도 되는 양, 발 디딜 틈이 없이 혼잡하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날씨가 좋은 만큼, 책 한 권을 들고 밖에 나가 읽으면 그만한 호사가 없다. 책은 읽고 또 읽어도 싫증이 나지 않는, 참 좋은 벗이다. 책을 좋아하는 것도 일종의 성향이라, 옛날에도 책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었다. 책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사람도 많은가 하면, 책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도 많았다. 아동청소년문학기획팀 ‘마술연필’이 쓴 이 책, 《우리 조상들은 얼마나 책을 좋아했을까?》에는 옛사람 가운데 책을 유난히 아끼고 좋아했던 이들의 모습이 차곡차곡 담겨있다. 책에 소개된 세종대왕, 신사임당, 유희춘, 허균, 김득신, 이덕무, 조신선, 정약용, 김구 가운데 ‘집을 도서관으로 만든 책 사냥꾼’, 유희춘의 이야기가 퍽 흥미롭다. 유희춘은 1513년 해남에서 태어나 간신들의 모함으로 제주도에서 유배생활을 하고, 《미암일기》를 남긴 조선의 문인이다. 그는 학식이 높기로도 이름났지만, 한양의 으뜸 책 수집가로 더 유명했다. 한번 마음먹은 책은 조선 팔도를 뒤져서라도 손에 넣고 마는 집념이 있었다. 그가 모은 책은 대략 4천 권쯤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에도 책 4천 권을 모으기가 쉽지 않은 것을 생각하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유홍준)은 조계종 탁본 명장 흥선(興善) 스님으로부터 전국 각지에서 탁본한 금석문 탁본 등 모두 558건 1,143점의 소장품을 기증받았다. 이는 탁본 기증으로는 역대 가장 큰 규모로, 삼국시대에서 조선 시대에 이르는 우리 금석문화의 흐름을 포괄한다. 흥선 스님의 탁본은 금석문의 내용을 정확히 옮기고 조형적 아름다움까지 담아내, 학술적 값어치와 예술성을 겸비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박물관은 이를 디지털 자료보관소에 구축하고 전시와 연구를 통해 금석문과 탁본의 의미를 국민과 공유할 계획이다. * 탁본: 돌, 금속, 나무 등에 새긴 글씨나 그림을 종이와 먹으로 그대로 찍어내는 것 * 금석문: 돌, 금속 등에 새긴 기록 40여 년 동안 탁본에 헌신, 시대와 지역을 아우르는 금석문 집성 흥선 스님은 불교중앙박물관장과 김천 직지사 주지 등을 역임하였으며 40여 년 동안 전국의 주요 금석문을 탁본해 온 탁본 전문가로 2024년에 대한불교조계종의 첫 탁본 분야 명장으로 지정되었다. 흥선 스님의 탁본은 부정확하며 단편적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한계를 극복하고, 금석문의 값어치를 후세에 온전히 전하기 위하여 전국에 있는 금석문을 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경주박물관(관장 윤상덕)은 새롭게 개편한 월지관을 지난 10월 17일부터 공개했다. 18개월 동안의 개보수를 거쳐 이번에 문을 여는 월지관은 2018년부터 시작한 국립경주박물관 상설전시실 개편 사업의 마지막 성과물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은 신라역사관(2018~2020년)과 신라미술관(2021~2022년)에 이어 월지관까지 전시 개편을 마무리하여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전시 환경을 조성하고 관람객이 쾌적하고 편안하게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시설 개선 및 전시 기법을 고도화하였다. 아울러 그동안 공개하지 않았던 박물관 수장고의 문화유산과 최근 20여 년 동안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에서 발굴한 새로운 문화유산을 대폭 공개하여 통일신라 궁궐 문화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였다. 월지는 특히 밤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사람이 찾는 우리나라의 대표 유적이지만, 월지의 역사적 의미와 성격 등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월지관 전체를 포괄하는 명제로 ‘월지에 한 걸음 다가가기’를 설정하고, 신라에서 월지가 어떤 곳이었는지를 흥미롭게 풀어보고자 했다. 월지관, 어떻게 바뀌었나? 1층과 2층으로 이루어진 기존의 월지관은 계단이 많고 전시실 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완주군은 '완주 상삼리산성 유적 학술 발굴 조사' 결과, 상삼리산성이 백제 사비기에 축조된 만경강 유역 지배의 핵심 거점 성곽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성과는 지역 문화유산의 값어치를 높이고, 앞으로 보존·활용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상삼리산성은 둘레 986.5m 규모의 백제 성곽으로, 1960년대 조사 이후 보존 조치와 학술 연구가 미흡해 훼손이 지속돼 왔다. 이에 국가유산청의 전액 국비 지원으로 지난 9월부터 추정 남문터와 남성벽을 중심으로 긴급 발굴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남성벽은 너비 약 10m, 최대 높이 3.75m에 달하며 흙과 돌을 혼합해 쌓은 토석혼축(土石混築) 구조임이 확인됐다. 특히 성벽 안쪽 상층부에는 빗물 침투를 막기 위해 다량의 백제 기와를 점토 덩어리와 함께 깔아 축조한 흔적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바깥쪽 석축은 토성벽을 지탱함과 동시에 지하수 배수를 위한 구조로 추정된다. 또한 성벽 안쪽 평탄지 시굴 조사에서는 집수시설로 추정되는 점토층, 주거지 및 건물터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됐으며, 다량의 백제 기와와 토기류가 출토돼 상삼리산성이 백제 사비기에 축성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