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공명첩(空名帖)을 전라도에 팔아 진휼의 자본에 보태도록 허락하였다. 이는 관찰사(觀察使)의 청에 따른 것이다. 대개 공명첩은 60살 이하의 사람에게는 허락하지 않은 것이 법례(法例)였다. 그러나 흉년이 들어 곡식은 귀하고 응모하는 자는 매우 적어서, 나이와 값을 감하여 50살 이상으로 한정하고, 쌀 여섯 섬[石]을 바치는 자에게 팔도록 하였다.” 위는 《숙종실록》 13권, 숙종 8년(1682년) 12월 4일 기록으로 전라도에 공명첩을 팔아서 먹을 것이 없어 곤궁한 백성들을 도와주는 데 보태도록 허락했다는 것입니다. 공명첩(空名帖)이란 성명을 적지 않은 임명장(任命狀)으로 관아에서 부유층에게 돈이나 곡식 따위를 받고 관직을 내리되 관직 이름은 써서 주나 이름은 쓰지 않은 것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공명첩을 받고 임명된 사람은 실제 일은 하지 않고 허울만 행세했습니다. 여기 공명첩을 보면 문서를 발급한 때는 대한제국 때인 광무 6년 3월 아무개 날로 날짜는 기록하지 않았으며, 황제의 옥새인 ‘칙명지보(勅命之寶)’가 날인되어 있지요. 날짜가 없다는 것으로 이미 눈치채셨겠지만, 이 문서는 가짜 임명장 곧 공명첩입니다
[우리문화신문=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국립국악원(원장 직무대리 황성운)은 12월 3일(수)부터 5일(금)까지 충북 청주 오스코에서 열리는 ‘2025 대한민국 정부혁신박람회’에 참여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국악 창작ㆍ체험형 전시 ‘AI, 국악을 만나다!’를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국립국악원과 인공지능 음악 기술 스타트업 뉴튠(주)이 공동 개발한 AI 학습용〈국악 합주곡 디지털 음원 데이터〉를 공개하는 자리이다. 관람객들은 국악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한 생성형 인공지능 국악 작곡 시스템 ‘국립국악원×믹스오디오(MixAudio)’를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다. 인공지능 국악 체험마당 “내가 직접 만드는 인공지능 국악 콘텐츠” 이번 전시는 대형 디스플레이, 인공지능 체험 디바이스, 실제 국악기 연주 공간을 갖춘 몰입형ㆍ인터랙티브 체험마당으로 운영한다.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인공지능 국악 작곡 체험’을 마련해, 관람객이 국악 음색ㆍ장단 데이터 기반 생성형 인공지능 음악 제작을 직접 실습할 수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반 국악기 활용 실연 참여와 국악 연주융합 체험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국악의 새로운 변화와 확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인공지능 국악 체험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사)한지문화재단(이사장 김진희)이 「2025 한지아카데미」의 작품전을 12월 5일(금)부터 14일(금)까지 원주한지테마파크 기획전시실2(원주시 한지공원길 151)에서 연다. 한지아카데미는 한지를 주재료로 한 전통 공예강좌로, 한지의 전통성과 예술적 값어치를 확산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올해 강좌는 정규강좌(▲색지 ▲지호 ▲지승 ▲한지그림 ▲닥종이인형)와 한지를 비롯하여 여러 소재와 기법을 경험하는 취미강좌 (△줌치한지 △한지플라워 △어반스케치 △가죽공예 △천연염색 △배접 △도예)로 구성되었다. 한지아카데미 정규강좌 수강생 29명 결과작품 55점 공개 한지 공예 작가로서의 성장 발판 마련 이번 전시에서는 정규강좌 수강생 29명의 작품 55점을 공개한다. 색지공예, 지호공예, 지승공예, 한지그림, 닥종이인형 등 전통 한지공예 기법을 총망라한 전시로 운영될 예정이다. 수강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올해 3월 26일 개강 이후 10월까지 약 7달 동안의 여정을 마무리하게 된다. 또한 일부 수강생은 해당 과정을 계기로 한지 공예 작가로서의 성장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전통계승과 창의도시 실현을 위한 교육사업, 2026년에도 지속할 예정 (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2025년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 선정 프로젝트」로 음악극 <공무도하>가 12월 20일(토)부터 21일(일)까지 성수아트홀에서 공연될 예정이다. 신나라 작곡가와 김성배 작가, 그리고 신동일 연출가가 죽음의 시간을 주제로 한 사유를 공동으로 확장하여 이에 대한 사유를 오늘의 관객들에게 새롭게 묻는 작품이다. 고대 설화를 바탕으로 하지만, 단순히 죽음의 이야기를 되풀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인간은 어떻게 자기 삶의 시간을 사랑할 수 있는가?”라는 보다 근본적인 질문을 중심에 둔다. 작품에서 ‘강을 건넌다’라는 이미지는 삶과 죽음, 그리고 존재의 경계를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상징으로 활용된다. 백수광부(바리톤), 금조(소프라노), 곽리자고, 여옥 등 인물들이 강가에서 마주하는 순간들은 각자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전환점으로 그려지며, 관객 역시 이 여정을 따라가며 “나는 지금 어느 시간의 강가에 서 있는가”라는 질문과 자연스레 마주하게 된다. 이번 공연은 창작음악 전문 연주단체 몰토뉴 보이스 앙상블(음악감독: 김은혜)의 연주를 바탕으로 오페라, 연극, 몸짓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다원적 무대 언어로 펼쳐진다. 흐르는 음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청장 허민)과 국립문화유산연구원(원장 임종덕)은 통일부(장관 정동영), 사단법인 남북역사학자협의회(이사장 정병욱) 등 5개 기관과 함께 12월 5일 오전 10시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하나스퀘어(서울 성북구)에서 「2025 개성 만월대 디지털 복원 학술대회」를 연다. * (주최) 남북역사학자협의회, 국립문화유산연구원, 한국건축역사학회, 한국중세사학회, 동양미술사학회 (후원) 국가유산청, 통일부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남북협력기금과 복권기금으로 진행된 ‘개성 만월대 디지털 복원’ 사업의 성과를 돌아보고, 앞으로 남겨진 과제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 개성 만월대 디지털 복원 사업: 남북 공동 발굴조사(‘07-‘18년)에서 확보한 유구·유물 자료와 고증 연구, 디지털 설계를 종합해 1,000여 년 전 고려 궁궐 만월대의 모습을 가상현실(VR) 콘텐츠로 재현하는 사업(‘21~’25년) 1부(하나스퀘어 B115호)에서는 ▲ ‘향후의 가능성을 되살릴 불씨가 될 아쉬움의 자산: 만월대 남북 공동발굴’(정태헌, 고려대학교), ▲ ‘5년간의 과감한 도전과 성취, 개성 만월대 디지털 복원’(정요근, 서울대학교)
[우리문화신문=김선흥 작가] 김옥균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북한의 시각과 평가도 다양하다. 일본과 청나라 그리고 서양인의 평가들도 다수 전해 온다. 오늘은 북한의 평가와 일본의 기록 하나를 보겠다. 먼저 김일성은 1958년 3월 8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워회 전원회의’에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력사가들에게 이런 문제를 제기합니다. 다른 나라에는 다 부르죠아 혁명운동이 있었는데 왜 우리나라의 력사에만 그것이 없는가고. 중국에는 강유위나 량계초와 같은 부르죠아 혁명가들이 있었는데 우리나라에는 있다고 하면 김옥균을 들 수 있는데 …친일파로 규정해 놓았습니다. 김옥균이 친일파인가, 아닌가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연구해 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 다 아는 바와 같이 일본은 동양에서 제일 먼저 자본주의적 발전의 길에 들어섰습니다. 김옥균은 자본주의 일본을 이용하여 우리나라를 개명시키려 했는데, 훗날 우리나라가 일본의 침략을 받게 되니 결국 그가 친일파로 규정된 셈입니다. 이에 대해서는 하여간 토론해 볼 여지가 있습니다. 한편 일본 흑룡회에서 1933년 펴낸 《동아선각지사기전(東亞先覺志士記傳)》에서는 아래와 같이 김옥균을 선각자로 소개한다. “자(字)는 백온(伯溫), 고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12월 1일 낮 12시, 서울 중구 창경궁로 8길. 32 방산시장에는 (사)이은관 배뱅이굿보존회 전수관이 들어섰고, 그 앞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한동안 코로나19의 여파가 길었고, 이와 함께 불안한 정치, 경제의 침체가 길어졌기에 사회 각 분야가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문화예술계도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그 가운데서도 특히 전통문화 쪽은 관련 공연이 침체하고, 공공, 또는 개개인들의 학원이나 전수관들이 문을 닫아가거나 축소되는 실정에 놓여 있다. 그런데 반가운 소식은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도 굴하지 않고 더더욱 전수관을 더 크게 확장해 나가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바로 (사) <서도소리 예학당>의 전옥희 경기 지회장이 서울 방산시장 내에 넓은 공간으로 전수관을 확장 이전해 간 것이다. 이날, 축하 잔치에는 문화계 예술계뿐 아니라, 과거 정치, 경제, 사회 분야에서 활동하던 유명인사들이 다수 참석을 해서 참석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국악계를 대신해서 서한범 단국대 명예교수는 “다들 경제가 어렵고 힘들다고 해서 더 작고 좁은 학원으로 축소에 축소를 거듭하는 상황에서 전옥희 원장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찬 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아침입니다. 목도리를 잊고 나오는 바람에 목이 더 서늘하게 느껴졌습니다. 오늘 온나라 배곳(학교)에서는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를 나누어 준다는 기별이 들습니다. 받아 든 성적표를 보며 웃음을 짓는 이도, 아쉬움에 고개를 떨구는 이도 있을 겁니다. 나라 안팎이 입시라는 큰 일을 두고 떠들썩한 이때, '눈치 작전'이니 '전략'이니 하는 날 선 말들을 갈음해 우리 마음을 차분하게 어루만져 줄 토박이말 하나를 꺼내 봅니다. 오늘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말은 '다스름'입니다. 이 말은 우리 소리꽃(음악), 국악에서 쓰이는 말입니다. 바탕 타기(본 연주)에 들어가기에 앞서 소리꽃틀(악기)의 줄을 고르고 타는이(연주자)의 숨을 가다듬으려고 하는 짧은 소리꽃(음악)을 뜻합니다. 낱말의 짜임을 살펴보면 그 맛이 더 깊어집니다. 이 말은 '다스리다'라는 움직씨(동사)의 줄기인 '다스리-'에 이름씨(명사)를 만드는 뒷가지(접미사) '-ㅁ'이 붙어서 된 '다스림'이 뀐 것으로 보입니다. 소리꽃틀(악기)의 소리를 '다스리고', 타는이(연주자)의 들뜬 마음을 '다스린다'는 뜻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춘천문화재단(이사장 박종훈)이 주최하고 (사)문화프로덕션도모(이사장 황운기), (사)한국전통문화예술원 태극(대표 심재랑)에서 공동 주관한 <메나리: 봄에서 봄>이 오는 12월 12일 금요일, 저녁 7시 춘천인형극장 대극장에서 열린다. 이번 작품은 2009년 화천에서 선보인 ‘낭천별곡’을 시작으로, 북한강 냉경지 소금배 이야기를 토대로 발전해 온 지역 창작 시리즈다. 이후 2014년 ‘영서메나리’ 공연으로 이어지며 명맥을 유지해 왔고, 10년의 과정을 거쳐 이번 <메나리: 봄에서 봄>으로 완성됐다. <메나리: 봄에서 봄>은 강원도 영서지역의 전통 가락 ‘메나리’를 현대적 무대 언어로 재해석한 창작 공연이다. ‘봄에서 다시 봄으로’ 이어지는 순환적 흐름 속에서 인간의 생애 주기와 자연의 변화를 담아내 전통의 정서를 새로운 감각으로 풀어낸다. 작품은 춘천을 중심으로 이어지는 북한강 상류 지역의 삶을 창작 동기로 삼았다. 북한강은 양구ㆍ인제ㆍ화천에서 흘러온 물길이 춘천에서 모여 서울로 이어지던 중요한 이동로로, 이 속에는 뗏군과 뱃사공의 경험과 지역의 역사가 깊게 녹아 있다. 뗏목과 배가 강줄기를 오가며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겨울철이면 자연스레 찾게 되는 따뜻한 한방차. 어떤 재료가 좋고, 어떤 성분이 들어있을까? 농촌진흥청(청장 이승돈)이 겨울철, 체온 유지와 혈액순환을 돕기 위해 전통 의서인 《동의보감》 속 온성약초(溫性藥草)* 정보를 소개했다. 온성약초란 몸을 데워주는 따뜻한 성질을 지닌 약초를 뜻한다. ‘동의보감’에 기록된 온성약초는 인삼, 생강, 계피, 당귀, 황기 등이다. 이들 약재는 한기(寒氣)를 줄이고 속을 따뜻하게 하며 혈액순환을 돕는 역할을 한다. △인삼(人蔘)= 전통적으로 기력을 보하는 대표 약재로, 은은한 단맛과 약한 쓴맛이 조화를 이루며, 특유의 향이 난다. 주요 성분은 진세노사이드(ginsenoside) 등 사포닌 계열 성분으로, 체력 유지, 피로 해소 관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생강(生薑)= ‘동의보감’에서 ‘온중산한*’으로 표현될 만큼 성질이 따뜻한 약초다. 알싸한 매운맛과 함께 진저롤(gingerol)ㆍ쇼가올(shogaol) 등 특유의 향미 성분을 함유해 겨울철 차로 마시기에 좋다. * 온중산한(溫中散寒)이란 ‘몸속을 따뜻하게 해 차가운 기운을 흩어낸다’라는 의미 △계피(桂皮)= 달콤하고 향긋한 풍미가 특징이다. 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