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102년 전(1923년) 오늘 9월 1일은 일본에서 관동대지진이 일어난 날입니다. 리히터 지진계로 7.9도를 기록한 이날의 대지진을 일본에서는 관동대진재(関東大震災)라 부르는데 우리는 이날을 조선인 관동대학살의 날로 기억합니다. 관동대지진은 일본이 명치유신 뒤 근대사회로 진입하여 맞이한 가장 큰 재난이었습니다. 지진으로 도쿄, 요코하마를 중심으로 한 관동지방에 수많은 이재민과 사상자가 발생하였고 도쿄 일대가 잿더미로 변하는 등 상당한 재산피해를 입었다. 문제는 무고한 조선인들이 일본의 군경과 민간인에게 학살당하는 만행이 벌어진 것입니다. 이 때 학살당한 조선인 수를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상하이 임시정부의 기간지인 《독립신문》에 발표된 학살자 수는 6,661명에 이릅니다. 경찰이 계엄령을 선포한 뒤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탄다.’,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라는 유언비어가 경찰에 의하여 유포되었고 일본 민간인 자경단(自警団)이 조선인을 무차별로 학살한 것입니다. 그때 요코하마, 아라카와 강변, 치바현 나기하라 등을 포함한 도쿄의 여러 곳에서 조선인 학살이 자행되었는데 지금도 도쿄위령당(납골보존) 지하에서 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장상훈)은 보존처리를 마친 관서병마절도사(關西兵馬節度使) 이종승(李鍾承, 1828~?) 만인산을 2025년 8월 26일(화)부터 국립민속박물관 파주(이하 파주관) 열린보존과학실에서 처음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파주관 열린보존과학실에서 마련하는 네 번째 교체 전시로, 국립민속박물관 소장 만인산 5점 가운데서 관서병마절도사 이종승과 희천군수(熙川郡守) 김영철(金永喆, 1836-1901)의 만인산 2점을 연이어 선보인다. 만인산은 양산의 일종으로, 선정(善政)을 베푼 수령이 임지를 떠날 때 고을 백성이 감사의 뜻을 담아 선물한 기념품이라 할 수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모두 5점의 만인산을 소장하고 있으며, 제작시기는 주로 1873년에서 1887년 사이다. 만인산은 직물, 목재, 금속 등의 복합 재질로 구성되어 있어, 단일 재질 유물에 견줘 보존처리 과정이 복잡하고 전문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특히 직물의 손상이 심해서 보존에 적어도 한해에서 여러 해가 걸리기도 한다. 국립민속박물관은 2006년 상설전시관의 전시를 위한 보존처리를 시작으로 2024년까지 5점의 보존처리를 모두 끝냈다. 이와 같은 보존처리 과정에서의 연구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문화유산연구원(원장 임종덕)은 국민과 함께 광복 80돌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광복 80년과 문화유산, 그 빛나는 여정’을 주제로, 9월 10일(수)부터 2주 동안 고고ㆍ건축ㆍ미술ㆍ보존과학 분야에서 학술대회, 전시 및 체험, 시민강좌 등 다채로운 행사 7건을 연다. 먼저 학술행사로는, ▲ 선사유적부터 고구려ㆍ낙랑ㆍ백제ㆍ신라ㆍ가야유적 조사 현황을 살펴보고 고고학적 의미를 재조명하는 「일제강점기 한국 주요유적 발굴조사」 학술대회(9.11.(목), 국립고궁박물관 강당)와 ▲ 궁궐ㆍ관아ㆍ주거ㆍ고대건축ㆍ근대건축ㆍ역사문화경관ㆍ건축기술 등 7개의 주제와 토론을 통해 건축사학적 관점에서 광복 이후 건축유산 보존사의 흐름을 정리해보는 「광복 이후 한국 건축유산 보존의 흐름과 과제」(9.23.(화), 국립고궁박물관 강당 / (사)한국건축역사학회 공동개최) 학술대회가 진행된다. 특별 전시와 체험 행사도 진행된다. 9월 16일(화)부터 9월 21일(일)까지 덕수궁 덕홍전(서울 중구)에서는 ▲「광복군가집」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건국강령 초안」 등 독립운동 관련 근현대 문화유산의 보존처리 과정을 영상과 사진 등을 통해 상세히 전시하며, ▲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소장 이은석)는 오는 9월 27일부터 30일까지 일반 국민이 수중유산 조사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고려난파선 수중발굴 캠프」를 운영한다. 지금까지는 수중발굴 전문가들만 경험해 볼 수 있었던 신비롭고도 역사적인 바다가 이제는 국민에게 활짝 열린다. 「고려난파선 수중발굴 캠프」는 국립해양유산연구소에서 처음으로 시도하는 바닷속 수중발굴 체험 프로그램으로, 고려·조선시대의 난파선 네 척이 잇따라 발견되어 ‘수중유산의 보고(寶庫)’라 불리는 태안 마도해역에 조성된 체험장에서 진행된다. 체험장에는 고려청자 운반선 ‘온누비호(19*6m, 재현선)’와 2천여 점의 청자, 각종 곡물, 공예품 등을 침몰 당시의 모습으로 재현해 놓아 생생한 현장감을 더할 예정이다. 캠프 참가자는 스쿠버다이빙을 10회 이상 경험해 본 국민을 대상으로 하며, 참가 희망자는 9월 2일 아침 10시부터 11일 저녁 6시까지 네이버 폼(https://naver.me/Fc5u8JJO)에 접속하거나, 홍보물 속 정보 무늬(QR코드)를 촬영해 신청할 수 있으며, 뽑는 인원은 모두 32명(하루 8명씩, 4일간)이다. 참가비는 2만 원이며, 선발자(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직무대리 강대금)은 2025 국악아카이브 학술세미나를 연다. <문화예술과 인공지능>이라는 주제로 오는 9월 12일(금) 낮 1시 30분, 국립국악원 예인마루 1층 세미나실에서 열린다. 국악아카이브 학술세미나는 국립국악원 주최로 2007년부터 공연예술 아카이브의 역할, 저작권의 쟁점, 소장자료 연구 등 다양한 주제로 진행되었다. 올해는 열 번째 세미나로 주제발표인 1부에서는 국가정책에 맞춘 문화예술 분야 인공지능(AI) 활용 사례를 공유하고, 인공지능 산출물에 대한 저작권 관련 쟁점을 검토한다. 발표에는 여운승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박진호 고려대학교 연구교수, 양효걸 DOST11 대표, 이철남 충남대학교 교수가 함께할 예정이다. 2부는 자유토론으로 발표자들과 함께 문화예술 현장과 인공지능에 대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논의하고, 미래를 대비하려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국립국악원 아카이브 담당자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문화예술과 인공지능의 미래를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국악아카이브도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을 반영하고자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학술세미나는 누구나 참가할 수 있으며, 참가신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은 오는 9월 6일(토) 저녁 7시, 박물관 옥외뜨락에서 스물아홉 번째 가을날의 뜨락음악회가 열린다. 이번 공연은 나라 안팎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더 뉴바로크 컴퍼니’와 ‘룩스 목관앙상블’ 두 팀을 초청하여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관악과 현악 연주의 아름다운 조화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이 될 예정이다. 더 뉴바로크 컴퍼니는 바로크 음악과 타 예술장르, 학문과의 융복합을 통해 새로운 장르를 시도하고 바로크 바이올린 연주자 최현정을 비롯해 바로크 첼로 장혜진, 하프시코드 최현영이 함께 ‘바로크악기로 듣는 춤과 자연의 소리’를 주제로 일곱 곡을 선보인다. 또한 룩스 목관앙상블은 오보에 손연지, 플루트 김선일, 바순 이준철, 클라리렛 김종철 등 목관악기로 모인 네 명의 연주자가 함께한다. 재즈와 탱고, 익숙한 영화음악 등 시대를 초월하는 다채로운 음악 여섯 곡을 통해 목관악기들의 열정적이고 아름다운 사중주를 연주한다. ‘가을날의 뜨락음악회’는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과 사회적기업 마당(이사장 최동현)이 공동으로 기획해 해마다 선보이고 있는 시민과 함께하는 공연이다. 일상에서 즐기는 공연, 지역문화에 기반을
[우리문화신문=류리수 기자] 새벽에 집을 나서서 비행기를 갈아타며 하루종일 걸려 도착한 곳은 구로베(黒部) 협곡이었다. 그곳의 구로3댐(黒部第三ダム, 1936년 착공, 1940 완공) 가까이에 가서 직접 그 역사를 느껴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재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구로베댐(구로4댐, 1956년 착공, 1963년 완공)은 바로 구로3댐이 건설되었기 때문에 지을 수 있었다. 구로베 우나즈키(宇奈月) 캐년 루트 다만, 구로3댐에 가려면 9월에서 10월 사이 한 달 동안만 들어갈 수 있으며, 숙련된 등산가도 이틀에 걸쳐 도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구로베 협곡에 댐을 건설하기 위해 이용해 온 경로를 <구로베 우나즈키(宇奈月) 캐년 루트>라는 여행상품으로 2024년 6월부터 일반인에게 개방하기로 했다. 공교롭게도 내가 갔을 때는 작년 말에 일부가 지진으로 무너져서 구로3댐까지 가볼 수가 없었다. 구로베 우나즈키(宇奈月) 캐년루트는 도롯코, 엘리베이터, 축전지 기관차, 전용전기버스 등을 타고 우나즈키역(宇奈月駅)에서 구로베댐까지 가는 코스다. 이 코스는 내년 가을 열 예정이라서, 내가 구로3댐에 가장 가까이 가기 위해서는 이 루트의 맨 첫 구간인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컬렉션. 컬렉션 곧 수집의 사전적 의미는 ‘미술품이나 우표, 화폐, 책, 골동품 따위를 모으는 일. 또는 모인 물건들’이다. 이렇게 건조하게만 정의할 수 없는 ‘컬렉션’은 그것을 모으기까지 한 발, 한 발 구도의 길을 걸어간 수집가들의 피와 땀이 응집된 보석함이다. 이 책 《컬렉션의 맛》을 쓴 지은이 김세종은 민화 수집가로 유명하다. 평창아트 대표로 국내 으뜸 민화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도자기나 제기 등 다른 골동들도 많이 소장하고 있다. 2018년 펴낸 이 책은 그가 털어놓는 자신의 수집 철학, 각고의 경험을 통해 깨달은 수집의 미학,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소장 민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그의 수집 철학 가운데 눈길을 끄는 대목 몇 가지를 소개해 본다. 우선 ‘안목의 근육’을 기르려면 가짜 작품에도 많이 속아봐야 한다는 것이다. 수많은 실패 사이에서 허우적대다가 비로소 마주치게 되는 것이 명품이다. 명품을 수집하려면 운도 따라야 하지만, 그사이에 수많은 가짜를 마주하며 길러진 ‘안목의 근육’이 있어야 한다. (p.91) 우연찮은 기회에 조그만 작품을 구입하였다 해도, 누가 작품을 좋지 않게 말하면 이내 작품
[우리문화신문= 이윤옥 기자] 지난 8월 26일(화), 일본 치바현 야치요시 다카츠 (千葉県八千代市高津)에 있는 일본 조동종사원 (曹洞宗寺院)인 관음사(観音寺)에서는 한일 두 나라 시민이 참석한 가운데 아주 뜻깊은 행사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1923년 9월 1일 관동대지진을 틈타 8일(5명), 9일(1명) 조선인이 일본의 자경단(自警團)에 의해 학살되었는데 이들을 위무하기 1985년 세운 종각의 개보수가 필요하여 한일 양국의 시민들이 합심하여 개보수를 마친 기념으로 <조선인 희생자 위령 종루 '보화종루' 개수완공기념식(朝鮮人犠牲者慰霊の鐘楼 「普化鐘楼」 改修完工記念式)>을 연 것이다. 26일 오후 3시부터 관음사 경내의 보화종루(普化鍾樓) 앞에서 거행된 이날 행사는 2부로 나뉘어 진행되었는데 1부의 시작은 관음사 세키 타쿠마(関琢磨) 주지가 보화종루에 꽃을 바치는 개안공양(開眼供養)을 시작으로 조화선 선생의 살풀이춤으로 이어졌다. 이어서 관음사가 자리한 야치요시(八千代市)의 시장 및 다카츠 특별위원회 위원장(高津特別委員会委員長) 등의 인사가 있었고, 한국측 대표로 유라시아문화연대 신이영 이사장의 축사가 이어졌다. 곧이어 개보수된 보화종루 안에 있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는 9월 5일 저녁 7시 30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제258회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정기연주회로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이 연주된다. 다음 ‘클래식백과’에서는 무소륵스키의 대표적인 기악곡으로 손꼽히는 〈전람회의 그림〉에 관해 “선율의 구성이 간결하면서도 대담하고 강건한 표현과 고난이도의 기교로 이루어져 19세기의 가장 독창적인 피아노 음악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다채롭고 신선한 음악을 통해 피아니스트의 기교를 한껏 과시할 수 있는 작품으로, 관현악 편성으로도 자주 연주된다. 여러 작곡가가 이 곡을 관현악으로 편곡했지만, 화려한 색채감을 자아내는 라벨의 편곡이 가장 자주 연주된다.”라고 설명한다. 또한 음악 칼럼니스트 노승림은 “‘전람회의 그림’은 무소륵스키의 시선과 감각으로, 형식의 경계를 과감히 넘나드는 대담한 자유를 펼쳐낸다. 완성과 일탈, 질서와 파격 사이에서 오늘의 무대는 ‘고전’이라는 말의 의미를 다시 묻게 한다. 그 물음은 과거에 대한 찬사가 아니라, 지금 여기에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기도 하다.”라고 말한다. 이날 공연은 라벨 편곡에 의한 무소륵스키, ‘전람회의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