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나라 기자] 신화의 나라 그리스를 배경으로 인문학 여행기가 상상출판(대표 유철상)에서 펴냈다. 2024년 6월 초판 발행된 고전을 들고 떠나는 펠로폰네소스 유랑기 《그리스 인문 기행1》 저자 남기환 작가는 실크로드, 차마고도, 유라시아 대륙횡단과 같은 대장정을 해 왔으며 2012년 가족과 함께한 1년 동안의 유라시아 대륙횡단 여행기 '슬픈 날의 행복 여행' 제작을 시작으로 가야국의 시조 김수로왕의 비 허황옥의 2,000년 전 발자취를 따라 답사 한 역사 이야기 '두마리 물고기 사랑', 자전적 장편소설 '달 쫓는 별'을 펴낸 중견 문학 작가이다. 그리스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펠로폰네소스, 그리스의 섬과 바다 이야기, 그리고 아테네를 중심으로 그리스 본토, 이렇게 그리스 세계를 모두 3권으로 나누어 썼다. '그리스 인문 기행1'은 그 첫 번째 펠로폰네소스 편이다. 펠로폰네소스는 그리스 남부의 반도로 그리스 면적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다. 손바닥 모양과 같은 그리스의 펠로폰네소스 지형의 개괄을 시작으로 코린토스, 미케네, 스파르타, 올림피아와 에피다우로스로 발걸음을 옮긴다. 각 장에서 펼치는 신화는 모두 고전을 근거하여 전개되었고, 여전히 그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얼굴 좋은 것이 (相好) 몸 좋은 것만 못하고 (不如身好) 몸 좋은 것이 (身好) 마음 좋은 것만 못하다 (不如心好) 마음 좋은 사람, 호심인(好心人). 마음 좋은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여러 가지 정의가 있을 수 있겠지만, 김구 선생은 이렇게 생각했다. 무슨 일을 할 때든, 그 일이 ‘곧고 옳은 일인지 잘 판단하고, 실천하며, 또 그 일을 꾸준히 계속하는 사람’. 말은 쉬워도 지키기는 어려운 법. 마음 좋은 사람이 되기란 참 어렵다. 이 책, 현상선의 《나의 소원》은 백범김구기념관에서 펴낸 그림책이다. 김구가 평생토록 추구한 가치, ‘마음 좋은 사람’에 초점을 맞추어 어릴 때의 일화를 풀어낸다. 메시지가 단순한 것 같아도 독자가 ‘나는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를 생각해 보게 한다. 이야기는 ‘창암’이 겪은 일에서 시작한다. 창암은 김구의 어릴 적 이름이다. 창암의 집안은 상민이었다. 그가 살던 해주의 양반들은 뿌리 깊은 선민의식이 배어있어서인지, 상민을 무시하고 천대했다. 창암의 할아버지가 양반들이 쓰는 갓을 쓰자 옆 마을 양반들이 갓을 뺏어 찢어놓기도 했다. 신분의식이 비교적 희미해진 구한말이었는데도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우리가 우주를 이해하는 방식을 바꾼 놀라운 발견들로 떠나는 숨 막히는 시간 여행, 하버드, MIT, 케임브리지 대학 물리학 교수들과 노벨 박물관장이 추천하는 책으로 알려진 이 책은 고전역학에서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을 거쳐 초끈 이론에 이르는 물리학의 역사를 멋지게 풀어냈다. 과학사의 커다란 돌파구들-고전역학, 전자기학, 특수 상대성 이론과 일반 상대성 이론, 양자역학, 양자장 이론, 끈 이론-을 생생하게 전한다. 책 제목은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경구에서 땄다. “자연은 가장 긴 실만을 써서 무늬를 짜므로, 자연이 짠 천의 각각의 작은 조각은 전체 태피스트리의 짜임새를 드러낸다.” 총 일곱 편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작 뉴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막스 플랑크, 닐스 보어, 압두스 살람, 피터 힉스 등의 위대한 발견을 감동적으로 엮어낸다. 과학사의 뼈대를 읽고, 동시에 그 발전을 둘러싼 인물, 문화, 시대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여준다. 인간의 마음이 빚어낸 장엄한 구성물로서의 세계와 과학이라는 숲의 장관을 체험하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30만 년 전 호모사피엔스에서 21세기의 현생 인류까지, 인류가 걸어온 기나긴 여정으로 초대하는 책. 경제학자 오데드 갤로어는 이 책에서 인류의 전 과정을 조망하며 인류 발전 과정 속 드러나지 않은 힘들을 탐구한다. 이 책의 1부는 시간 축을 따라 인류 역사를 다루고 있다. 인류 뇌에서 일어난 진화, 두 차례의 기념비적인 혁명인 신석기혁명과 산업혁명, 인적자본 투자 증대를 통해 맬서스의 빈곤의 덫에서 벗어난 인류의 성장에 대해 설명한다. 2부는 부와 불평등의 기원이라는 주제를 따라 인류의 역사를 고찰한다. 인류의 부와 불평등이 제도적, 역사적, 문화적, 지리적 요인과 더불어 변화해 온 양상을 보여줌으로써 빈부 격차의 수수께끼 풀고 근원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 인류사 전체에 비하면 지극히 예외적인 성장의 시대를 누리고 있는 현생 인류, 인류의 앞날이 궁금한 사람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하지(夏至) - 신성호 뙤약볕이 작열하는 계절 여름이 응큼하게 다가왔다 땀은 절로 배어나고 온몸은 열기로 가득하다 봄을 맞나 싶더니 여름이 멋모르고 달려왔다 그 속에 하지란 절기가 버티고 여름을 알리고 서 있다 겨울의 긴긴밤이 여름의 짧은 밤이 서로를 의식하고 주야를 밀고 당기는 것이 세상 이치에 다 이르니 사계의 돌아감이 자연의 순리로다 어제는 24절기 가운데 열째인 하지(夏至)였다. 조선 헌종 때 정학유(丁學游)가 지은 <농가월령가(農家月令歌)> 가운데 5월령에 보면 “모찌기는 자네 하소 모심기는 내가 함세 / 들깨 모 담뱃 모는 머슴아이 맡아 내고 / 가지 모 고추 모는 아기 딸이 하려니와”라는 구절이 있어 이 무렵이 농촌에서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때임을 말해 주고 있다. 그런데 하지는 양기가 가장 성한 날이면서 이때부터 서서히 음기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날이다. 동지에 음기가 가장 높은 점이면서 서서히 양의 기운이 싹트는 시작점인 것과 같은 이치다. 사람의 삶도 하지와 동지의 음양처럼 비슷한 면이 있다. 삶이 팍팍하여 죽을 것 같지만 어쩌면 이때가 다시 행복한 삶으로 들어가는 시작점인지도 모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여행은 배우고 느끼고 맛보는 과정이다. 도시 인문학자가 소개하는 도시 여행의 다채로운 맛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도시 인문학자 정희섭이 40개국 69개의 도시 속 숨겨진 이야기들을 12개의 주제로 엮어 인문학적인 시선을 바탕으로 풀어내고 있다. 작가는 문화를 읽고 설명하는 단위는 국가가 아니라 도시여야 한다고 말한다. 도시는 하나의 문화를 발원시키는 주체이고 생명체이며, 문화의 다양성을 설명할 수 있는 단위인 것이다. 대도시의 그늘에 가려진 것처럼 보이지만 멋진 이야기들로 가득한 도시들이 많다. 마사이족이 사는 땅 마사이마라, 평화를 갈구하는 선지자의 숨결이 담긴 항구 도시 하이파처럼, 잘 알지 못했던 작은 도시들의 이야기는 흥미롭다. 중간중간 삽입된, “멀리 여행하고, 자주 여행하여, 후회 없이 여행하라”(랄프 월도 에머슨)와 같은 여행 관련 명언들도 여행을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을 더욱더 설레게 한다. 단순히 여러 도시를 여행했던 기록이 아니라 인문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도시의 이야기를 통해 낯선 도시로의 깊이 있는 여행을 꿈꾸어 보면 어떨까?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의 지은이, 그리고 제4대 국립중앙박물관장. 세간에 알려진 최순우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이다. 오늘날 최순우, 라는 이름 석 자는 우리 박물관 역사에 깊숙이 새겨져 있다. 그러나 그의 인생은 굵직한 이력 몇 줄로 쉽사리 설명되지 않는다.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알아보고 알리는 데 온 힘을 기울인 세월이 그만큼 무겁고 두터운 까닭이다. 그래서 이혜숙이 쓴 이 책,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의 아름다움을 전한 혜곡 최순우》는 더욱 반갑다. 책에 실린 최순우의 박물관 외길 인생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인생을 건 한 사람의 열정과 그 열정이 빚어낸 열매에 잔잔한 감동을 하게 된다. 그와 문화유산과의 인연은 송도고보 5학년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개성에 살던 그는 송도고보 5학년 여름방학 때,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빼어난 감식안으로 이름난 우현 고유섭을 만나 스승과 제자의 인연을 맺는다. 고유섭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겨레 문화를 알리고 긍지를 심어 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우쳐 주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문학청년이었던 최순우에게 이런 격려는 천군만마와 같았다. 가난한 집안 형편으로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세상이 커다란 책과 같다면 여행은 그 책을 읽는 모험”이라는 책 표지의 멋진 문구가 시선을 끈다. 『나의 문학 답사 일지』는 국문학자 정병설 교수가 대한민국 곳곳을 탐방하며 문학과 역사의 자취를 추적한 여행기이자 문학 안내서이다. 저자는 『춘향전』의 남원, 『탁류』의 군산 등 문학 작품의 배경이 되는 장소를 탐방하며, 작품 속 장면을 생생히 그려내는 묘사와 상상력으로 독자를 깊이 있는 여행의 세계로 이끈다. 이 책에는 여행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저자의 지혜로운 통찰이 녹아있다. 저자는 여행할 때 눈앞의 것만 보지 말고 역사와 당대의 풍경을 마음으로 재현해 볼 것을 권한다. 또한, 그전의 여행은 어찌 되었든 돌아올 때의 내가 출발할 때의 나와 조금이라도 달라져 있다면 그 여행은 성공한 여행이라 말한다. 문학에 대한 열정과 성찰이 돋보이는 이 책은 여행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줄 것이다. 다가오는 여름,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그 지역과 관련된 문학 작품 한 편쯤 찾아 읽어 보면 어떨까. 여행에 재미와 깊이를 더 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초여름[初夏] - 곽예(郭預) 天枝紅卷綠初均(천지홍권록초균) 가지마다 꽃이 지자 신록이 한창인데 試指靑梅感物新(시지청매감물신) 푸른 매실 맛을 보니 감흥이 새로워 困睡只應消晝永(곤수지응소주영) 긴 낮을 보내기는 곤한 잠이 제일인데 不堪黃鳥喚人頻(불감황조환인빈) 꾀꼬리가 수시로 날 찾으니 어찌하리오 평상(平床)은 솔바람을 맞으며, 책을 읽고 바둑을 둘 때 또는 낮잠을 잘 때 쓰는 것으로 대청이나 누(樓)마루에 놓여 있었다. 기다란 각목(角木)이 일정 간격으로 벌어져 있어 통풍이 잘되므로 여름철에 제격인데 두 짝이 쌍으로 된 평상은 올라서는 곳에 난간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조선 전기 방랑의 천재 시인이면서 생육신의 한 사람이었던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은 산중에 열 가지 경치를 말했는데, 그 가운데는 평상 위에서 글 읽는 것도 들어 있다. 조선 후기 선비 화가 윤두서(尹斗緖)가 그린〈수하오수도(樹下午睡圖)〉에는 여름철 시원한 나무 그늘에 평상을 놓고 낮잠을 즐기는 사람이 보인다. 또 단원 김홍도(金弘道, 1745~1806?)가 그린 〈삼공불환도(三公不換圖)〉에도 사랑채 대청마루에 평상을 놓고, 그 위에 누
[우리문화신문=김상아 음악칼럼니스트] 이게 아닌데 꽃구경은 실컷 할 것 같았습니다 밭 갈고 봐야지 씨감자 놓고 허리 펴야지 하다가 꽃 지며 봄이 갑니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별구경은 밤마다 할 줄 알았습니다 이골만 매고 마쳐야지 저것만 치우면 끝내야지 하다가 별은커녕 목 한번 못 젖혔어도 은하수는 흘러만 갑니다 이게 아닌데 이게 아닌데 천렵(川獵) 한번 못한 채 여름이 왔다 가고 단풍 산길 한번 못 걸었는데 어느새 낙엽 지고 겨울 옵니다 눈 푹 빠지면 책에 덮이고 글줄깨나 써보려 했건만 나무하고 돌담 쌓는 사이 눈 녹으며 푸성귀 돋습니다 이게 아닌데헤 이게 아닌데헤 그렇다지요 농군의 일은 밥숟갈 놓아야만 끝난다지요 그렇더라지요 시골살이가 맘대로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 갈 즈음 반철학자(半哲學者)가 되어 있더라지요 에헤헤헤 으야야야 이게 아닌데헤이 이게 아닌데 어허! 장선생 그러다 피 게우겠소 * 이 시는 장사익의 <이게 아닌데> 노래를 듣고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 쓴 시다. ‘국민 소리꾼’ 장사익은 1949년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광천중, 선린상고, 명지대를 나왔다. 고교 졸업 직후부터 태평소를 비롯한 피리 종류의 악기는 거의 다 섭렵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