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乍晴乍雨雨還晴(사청사우우환청) 잠깐 갰다 금새 비 오고 비 오다 다시 개니 天道猶然況世情(천도유연황세정) 하늘의 도도 오히려 그러하거늘 하물며 세상의 정이야 譽我便應還毁我(예아편응환훼아) 나를 칭찬하는가 했더니 곧 다시 나를 비난하고 逃名却自爲求名(도명각자위구명) 이름을 피하는가 하면 도리어 이름을 구하네 花開花謝春何管(화개화사춘하관) 꽃이 피고 꽃이 진들 봄이 무슨 상관이며 雲去雲來山不爭(운거운래산부쟁) 구름 가고 구름 옴을 산은 다투지 않도다 寄語世上須記憶(기어세상수기억) 세상에 말하노니 모름지기 기억하라 取歡無處得平生(취환무처득평생) 어디서나 즐겨함은 평생 득이 되느니라 이 시는 매월당(梅月堂) 김시습(金時習, 1435~1493)이 지은 <잠깐 갰다 금세 비 오고(乍晴乍雨-사청사우)>란 제목의 한시다. 최근 우리나라의 날씨는 한 언론에 “사흘째 전국 비…내일까지 최대 300㎜ 물벼락”이란 제목이 말해주듯 온 나라가 큰물로 난리를 치르고 있다. 오죽하면 ‘극한호우’란 어려운 한자말까지 쓸까? 이번 큰물로 온 나라엔 많은 재산 피해가 났음은 물론 안타깝게 인명 피해까지 일어났다. 그런데, 곳에 따라 물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은 초복(7월 20일)을 맞아 우리 고유의 토종닭 상표(브랜드) ‘우리맛닭’을 활용한 삼계탕 요리법 3종을 소개했다. 삼계탕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대표적인 여름철 보양식이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닭고기와 인삼이 오장을 보호하고 부족한 양기를 보충하는 효능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19세기 말 집필된 조리서 《시의전서(是議全書)》에는 삼계탕의 원형으로 추정되는 ‘연계탕(어린 닭을 삶은 탕 요리)’ 조리법이 실려있다. ‘우리맛닭’은 농촌진흥청이 맛 좋은 계통, 성장이 빠른 계통, 알을 잘 낳는 계통을 선별 교배해 개발한 토종닭 상표(브랜드)다. 일반 육계에 견줘 콜라겐 함량이 높고, 맛을 내는 아미노산이 풍부해 깊고 진한 삼계탕을 만드는 데 적합하다. 2023년부터 민간 주도형 보급 체계로 전환해 민간 종계장 2곳(소래축산, 한협원종)에서 전국에 ‘우리맛닭’ 씨닭을 분양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우리맛닭’의 특성을 살려 누구나 입맛에 맞고 건강하게 먹을 수 있는 삼계탕 3종을 개발했다. 전통적으로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진 식재료들을 골랐지만, 조리 뒤 효과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건강미인삼계탕= 검정콩,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새벽에 비가 내렸는지 땅이 젖어 있었습니다. 지나가는 수레 가운데 젖어 있는 수레가 있는 걸로 봐서 다른 곳에서 비를 맞고 온 것 같았습니다. 온 나라에 비가 올 거라고 합니다. 곳에 따라 많이 오는 곳도 있을 거라고 하지만 아무 어려움 주지 않고 잘 내렸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오늘 알려드릴 토박이말은 '해뜩발긋'입니다. '해뜩발긋' 이 말을 처음 보시는 분들이 많을듯 한데, 처음 보시고 어떤 느낌이 드시고 또 어떤 뜻일 것 같으신지요? '뭐 이런 말도 있었어?'라는 생각을 하시는 분도 계실 것 같습니다. 얼른 뜻을 어림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는데 어제 알려드린 '해뜩'이라는 말을 떠올려 보시면 조금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해뜩'이 가진 세 가지 뜻 가운데 '흰 빛깔이 다른 빛깔 사이에 섞여 있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는 뜻이 있었습니다. 이와 이어지는 말이 바로 '해뜩발긋'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조금 하얗고 발그스름한 모양'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고 '고려대한국어대사전'에는 '빛깔이 조금 희고 발그스름한 모양을 나타내는 말'이라고 풀이를 하고 있습니다. 저는 '고려대한국어대사전' 풀이가 더 마음에 드는데 여러분은 어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산림청 국립수목원(원장 임영석)은 광복 80돌을 맞아, 일제강점기 조선시대 금강산의 자연과 식물을 담은 100년 전 사진을 국민에게 공개한다고 밝혔다. 국립수목원이 이번에 공개하는 자료들은 지난 6월 하버드대학교 아놀드수목원과 LOI(의향서)를 교환한 뒤, 이를 바탕으로 사진 및 기록자료를 확보한 것이다. 사진 자료들은 일제강점기인 1917년과 1918년 미국 하버드대학교 아놀드수목원의 식물탐험가 어니스트 헨리 윌슨(E.H. Wilson)이 금강산을 포함한 한반도 전역을 조사하며 남긴 것으로, 당시 금강산의 식생과 경관은 물론, 절 등 문화재와 사진 속 인물의 모습까지 생생히 담고 있다. 금강산 명소인 귀면암, 구룡폭포, 표훈사, 장안사 등을 찍은 사진들은 오늘날 자유로운 접근이 어려운 북한 산림의 역사적 단면을 보여주는 소중한 사료로, 최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오른 금강산의 값어치를 더욱 뚜렷하게 증명해 준다. 특히, 당시 노트에서 윌슨은 “금강산은 거대한 화강암 덩어리이며, 이 멋진 풍경 속에 많은 절들이 있다. 식물군은 가파른 절벽에 소나무와 전나무가 박혀있다.” 등으로 기록하고 있어, 100년 전 금강산의 생태적 특징을 더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수원시(시장 이재준)가 광복 80돌을 기려 시민ㆍ공직자를 대상으로 ‘찾아가는 수원독립운동 역사 특강’을 연다. 특강은 7월 22일 낮 2시 권선구청 대강당에서 시작해 25일 저녁 4시 팔달구청 대강당, 8월 8일 저녁 4시 영통구청 대강당, 8월 26일 저녁 4시 장안구청 대강당에서 이어진다. 박환(고려학술문화재단 이사장) 전 수원대 사학과 교수가 수원 지역 3.1만세운동의 전개 과정과 특징, 독립운동의 역사적 의의, 수원 독립운동가(필동 임면수, 민족 대표 48인 김세환 등)의 활동사 등을 소개한다. 8~9월에는 이동근 수원박물관 학예팀장, 한동민 화성시독립기념관 사업소장이 유관 기관을 찾아가 수원독립운동을 주제로 특강을 할 계획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광복 80돌을 기려 각계각층 시민, 단체, 공무원 등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역사 특강을 열어 수원의 독립운동 역사를 널리 알리고, 시민들이 진정한 광복의 의미를 되새길 기회를 마련할 것”이라며 “수원독립운동의 역사적 가치와 의미를 많은 시민이 공유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수원시는 광복 80돌을 맞아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수원박물관은 3월 1일부터 광복 80돌 기
[우리문화신문=성제훈 기자] 농촌진흥청이 가루쌀(‘바로미2’)을 주재료로 만들 수 있는 빵ㆍ과자 조리법(레시피)을 엮은 첫 번째 책을 펴냈다. 2017년부터 해마다 10~11월 사이에 열리는 ‘우리쌀빵 기능경진대회’ 수상작 모음집이다. 가루쌀(‘바로미2’)에 다양한 우리 농산물을 곁들여 만든 구움 과자(피낭시에, 마들렌, 파운드케이크 등), 건강빵, 조리빵 등 모두 70여 개 조리법을 담았다. 제과ㆍ제빵에 관심 있는 누구나 쉽게 이해하고 따라 만들 수 있도록 재료, 정확한 계량, 조리 순서를 실었다. 농촌진흥기관 등 유관 기관에 배부했으며, 농촌진흥청 농업과학도서관(https://lib.rda.go.kr) 누리집에서 《가루쌀 제과·제빵 레시피북》으로 검색해 전자책으로 내려받아 볼 수 있다. (사)대한제과협회와 함께 여는 우리쌀빵 기능경진대회는 수입 밀가루 대체 우리 쌀가루의 소비자 인지도를 높이고, 참신한 제품 발굴과 홍보로 쌀 소비를 촉진하는 데 목적이 있다. 해마다 협회 회원 40여 명이 참가해 맛, 예술성, 독창성, 대중성 등을 고루 갖춘 수준 높은 가루쌀 빵ㆍ과자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회까지 모두 218명의 수상자가 나왔다. 2017~201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국립중앙도서관(관장 김희섭)은 한국 창작자들의 국제적 인지도 제고와 창작물 이용 활성화를 위해 ISNI-KOREA 플랫폼(nl.go.kr/isni/)을 개편하여 7월 18일 새롭게 선보인다고 발표했다. 국제표준이름식별자(International Standard Name Identifier, 이하 ISNI)는 문학, 학술, 음악, 미술, 영화, 방송 등 다양한 분야의 창작·제작·실연과 관련한 개인과 단체에 부여*하는 16자리 국제표준식별번호이다. * ’25. 6월 현재 ISNI-KOREA 총 1,546,622건(개인명 1,408,844건, 단체명 137,778건) 세계 여러 기관의 창작자와 창작물 정보를 한 번에 확인 새로운 디자인으로 선보이는 ISNI-KOREA 플랫폼에서는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한강의 ISNI ‘0000 0000 5453 7103’,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ISNI ‘0000 0001 2148 0566’ 등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창작자 고유 번호를 활용하여 미국의회도서관, 위키데이터, 뮤직브레인즈 등 세계 여러 기관이 관리하는 창작자와 창작물 정보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창작자와 관련된 여러 주제어를
[우리문화신문=이나미 기자] 해남군 땅끝순례문학관이 전시 재단장을 마치고, 새 모습으로 관람객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땅끝순례문학관은 해남읍 연동마을 고산유적지 가까이에 있는 1,484㎡ 규모의 공립문학관으로 해남군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문학관은 1년여 동안 전시 공간 재구성 및 환경 개선, 신규 전시물 제작ㆍ설치 등 재단장 공사를 거쳐 지난 7월 1일부터 새롭게 개관했다. 이번 재단장은 한옥의 외형은 유지하면서도 내부공간은 완전히 새롭게 조성한 것이 특징이다. 문학관 로비에 들어서면서부터 초록빛의 외부 조경을 그대로 옮긴 듯 편안하고 세련된 식물 실내장식과 톡톡 튀는 색감의 디자인 가구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로비에는 해남 문학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영상실을 별도로 구성해 전시 관람전 배경지식을 쌓을 수 있다. 이어지는 전시공간은 곡선형 진입로를 지나 해남 대표 시인 4인의 특색을 살린 전시실로 연결된다. 대표적인 해남 출신 현대시인 이동주, 박성룡, 김남주, 고정희 시인의 전시실은 각각 개별 공간으로 구성돼 관람객이 선택적으로 둘러볼 수 있다. '전통과 정한의 시인' 이동주실은 한옥 모형과 대표시 '강강술래'의 영상 콘텐츠가 상시 상영되고, 박성룡
[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대체로 고귀함은 천함을 근본으로 하고 높은 것은 낮은 것을 근거로 합니다. 그래서 예로부터 통치자는 스스로를 고인(孤人. 어리석은 사람), 과인(寡人,모자라는 사람), 불곡인(不穀人,곡식을 번창하게 못 하는 사람)이라 불러 스스로 자기의 고귀함이 낮은 것, 천한 것을 기초로 해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항상 자각하고 있었습니다. 통치자가 이런 모습은 천한 것을 근본으로 삼고 단순한 겸손을 넘어, 권력의 근원이 백성에게 있음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살다 보면, 별것도 아닌 몇 줌이 되지도 않는 명예인데 이 명예를 지키려다 더 큰 것을 잃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그러니 옥같이 빛나는 복덕을 추구하지 말고 구슬처럼 빛나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그냥 순수한 돌처럼 소박해야 하지요. 빛이 난다는 것은 하나의 방향으로 무엇인가 드러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입니다. 정말 좋은 사람은 빛나되 그 빛이 다른 먼지들과 조화를 이루어 눈부시지 않은 사람입니다. 우리는 흔히 높은 곳에 오르고, 많은 것을 소유하고, 빛나는 존재가 되기를 꿈꿉니다. 하지만 진정한 고귀함은 낮은 곳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빛나는 보석도 어둠 속에서 더욱 빛나
[우리문화신문=안동립 기자] # 열하일기를 따라서, 답사 3일 차 일자 : 2025년 4월 21일(월요일), 이동 거리 156km 숙박 : 심양톈룬위에즈호텔(沈阳天润悦致酒店, 024-3151-9899) 연암은 1780년 7월 8일, 요양(遼陽)에 들어서며 눈 앞에 펼쳐진 드넓은 요동 벌판을 마주하고, 그 감회는 「호곡장론(好哭場論)」에 잘 담겨 있습니다. “好哭場! 可以哭矣”(호곡장 가이곡의) 아! 참 좋은 울음 터로다 가히 한 번 울만하구나 “어머니의 태중에 있을 때 캄캄하고 막혀서 갑갑하게 지나다가, 갑자기 넓고 훤한 곳에 터져 나와 손을 펴고 발을 펴매 그 마음이 시원할 것이니, 어찌 한마디 참된 소리를 내어 제멋대로 외치지 않으리오. 이제 요동 벌판에 와서 여기서부터 산해관까지 1천2백 리 사방에 도무지 한 점의 산도 없이 하늘 끝과 땅 변두리가 맞닿은 곳이 아교풀[膠]로 붙인 듯, 실로 꿰맨 듯, 고금에 오가는 비구름만 창창할 뿐이니, 이 역시 한바탕 울어볼 만한 곳이 아니겠소.” 제가 요동 벌판을 몇 번 답사 왔지만, 역사 유적지를 찾아 이 넓은 들판을 이리저리 달리다 보면, 버스에 시달리고 지쳐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조차 모를 때가 많았습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