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문화체육관광부 도종환 장관은 누리집 인사말에서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가 숨 쉬는 대한민국을 실현하기 위하여 문화, 예술, 체육, 관광, 콘텐츠, 종교, 미디어, 홍보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또 “일상의 삶에서 문화를 즐기고 느낄 수 있는 정책으로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여 나가겠습니다.”라고 다짐합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 누리집 가운데 <문화광장>을 보면 과연 이 말이 제대로 실천되고 있는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습니다. 특히 <문화예술공연>을 소개하는 마당에 들어가면 맨 처음 세 개 꼭지가 소개되는데 처음이 2018년 1월 15일 시작하여 2019년 2월 1일까지 열리는 연극 “더하우스”가 있고, 이어서 2018년 9월 7일 시작하여 9월 21일까지 열리는 전시 “안양, 오늘의 온도”, 2018년 7월 13일부터 9월 16일까지 열린 전시 “제나할러웨이-워터베이비전”가 보입니다. 그런데 하나 같이 개막한 지 한참 지났거나 이미 끝나기 직전인 것들입니다. 그렇다고 대한민국문화예술공연을 대표하는 것인지도 알 수 없는 것들이 머리에 소개된 것입니다. 그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 JTBC-TV 아침 뉴스에서 한 기자는 “땅이 꺼지는 지반침하 현상이 생겼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땅꺼짐 현상이 생겼습니다.”라고 하면 될 것이었습니다. 굳이 “지반침하”라는 한자말을 쓰려는 잘난 채가 아니면 쓸 까닭이 없는 말이 아닐까요? 언론에서는 이 “땅꺼짐”을 “지반침하”를 넘어 “씽크홀(Sinkhole)”이란 영어까지 씁니다. 여기서 “Sinkhole”을 영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석회암 대지(臺地)의 우묵 팬 땅”이라 설명해놨습니다. 그런데 지금 뉴스에 나오는 현상들이 모두 석회암 땅만은 아닐 것입니다. 또 “지반침하(地盤沈下)”는 국어사전에서 “지반이 서서히 내려앉는 현상”라고 풀이합니다. 이에 반해 “땅꺼짐”은 국어사전에는 없고, <오픈사전(독자가 직접 단어를 정의하고 풀이하며 설명할 수 있게 해둔 사전)>에만 “‘땅꺼짐’은 ‘싱크홀(Sinkhole)’의 순화어다. 이와 비슷한 외래어인 ‘돌리네’(Dolineㆍ독일어에서 흘러든 낱말)‘와 ’함몰 구멍"(陷沒-)도 있다.”고 친절하게 설명해놓았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치고 “땀꺼짐”을 이해하지 못할 사람이 있을까요? 또 ‘땅꺼짐’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오늘은 우리나라가 일제의 속박에서 벗어나 해방이 된 광복절 제73돌이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에서는 광복절 행사를 하기에 여념이 없다. 그래야 마땅한 것이 아니던가? 그런데 요 며칠 뉴스를 도배하는 것은 태극기와 관련된 행사 일색이다. 얼핏 검색을 해보아도 “인천 계양구, 태극기 나눠주기 행사 성료”, “진천군, 광복절 맞이 나라사랑 태극기달기 운동 추진”, “광양시, 제73주년 광복절 태극기 게양으로 나라사랑 실천”, “제주시, 제73주년 광복절맞이 태극기 달기 캠페인 행사 전개”, “남해군, 광복절 태극기 달기 운동” 같은 뉴스 제목을 쉽게 볼 수 있다. 표현만 조금씩 다를 뿐 거의 같은 것으로 차별화된 좀 더 의미 있는 행사를 찾기는 정말 어렵다. 물론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태극기를 달고 기뻐하는 일이야 당연히 잘못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거의 모든 지자체가 한결같이 태극기 관련 행사에 머문다는 것은 광복절을 맞기 까지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피와 땀이 서려 있음을 잊은 너무 안이한 태도가 아닐까? 우리가 익히 알다시피 독립운동가들은 목숨을 내놓고 싸웠다. 김향화, 변매화, 문재민, 옥운경 등 온 나라 수많은 기생들도 뛰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마을에 문자 쓰기를 몹시 좋아하는 선비가 살았다. 어느 날 처가에 가서 자는데 밤중에 범이 와서 장인을 물어 갔다. 집안에 사람이라고는 장모와 내외뿐인 터이라, 어쩔 수 없이 선비가 지붕에 올라가 소리쳐 마을 사람을 불러 모았다. '원산대호가 근산 래하야 오지장인을 칙거 남산 식하니 지총지자는 지총 래하고 지창지자는 지창 래하소! 속래 속래요!' 이렇게 고함을 질렀다. '먼 산 큰 범이 와서 우리 장인을 앞산으로 물고 갔으니 총을 가진 사람은 총을 들고 나오고 창을 가진 사람은 창을 들고 나오십시오! 어서요. 어서!' 뜻인즉 이렇지만 알아들을 사람이 아무도 없으니 누가 총이며 창을 들고 뛰어나올 것인가?” 책 《말 꽃 타령, 지식산업사, 2006》에서 김수업 선생은 문자 쓰기를 좋아하는이른바 지식인들을 이렇게 꼬집었다. 어디 그뿐이랴? 선생은 찔레꽃, 살구꽃, 복숭아꽃은 물론 불꽃, 눈꽃, 꽃구름, 꽃수레까지 우리 겨레는 아름답고 종요로운 것을 “꽃”이라 불러왔다는 것을 깨달았고, 그래서 “문학”이 아닌 “말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문학”이란 말도 원래 있던 말이 아니고 근대에 새로 만들어진 말인데 뜻도 맞지 않는 “
[우리문화신문=김영조 발행인] 문화재청 세종대왕유적관리소는 오는 15일 아침 11시에 경기도 여주 세종대왕 영릉(英陵)에서 세종대왕 탄신 621돌을 기리는 숭모제전(崇慕祭典)을 봉행한다고 밝혔다. 문화재청에 따르면 “숭모제전은 우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성군으로 추앙받고 있는 세종대왕의 탄신일(양력 5.15./음력 4.10.)을 맞아 뛰어난 통솔력을 바탕으로 한글 창제를 비롯하여 국방, 과학, 예술 등 여러 방면에서 훌륭한 업적을 남긴 세종대왕을 기리는 행사다. 특히, 올해는 세종대왕께서 즉위하신지 60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여 행사의 의미가 더욱 특별하다.”라고 말한다. 이날 행사는 ▲ 초헌관(初獻官, 영릉봉양회장)의 분향(焚香, 향을 피움)과 헌작(獻爵, 술잔을 올림), ▲ 축관(祝官)의 축문 낭독, ▲ 대통령을 대신한 문화재청장의 헌화(獻花)와 분향의 순서로 진행된다. 숭모제전 행사 외에도 세종대왕역사문화관 기획전시실에서는 ‘세종대왕이 사랑한 학자들’(5.1.~7.1.) 특별전이 개최되고 있어 보물 제1405호 비해당소상팔경시첩(匪懈堂瀟湘八景詩帖)을 비롯하여, 성삼문, 신숙주, 정인지 등 세종이 아꼈던 집현전 학자들의 글씨와 초상화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인] “‘잘생긴다, 못생긴다’ 현실적으로 동사라는 게 말이 안 되잖아요. 움직임을 나타내는 것도 아니고 상태인데... 도대체 무슨 근거로 형용사들을 동사라 하시는 건가요” 국립국어원 ‘나도 한 마디’ 꼭지에 한 누리꾼이 올린 의견이다. 이는 최근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낡다’, ‘못나다’, ‘못생기다’, ‘잘나다’, ‘잘생기다’ 등 5개 낱말의 품사가 그림씨(형용)사에서 움직씨(동사)로, ‘빠지다’, ‘생기다’, ‘터지다’ 등 3개 어휘의 품사가 보조 형용사에서 보조 동사로 변경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국립국어원은 “‘잘생기다’ 등 형용사의 품사 변경에 대한 안내”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품사는 단어의 문법적 특성(문장에서의 기능, 형태적 특성)을 기준으로 분류합니다. 이에 따르면 동사와 형용사는 문장에서 서술어 역할을 하며 어미가 붙어 모양이 변하므로 함께 ‘용언’이라 불립니다. 그러나 동사와 형용사는 동작을 나타내느냐 상태를 나타내느냐의 차이도 있고, 또 대개는 활용 양상에서도 차이를 보여, 이 활용 양상의 차이(형태적 특성)를 기준으로 구분되어 왔습니다. 그런데 용언 중에는 활용을 거의 하지 않아 동사인지 형용사인지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어제 경향신문은 “추석선물 특집”이란 기사를 올렸다. 그러면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마음만큼만 전하세요.”라고 한다. 여기서 아쉬운 것은 “한가위”라는 우리의 좋은 말이 있는데도 추석(秋夕)이라는 한자말을 쓴 것이다. 한술 더 떠 유한양행은 추석을 한자로 썼다. 물론 일동제약처럼 온전한 우리말 "한가위"라고 쓴 광고도 보인다. 그런데 우리의 삶 속에 아직 “한가위” 보다는 “추석”이 대세다. 특히 우리말 사랑에 앞장서야할 정부와 언론이 여전히 “추석”을 즐겨 쓰고 있으니 참 안타깝다. 추석이라는 말은 5세기 송나라 학자 배인의 《사기집해(史記集解)》에 나온 “추석월(秋夕月)”이란 말에서 유래한다. 여기서 “추석월”의 뜻은 천자가 가을 저녁에 달에게 제사를 드린다는 뜻이었으니 우리의 명절과 잘 맞지 않는 말이고, 더구나 중국 사람들조차 이 말을 거의 쓰지 않는다. 그에 견주면 “한가위”는 뜻과 유래가 분명한 우리 토박이말이다. “한가위”는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또 '가위'라는 말은 신라에서 유래한 것인데 다음과 같은 《삼국사기》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인]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1965년 청소년 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RCY)가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날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한 이후에 모두가 따라하는 것이다. 한글을 만들어주신 세종대왕이야말로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라는 뜻이지 않을까? 그런데 이날이 스승의 날임은 누구나 알지만 우리 겨레의 가장 위대한 스승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날인지는 잘 모른다. 《세종실록》 총서에 보면 “태조 6년 정축 4월 임진에 한양 준수방(俊秀坊) 잠저(潛邸)에서 탄생하였다.”라고 나온다. 세종대왕의 이름은 "도(祹)이고, 시호는 장헌(莊憲)으로 서기로는 1397년 5월 15일 태종과 원경왕후(元敬王后) 민씨(閔氏)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럼 태어난 곳 준수방은 지금의 어디일까? 준수방은 현재 종로구 통인동, 옥인동 일대로 경복궁 서쪽문인 영추문길 맞은편 의통방 뒤를 흐르는 개천 건너편인데, 청운동을 흘러내리는 한줄기 맑은 물과 옥인동으로 내려오는 인왕산 골짜기의 깨끗한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다. 현재는 경복궁 전철역에서 북쪽으로 200여 m쯤 가면 길가에 초라하게 “준수방터”라는 표지석 하나만이 달랑 있다. 별로 행적이 없는 사람들도 생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에 300자 내에서 한자를 표기할 수 있게 한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초등 교과서 한자 표기 기준'을 마련해 2019년부터 적용한다는 것이다. 표기 기준은 단원의 주요 학습 용어에 한해서 교과서 집필진과 심의회가 한자의 뜻이 용어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경우 한자를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표기하는 한자는 미리 선정한 한자 300자 내로 제한되며 교과서의 밑단이나 옆단에 한자와 음, 뜻을 모두 제시한다고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5학년 과학의 '태양계와 별' 단원에서 '항성'의 경우 '항상 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한자가 도움이 되는 만큼 밑단이나 옆단에 '항성(恒星) : 항상(恒, 항상 항) 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星, 별 성)'같은 식으로 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 처럼 '집 우'(宇), '집 주'(宙)라는 한자가 용어의 뜻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표기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일반 국민의 말글생활에 있어 무엇을 그 바탕으로 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 방향이다. 세종대왕, 모든 백성의 쉬운 말글생활을 위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어제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가결되었다. 그것도 ‘겨우’가 아닌 ‘압도’적인 표차였다. 234 대 56, 결과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을 지탱해왔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은 탄핵에 찬성했다. 그런데 여야당 국회의원 모두 표결 내내 조용하고 침통한 모습이었다. 언론은 이를 보면서 12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하던 때와 견주는 모습에도 열을 올렸다. 당시는 새벽부터 표결까지 난투극과 육탄전이 벌여졌고, 국회의장은 국회 경위를 동원해 의장석을 점거한 의원들을 끌어냈다. 그리고 탄핵안이 가결되자 탄핵파 의원들은 만세삼창을 불렀고, 반대파 의원들은 통곡을 했다. 그때와 지금의 탄핵안 표결 장면이 어찌 이리 다른 모습일 수 있을까? 언론들은 당시 헌법재판소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위법 사실이 중대하지 않다며 기각했음을 상기시킨다. 그런데 그보다 더 엄중한 것은 이번 탄핵이 국민 80% 가량이 찬성했을 만큼 대통령의 위법에 대해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했고, 분노한 국민이 촛불시위로 그 분노를 명백히 표출한 탓이 크다고 진단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은 촛불시위 정국을 지나며 정말 무섭고 위대한 힘을 보여줬다고 하지 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