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인] 오늘은 스승의 날이다. 1965년 청소년 적십자 중앙학생협의회(RCY)가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날인 5월 15일을 '스승의 날'로 정한 이후에 모두가 따라하는 것이다. 한글을 만들어주신 세종대왕이야말로 우리의 영원한 스승이라는 뜻이지 않을까? 그런데 이날이 스승의 날임은 누구나 알지만 우리 겨레의 가장 위대한 스승 세종대왕이 태어나신 날인지는 잘 모른다. 《세종실록》 총서에 보면 “태조 6년 정축 4월 임진에 한양 준수방(俊秀坊) 잠저(潛邸)에서 탄생하였다.”라고 나온다. 세종대왕의 이름은 "도(祹)이고, 시호는 장헌(莊憲)으로 서기로는 1397년 5월 15일 태종과 원경왕후(元敬王后) 민씨(閔氏)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다. 그럼 태어난 곳 준수방은 지금의 어디일까? 준수방은 현재 종로구 통인동, 옥인동 일대로 경복궁 서쪽문인 영추문길 맞은편 의통방 뒤를 흐르는 개천 건너편인데, 청운동을 흘러내리는 한줄기 맑은 물과 옥인동으로 내려오는 인왕산 골짜기의 깨끗한 물줄기가 합쳐지는 곳이다. 현재는 경복궁 전철역에서 북쪽으로 200여 m쯤 가면 길가에 초라하게 “준수방터”라는 표지석 하나만이 달랑 있다. 별로 행적이 없는 사람들도 생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2019년부터 초등학교 5∼6학년 교과서에 300자 내에서 한자를 표기할 수 있게 한다고 교육부는 밝혔다. '초등 교과서 한자 표기 기준'을 마련해 2019년부터 적용한다는 것이다. 표기 기준은 단원의 주요 학습 용어에 한해서 교과서 집필진과 심의회가 한자의 뜻이 용어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경우 한자를 표기할 수 있도록 했다. 표기하는 한자는 미리 선정한 한자 300자 내로 제한되며 교과서의 밑단이나 옆단에 한자와 음, 뜻을 모두 제시한다고 한 것이다. 예를 들어 초등학교 5학년 과학의 '태양계와 별' 단원에서 '항성'의 경우 '항상 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이라는 용어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한자가 도움이 되는 만큼 밑단이나 옆단에 '항성(恒星) : 항상(恒, 항상 항) 같은 곳에서 빛나는 별(星, 별 성)'같은 식으로 표기할 수 있다. 그러나 '우주' 처럼 '집 우'(宇), '집 주'(宙)라는 한자가 용어의 뜻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에는 표기하지 않도록 했다. 그러나 이는 일반 국민의 말글생활에 있어 무엇을 그 바탕으로 해야 하는지 생각하지 않는 방향이다. 세종대왕, 모든 백성의 쉬운 말글생활을 위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어제 국회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은 가결되었다. 그것도 ‘겨우’가 아닌 ‘압도’적인 표차였다. 234 대 56, 결과를 보면 박근혜 대통령을 지탱해왔던 새누리당 의원들의 반은 탄핵에 찬성했다. 그런데 여야당 국회의원 모두 표결 내내 조용하고 침통한 모습이었다. 언론은 이를 보면서 12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안을 표결하던 때와 견주는 모습에도 열을 올렸다. 당시는 새벽부터 표결까지 난투극과 육탄전이 벌여졌고, 국회의장은 국회 경위를 동원해 의장석을 점거한 의원들을 끌어냈다. 그리고 탄핵안이 가결되자 탄핵파 의원들은 만세삼창을 불렀고, 반대파 의원들은 통곡을 했다. 그때와 지금의 탄핵안 표결 장면이 어찌 이리 다른 모습일 수 있을까? 언론들은 당시 헌법재판소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위법 사실이 중대하지 않다며 기각했음을 상기시킨다. 그런데 그보다 더 엄중한 것은 이번 탄핵이 국민 80% 가량이 찬성했을 만큼 대통령의 위법에 대해 국민의 분노가 극에 달했고, 분노한 국민이 촛불시위로 그 분노를 명백히 표출한 탓이 크다고 진단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 국민은 촛불시위 정국을 지나며 정말 무섭고 위대한 힘을 보여줬다고 하지 않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하야 하야 하야 하야하여라 박근혜는 당장 하야하여라“ 광화문 촛불집회 현장에서 떼창으로 불려지는 하야가다. 200만 명이 부르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선포하는 온 국민의 외침이다. 준엄한 명령이다. 이 엄청난 사람들이 모였음에도 한 건의 불상사도 없다. 이런 성숙한 국민 수준을 얕잡아 보는 정치권은 무엇이냐? 어느 정치인은 촛불은 꺼질 수도 있다고 했지만 그 촛불은 보란 듯이 더욱 많이 더욱 찬란하게 타오른다. 아니 촛불이 아니라 횃불이 되어 타오르고 있다. 남녀노소가 없다. 머리가 허연 어르신은 물론아빠의 목마를 탄 어린이까지 촛불집회장은 분노의 표출이자 잔치마당이었다. 정말 이 엄중한 꾸짖음을 보고 이제 어떤 정치권이 국민을 무시하고 꼼수를 부릴 것인가? 요 몇 년 사이 가장 큰 고통을 겼었던 아니 지금도 그 고통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세월호 희생학생의 어머니가 무대에 오른다. 그리고 오열하면서 조목조목 호소한다. 대통령의 7시간 어디서 뭘 했기에 우리 아이들이 선실에서 울부짖다가 죽어가도록 했는지 묻는다. 이를 듣고 있던 많은 이들이 훌쩍인다. 내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매주 교대로 출연하는 유명 가수들. 이제 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오늘은 제570돌 한글날이다. 대한민국이 작은 나라이면서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데는 한글이 가장 큰 이바지를 했다고 사람들은 침이 마르게 추켜세운다. 우리 겨레 모두가 말은 그렇게 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글날 행사를 이렇게 온 국민이 축하하는 잔치로 성대하게 치르는가? 그런데 한글날 행사를 치르는 10월 8~9일에 한글과 관련 없는 온갖 축제가 온 나라에서 펼쳐진다. 그 가운데 가장 눈살을 찌푸리는 것은 한글날 행사의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가 문화재청과 함께 또 다른 큰 행사인 '2016 아리랑대축제'를 10월 8~9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여는 것이다. 꼭 이때 해야만 하나? 주무부서의 한글날 의미를 깎아먹는 행위는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그런 까닭을 문화부의 조직에서 우리는 짐작해볼 수 있다. 문화부의 조직도를 보면 한글・우리말 관련 업무를 하는 부서는 실・국이 아닌 “국어정책과”란 일개 과에 불과하다. 전체 40 개가 넘는 과 가운데 하나란 말이다. 어떤 이는 “국립국어원‘이 별도로 있지 않느냐고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국립국어원도 원장이 차관급도 아닌 그저 1급 직위에 불과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오늘은 제68돌 국군의 날, 충남 계룡대 대연병장에서는 국군의 날 기념식이 열린다. 이 기념식에서는 우리 군이 올해 도입한 세계 최강의 공격헬기 '아파치 가디언'(AH-64E)이 UH-60 블랙호크, AH-1S 코브라 등 다른 헬기 등과 함께 축하비행에 나선다고 한다. 동시에 공군의 F-15K와 KF-16 전투기를 비롯한 항공기들도 축하비행에 참가한다고 알려졌다. 국군의 날은 “국군의 새로운 위상과 참모습 적극 홍보 및 장병의 사기 진작과 유비무환의 총력안보태세 확립”하는 날이라고 되었다. 그러면서 그 유래를 “1950년 10월 1일 국군이 최초로 38선을 돌파한 날”이라고 정의한다. “1950년 10월 1일 국군이 최초로 38선을 돌파한 날”은 물론 그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날이긴 하다. 하지만 그렇게 국군의 날로 기념할 날이 없어 같은 겨레끼리 총부리를 겨눈 채 진격한 날을 국군의 날로 지낸다는 말인가? “원수들이 강하다고 겁을 낼 건가 우리들이 약하다고 낙심할 건가 정의의 날쌘 칼이 비끼는 곳에 이길이 너와 나로다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나가 나가 싸우러 나가 독립문의 자유종이 울릴 때까지 싸우러 나아가세“ 위는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13일 경향신문에는 “태극기 나눠주고, 올림픽 응원…‘애국 마케팅’”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11면 머리기사로 올랐다. 기사 첫머리에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 외벽 광고판 사진과 편의점 CU의 광복절 태극기 알리기 행사 홍보물 사진이 장식했다. 그런데 롯데월드몰 외벽 광고판 사진에는 “CHEER UP KOREA!”라는 영어가 선명하게 보인다. 이 기사를 보면서 롯데월드몰의 영어 광고는 “애국 마케팅”이 아니라 “매국 마케팅”이라고 비난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지나친 것일까? 여기는 미국 뉴욕 타임스웨어가 아니고 한국 서울이다. 문화재청과 LG전자가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서 한국의 세계유산 홍보 영상물을 상영하는 것은 당연히 영어로 해야만 한다. 하지만 서울에서 한국인들을 대상으로 광고를 하면서 왜 영어를 쓰는가? 그냥 “힘내자”, ‘영차“라고 쓰면 어디 덧나는가? 그동안 롯데월드몰의 계열회사인 롯데백화점의 광고를 보면 “Vacance Festival”, “Lovely Sale”, “BOXING DAY”같은 영어가 대문짝만 하게 쓰인 것이 대부분이어서 우리 신문에선 이를 꾸준히 지적해왔다. 그렇잖아도 롯데가 한국기업이니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문화재제자리찾기(대표 혜문)는 (사)우리문화지킴이(대표 김상철), 국어문화실천협의회(회장 이대로)와 함께 31일 노회찬 의원 소개로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에 관한 청원'을 낸다. 이는 국보 제1호를 숭례문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바꾸자는 뜻의 입법 청원이다. 국보 제1호를 기존 숭례문에서 훈민정음 해례본으로 바꾸자는 주장은 지난 2005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2005년 감사원도 숭례문은 국보 1호의 상징성에 비추어볼 때 정체성을 나타내지 못한다며, 변경을 권고한 바 있었다.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교체를 시도했다가 문화재위원회의 반대로 무산된 적이 있는데, 지난해에도 시민단체들이 훈민정음 국보 1호 지정을 위한 서명운동을 통해 12만 명의 동의를 얻어 문화재청에 보냈다. 이들은 일제강점기 때 조선총독부가 임의로 정한 숭례문은 국보 1호라는 나라의 상징성에 걸맞지 않은 것은 물론 불이 타 새로 복원되어 문화재적 가치도 많이 훼손됐기 때문에 훈민정음을 국보 1호로 삼자고 주장하는 것이다. 문화재제자리찾기와 (사)우리문화지킴이는 지난해 한글날을 맞이해 국보 1호로 어떤 문화재가 더 적합한지 리얼미터(대표 이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편집국장] 지난 2월 8일 언론에는 직지보다 앞선 '증도가자'세계 최고 금속활자라는 기사가 대서특필되었다. 서기 1239년, 고려 시대 제작된 보물 제758호 《남명천화상송증도가》를 찍을 때 쓴 금속활자를 책 이름을 따서 '증도가자'라고 하는데 이 '증도가자'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이상 앞선 활자로 밝혀졌다는 보도였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지난해 6월부터 6달 동안 학계 전문가 32명이 참여해 '증도가자'라는 주장이 제기된 109개 활자를 검증했고 이의 진위에 대한 검증을 실시한 결과 22개 활자의 탄소연대측정에서 1033년에서 1155년 사이에 만들어졌다고 학술보고서에서 밝힌 것이다. 그러나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그 '증도가자' 일부를 분석한 결과, 고려시대 활자가 아니라는 결론을 내놔 진위논란에 불이 붙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이 활자들을 컴퓨터 단층 촬영으로 분석했는데 눈으로 봐도 표면이 벗겨져 나간 부분에 서로 다른 색깔이 나타나났으며, 이러한 이중구조가 청동을 녹여 만드는 금속활자에서는 나타날 수 없기 때문에 고인쇄박물관의 활자 7점이 위조품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문화재청의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오늘은 제569돌 한글날이다. 한글날을 맞아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 부근에서는 한글 28대 사건, 그 역사를 되살리다. 그림전과 청농 문관효 쓴 훈민정음 큰빛 붓글씨전 등 다양한 행사가 치러지고 있다. 그러나 나는 한글날을 맞아 쓴 입맛만 다시고 있다. 그것은 우리 국민 누구나 한글을 세계 으뜸 글자라고 하지만 정작 우리의 일상에서 한글을 짓밟는 일이 수없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 길옆 팻말에는 일본말 노견이 버젓이 쓰여 있다. ▲ 어떤 팻말은 한술 더 떠서 노견을 우리말로 한답시고 그대로 한글화하여 길어깨라고 해놓았다. ▲ 시골 버스정류장에 BUS STOP라고 영어로 써놓았다.(왼쪽), 오른쪽처럼 그저 버스라고 써놓아도 될 것을... 우선 길에 가다 보면 길가에 세워진 팻말에 노견이란 말이 버젓이 쓰여 있다. 이 노견은 일본말 로카타(路肩,ろかた)를 그대로 한글화한 것이다. 그에 더하여 이 노견을 우리말로 번역답시고 길어깨라고 적어 놓은 곳이 있다. 갓길이란 우리말을 놔두고 이 무슨 해괴한 짓인가? 그런가 하면 시골 노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버스 정류장에 BUS 또는 BUS STOP라고 쓴 까닭은 무엇일까?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