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경제=이한영 기자] 길을 가다가 셔터를 내린 한 가게에 써 붙인 글을 보았습니다. 추석왕창세일 바람직하지 않은 말만 모아놓은 듯했지요. 먼저 추석은 5세기 송나라 학자 배인이 쓴 ≪사기집해(史記集解)≫의 추석월(秋夕月)이란 말에서 유래한다고 합니다. 여기서 추석월의 뜻은 천자가 가을 저녁에 달에게 제사를 드린다는 뜻이었지만 중국 사람들은 이 말을 쓰지 않는다고 하네요. 그래서 천자가 달에게 제사지내는 추석보다는 신라 때부터 써온 토박이말 한가위를 써야 할 일입니다. 한가위는 크다는 뜻의 '한'과 '가운데'라는 뜻의 '가위'라는 말이 합쳐진 것으로 8월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입니다. 다음 왕창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속되게) 엄청나게 큰 규모로라고 풀이되었습니다. 한 마디로 엄청나게 큰 규모라는 뜻의 속어라는 말입니다. 속어(俗語)는 통속적으로 쓰는 저속한 말을 이르고 예전엔 상말이라고도 했습니다. 그래서 굳이 저속한 말 왕창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겠지요. 마지막으로 세일(sale)은 할인하여 판매함이란 뜻의 영어입니다. 우리말을 놔두고 영어를 쓰는 것이야 말로 해서는 안 될 일일 것입니다. 그러면 추석왕창세일란 말을 어떻게 바꾸면
[그린경제=정석현 기자] 얼마 전 아무개 의원에 치료차 갔습니다. 물리치료를 받으라고 했지요. 그런데 물리치료사가 제게 누우실께요라고 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어이가 없어서 누굴 존대하는 것이냐? 제발 그런 말 좀 쓰지 말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물론 물리치료사는 환자를 존대한다고 생각한 것이겠지만 십년 이상 국어 공부를 했을 텐데 어찌 저런 말을 쓸 수 있는지 어이가 없었습니다. ▲ 교보문고가 보내온 누리편지에는 가실께요라는 이상한 존대가 쓰여 있다. 그런데 얼마전 텔레비전에서 유명한 개그맨 한 사람이 치아를 빼실께요.라고 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최근 교보문고에서 온 누리편지에는 잠시만요~ 중고책 추천받고 가실께요?라고 쓰여 있었습니다. 병원에서야 뭘 몰라서 그랬다 치더라도 국민에게 엄청난 영향력이 있는 텔레비전 방송과 우리나라 최고의 서점이라는 교보문고가 저런 말을 함부로 쓰는 것에 기가 막힙니다. 백화점에서도 5만원이십니다.라든지, 그 상품은 품절이 되셨어요.라든지 요즘 무분별한 지나친 존대가 난무합니다. 우리의 혼 말글이 이렇게 훼손되어 가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그린경제=최미현 기자] 경상북도 영양을 지나가다 보니까 길가에Hot이라고 쓰인 간판이 하나 세워져 있었습니다. 영양이 고추로 유명한 곳임을 알리고 싶었던지 고추로 영문자 Hot를 만든 그림이었지요. 하지만 그것이 바로 우리말, 우리글을 해치는 것임을 생각지 못하는가 봅니다. 무조건 영문자 하나 쓰는 것이 멋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문제입니다.
[그린경제 이나미 기자]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니 주차장이란 팻말이 보였습니다. 고속도로에 주차장이라니 누가 고속도로에 주차를 할까요? 들어가 보니 간이쉼터였습니다. 화장실, 작은 가게가 하나 있는 그런 곳 말입니다. 그런데 또 다른 곳에는 휴게소라는 간판도 보입니다. 이 역시도 들어가보니 간이쉼터였습니다. ▲ 고속도로에 있는 주차장과 휴게소 간판 또 달리다보니 졸음쉼터라는 예쁜 이름의 안내판도 보입니다. 같은 시설을 두고 도로공사는 왜 이렇게 각기 다른 이름을 붙였을까요? 제발 혼란스럽지 않게 하나로 해주시고, 가능하면 토박이말로 해주었으면 합니다. ▲ 주차장, 휴게소 대신, 멋진 예쁜 토박이말 졸음쉼터도 있다.
[그린경제=이나미 기자] 길에 걸린 펼침막에는 같은 명절을 두고 한가위와 추석이 같이 쓰였습니다. 신문 광고에도 즐거운 한가위 되세요와 추석, 고향 가는 길이 보입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쓰는게 좋은가요?
[그린경제 = 최미현 기자] 사고가 자주 나는 곳에 운전자들이 조심하라고 세워둔 팻말이 있는데 '사고다발'이 그런 말이다. 그러나 같은 '사고다발' 지역이라도 어느 곳에는'교통사망사고 잦은 곳'이라고 되어 있다. 사고다발과 사고 잦은 곳이 주는느낌은 다르다. 어딘가모르게 알기 쉬운토박이 말인 '사고 잦은 곳'이란 말이 더 정겹다.
[그린경제 =이나미 기자] ▲ 서울의 한 지하철 역 구내 ▲ 고속도로 휴게소 알기 쉽고 편한 '마시는 물'이란 좋은 말을 두고 '음용수'라 하면 유식한줄 알고!
[그린경제=이한영 기자] 한 지방에갔더니 호수가에 LAKEVIEW라는 이름의 아파트가 보였다. 저건 우리말로 하면 호수 조망? 예전엔 호숫가, 호반 또는 강변이란 말을 썼었는데 이제 그런 말들은 촌스러운가 보다. 아니 그 아파트 사람들은 모두 영어에 능통한 사람일까 아니면 외국인람들만 살까 궁금하다. ▲ 아파트 이름, 한글은 없고 영어로 LAKE VIEW라고만 썼다. 친구가 나무란다. 아니야 저기 사는 사람들은 돌아가신 조상 제사 지내기 싫어서 그래. 귀신들은 영어를 배우지 못해서 찾아오지 못하거든. 농담이지만 참 씁쓸했다. 세계 최고의 글자를 가진 겨레가 한글은 외면하고 영어에 푹 빠져 사는 모양새는 보기 좋을리 없다.
[그린경제 = 최미현 기자]
[그린경제 = 정석현 기자] ▲ 나주 남산시민공원에 세워 둔 경고문 ▲ 전주 다가공원에 세워둔 안내문 ▲ 고양시 고봉습지공원 안에 세워둔 안내문 같은 공원의 안내문이라도 한 번 더 생각하면 곱고 아름다운 우리말 표현이 가능하다는 것을 위 세 곳의 공원 안내판에서 느낄 수 있다. '경고문'을 세워 침뱉는 데 얼마, 노상방뇨 얼마 같은 식으로 시민을 죄인취급하지 말고 알기 쉬운 말과 혐오스럽지 않은 표현으로안내판을 세우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