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정운복 칼럼니스트] 제가 바다를 처음 본 것이 아마도 10살 때가 아닌가 합니다. 충청남도 서천에 사는 외삼촌 댁을 방문했을 때였으니까요. 교통이 매우 불편했던 시절, 역마다 서는 비둘기호를 타고 일곱 시간을 달리고 황톳빛 길을 걸어 산을 하나 넘은 뒤에야 서천 외삼촌 댁에 도착했지요. 눈만 뜨면 산이 보이는 산골에서만 살다가 앞에 탁 트인 평야와 바다가 그리 신기할 수 없었습니다. 외삼촌 집에서 바라본 바다는 산 너머에 걸쳐 있었습니다. 어린 마음에 산 너머에 있는 바닷물이 흘러 넘어와 마을을 덮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이제 자가용을 타고 한 시간만 투자하면 너른 바다를 볼 수 있으니 참 좋은 세상이 된 것만큼은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삶은 바다와 같습니다. 바다는 크든 작든 늘 파도가 있습니다. 파도 없는 바다는 죽은 바다지요. 우리의 삶도 파도가 없으면 죽은 삶과 다르지 않습니다. 작든 크든 파도를 넘을 때 삶의 희열과 살아있다는 기쁨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우린 삶의 바다에서 소소한 행복을 건져 올릴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가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작은 즐거움을 지나치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일상에 소소한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지난 2017년 6월 프랑스 경매회사 타장의 경매에 대나무쪽에 글을 새긴 조선시대 죽책(竹冊) 한 점이 나왔습니다. 프랑스인 소장자가 제시한 경매 시작 가격은 1,000유로(약 132만 원). 소장자도, 경매회사도 별 값어치가 없는 고미술품이나 생활용품 정도로 생각했다는 얘기입니다. 당시 소장자는 죽책에 “조선시대 혼례 때 사용한 물건”이라는 설명을 달았다고 하지요. 하지만,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 죽책을 판독해 본 결과 1866년 병인양요 때 불타 없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던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 곧 조선왕실 유물이었습니다. 재단은 문화재청과 협의해 “소중한 왕실 문화재이니, 한국으로 돌아오게 해 달라”라고 프랑스 정부에 경매 중지를 요청했고 프랑스 정부가 다행히 경매 중지를 지시했지요. 재단은 소장자와 값을 협의해 죽책을 16만 유로(약 2억 1,000여만 원)로 조정했으며, 경매 수수료와 운송비 등을 합해 약 2억 5,000만 원에 죽책을 들여왔고 이듬해인 2018년 서울 세종로 국립고궁박물관에서 공개됐는데 6면짜리로, 6면을 모두 펼친 너비는 102㎝이고 높이는 25㎝입니다. 이 효명세자빈 책봉 죽책은 병인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국립민속박물관은 5월 3일(금)부터 8월 18일(일)까지 기획전시실 1에서 《요물, 우리를 홀린 고양이》 특별전을 연다. 이번 전시는 현대 민속의 관점에서 우리 삶 속 깊이 파고든 고양이를 재조명하며 인간과 고양이의 공존을 이야기한다. □ 귀엽고 요망한 매력으로 인간을 홀린 고양이 총망라 옛사람들이 고양이에 대해 남긴 기록을 보면 쥐를 잡지 않고 오히려 고기를 훔쳐 먹는 고양이에 대한 질책도 있지만(이규보,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 비단 방석을 깔고 앉아 재롱을 피우던 고양이가 죽자, 이를 묻어주며 슬퍼하는 모습(성현, 《허백당집(虛白堂集)》)도 눈에 띈다. 또한 조선시대에는 고양이가 장수(長壽)를 상징하기에 이를 기원하며 고양이 그림을 그렸는데, 특히 고양이를 생동감 있게 묘사하여 ‘변고양이’라는 별명을 가졌던 변상벽의 고양이 그림도 전시된다. 이 밖에도 고양이가 ‘시체를 타 넘으면 시체가 벌떡 일어난다’라거나, ‘고양이에게 나쁜 짓을 하면 복수를 한다’ 등 고양이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담긴 옛이야기와 고양이 귀신이 복수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 《살인마》(1965)도 소개된다. □ “고양이는 고장 난 시한폭탄” 집 나간 고
[우리문화신문=이한영 기자] 인천 연수문화원(원장 방윤식)은 오는 5월 18일(토) 낮 1시에 원인재(인천문화재자료)에서 진행하는 전통성년식에서 2005년생 청년을 모집한다. 올해 12회를 맞이한 연수문화원 전통성년식은 성인이 된 청년들을 축하하고 사회적 책무를 일깨우는 전통 행사로 실제 성년자들이 참여하여 한 번뿐인 20살, 소중한 순간에 전통성년식으로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 성년식은 2005년생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선착순으로 남자 3명, 여자 3명, 모두 6명을 선착순으로 모집한다. 접수 방법은 연수문화원 누리집(www.yeonsu.or.kr) 에서 할 수 있으며 자세한 문의는 연수문화원(032-821-6229)로 하면 된다. 이 행사는 관혼상제(冠婚喪祭)의 전통 방법을 유지하여 우리나라 고유의 방식으로 진행한다. 남자는 상투를 틀고 모자를 씌운다는 의미의 관례(冠禮), 여자는 머리를 올리고 비녀를 꽂는다는 의미로 계례(笄禮)라 하여 성년으로의 외적 변화로 내면의 성숙과 성장을 격려하고 응원할 예정이다. 또한 축하공연과 전통 공연도 펼쳐지며 다채로운 볼거리와 의미를 더한 성년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더불어 주민 누구나 사전 신청 없이
[우리문화신문=한성훈 기자] 국립중앙박물관(관장 윤성용)은 관람객을 위한 실내 AR내비게이션 전시안내 앱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립중앙박물관은 네이버랩스가 개발한 ‘증강현실(AR) 기반의 실내 내비게이션’ 기술을 GPS신호가 닿지 않는 박물관 실내 전시실에 적용하여, 관람객들이 박물관 안에서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 실내 AR내비게이션 전시안내 앱으로 ① 관람객은 원하는 전시유물과 편의시설을 쉽게 찾을 수 있고 ② 특히, 주요유물(18건)에 대해서는 입체적인 디지털 체험을 할 수 있다 예) 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의 AR콘텐츠를 실행하면 북한산에서 내려다보는 전경을 증강현실로 체험할 수 있다. 새로운 서비스 개시에 맞춰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안내 앱 오류 찾기’ 잔치를 한다. 이번 잔치트는 4월 29일부터 5월 28일까지 한 달 동안 진행되며, 앱을 쓸 때 발견한 오류를 신고하는 이용자 200명을 뽑아 선물교환권(기프티콘)을 준다. 잔치에 관한 안내는 국립중앙박물관 누리집(www.museum.go.kr)과 네이버 블로그,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서 확인 할 수 있다. 구글 플레이와 앱 스토어에서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안내 앱’으로 검색하여 내려받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유니세프 한국위원회(회장 정갑영)는 배우 안효섭이 지구촌 어린이 지원을 위한 기금 5천만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는 어린이날을 맞아 전 세계 모든 어린이의 행복을 기원하는 뜻에서 이뤄진 것으로 안효섭은 기부 이전에도 ‘유니세프 팀’ 운동의 새 영상에 재능기부로 참여하며 어린이를 위한 따뜻한 나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기금은 전쟁, 재해, 빈곤, 질병 등으로 행복한 어린이날을 맞이할 수 없는 지구촌 어린이들을 위해 전액 쓰일 예정이다. 조미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은 “소중한 기금과 ‘유니세프 팀’ 운동 동참으로 지구촌 어린이의 행복을 지키는 데 큰 힘이 되어 주셨다. 전 세계 어린이를 향한 진심 어린 애정으로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와 함께해 주신 안효섭 님께 깊이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유니세프 팀’은 “위험에 처한 전 세계 어린이를 위해 모두 하나의 팀이 되어 달라”는 의미를 담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2018년부터 펼치는 온라인 운동으로 안효섭은 캠페인의 새 영상과 사진 촬영에 함께했다. 안효섭이 참여한 영상과 사진은 오는 5월 27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누리집( www.unicef.or.kr )에서 공개될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이팝나무 - 양광모 어머니, 밥은 잘 드시는지요 그곳의 식사 물리시거든 잠시라도 한 번만 다녀가 주세요 한솥 가득 흰쌀밥 지었는데 식기 전에 먹어라, 말해주시던 그 목소리 들리질 않아 올해도 이팝나무 아래 허기가 집니다 아무래도 저 꽃잎이 당신 얼굴만 같아 올해도 이팝나무 아래 그리움이 됩니다 내일은 24절기 가운데 일곱째 입하(立夏)다. 입하는 '여름(夏)에 든다(入)'라는 뜻으로 푸르름이 온통 뫼(산)와 가람(강)을 뒤덮어 여름이 다가옴을 알리는 절기다. 입하 때 산과 들에 가보면 하얗고 탐스러운 이팝나무꽃을 본다. 요즘은 도심의 가로수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팝나무란 이름은 입하 무렵 꽃이 피기 때문에 ‘입하목(立夏木)’이라 부른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또 이밥은 하얀 쌀밥을 뜻하는데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가 '정전제(井田制)'를 시행하여 일반 백성들도 쌀밥을 먹게 되었고, 그래서 백성들이 이 쌀밥을 '이성계가 준 밥'이란 뜻으로 '이밥'이라 불렀는데 이것이 변하여 이팝나무가 되었다는 얘기도 있다. 실제 흐드러진 이팝나무꽃을 보면 마치 쌀밥(이밥)을 고봉으로 담아 놓은 것 같은 모양으로 보이기도 한다. 예전
[우리문화신문=김영조 기자] 국립전주박물관(관장 박경도)과 대한불교조계종 제17교구 본사 모악산 금산사(주지 일원)는 전북특별자치도 출범을 기려 특별전 “미륵의 마음, 모악산 금산사(2024. 5. 3. ~ 8. 18.)”를 연다. 이번 특별전은 미륵신앙의 성지로서 지역민을 위로하고 희망의 안식처가 되어준 모악산 금산사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로 금산사 미륵전 법화림보살 복장물 등 91건 117점이 출품된다. 전북특별자치도의 새 출발을 기리며 2024년 1월 18일, 전북은 지역민의 염원과 소망을 담아 ‘전북특별자치도’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금산사는 1,400여 년 동안 지역민에게 희망의 등불을 밝혀주었다. 이번 전시는 금산사의 역사와 추구해 온 값어치를 살펴봄으로써 힘차게 시작하는 전북특별자치도의 여정에 금산사 희망의 빛이 밝게 비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금산사의 정신, 미륵의 마음 전시에서는 미륵신앙의 성지인 금산사가 걸어온 역사와 추구해 온 값어치를 보여주고자 하였다. 들어가기는 ‘모악(母岳)에 가다’라는 주제로 어머니의 품과 같은 모악산에 세워진 금산사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다. 금산사 옛 금강문에 걸었던 웅혼한 서체의 ‘모악산 금산사’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 창작악단(예술감독 권성택)은 올해 세 번째 기획공연으로 이태백류 아쟁산조, 원장현류 대금산조 전바탕을 협주곡으로 초연하는 무대, ‘긴산조 협주곡’을 오는 5월 9일(목)과 10일(금) 이틀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연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의 첫 ‘긴산조 협주곡’에서 선택한 산조는 국악의 가계(家系)에서 자라나서 일가를 이루고 자신의 이름으로 산조를 만든 현존 명인의 두 산조, ‘이태백류 아쟁산조’와 ‘원장현류 대금산조’다. 이전의 산조 협주곡들은 기존의 산조를 압축한 12분 안팎의 짧은 산조를 바탕으로 만든 것들이었으나 산조의 모든 장단과 가락을 담아 협주곡으로 무대에 올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산조는 19세기 중후반에 등장하여 여러 단계의 양식적 변화를 거친 민속 기악 독주곡으로 오늘날까지 가야금을 비롯한 국악의 대표적인 악기들의 산조가 활발히 연주되고 있다. 느린 장단에서 점차 빠른 장단으로 진행되며 음악적 긴장과 이완 속에 다양한 감정과 연주자의 기교를 마음껏 표출할 수 있는 곡이다. 연주 시간은 악기와 유파마다 차이는 있으나 30분에서 60분에 이르는 비교적 긴 곡이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은 이번
[우리문화신문=정석현 기자] 국립국악원(원장 김영운)은 5월 2일(목)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제38회 창작국악동요 작품 공모전」 시상식을 열었다. 이번 공모전의 대상은 ‘엇엇엇! 엇모리’를 작곡한 김여진씨가 받았다. 창작국악동요 작품 공모전은 1987년부터 38년 동안 510여 곡의 국악동요를 발굴한 유서 깊은 대회로 과거 수상작 20여 곡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수록돼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올해 공모전에도 130개 작품이 출품돼 열띤 경합을 벌였으며 아름다운 노랫말과 전통적인 음악 요소를 잘 담아낸 12곡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영애의 대상(1명)에게는 문화체육부장관상과 상금 300만 원을 주고, 우수상(2명)에게는 국립국악원장상과 상금 200만 원, 장려상(9명)에게는 국립국악원장상과 상금 100만 원을 주었다. 대상 수상자 김여진 작곡가는 “엇모리 장단을 통해 아이들이 서로를 이해하는데, 그리고 나 자신을 사랑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하며, “동요를 작곡하는 동안 스스로 한 계단 성장하고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국립국악원은 수상작 12곡의 악보와 음원을 담은 ‘국악동요선집 제35집’을 만들어 오는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