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의식의 모범’이라는 뜻의 《의궤》. 이 《의궤》는 영상도, 사진도 없던 조선에서 많은 복잡한 의식과 행사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치러졌던 비결이었다. 고려에는 없는 조선만의 독특한 전통으로, 한 행사가 끝나면 그 행사의 모든 것을 세세히 정리해 두는 ‘공식 행사보고서’이자, 행사를 치른 적이 없는 이들도 그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행사를 준비할 수 있는 ‘행사 지침서’였다. 유지현이 글을 쓰고, 이장미가 그림을 그린 《조선왕실의 보물 의궤》는 ‘의궤’라는 다소 생소한 내용을 어린이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눈높이에 맞추어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대화체로 된 친근한 설명과 함께 사진과 그림이 풍부히 실려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의궤를 쉽게 이해하는 길잡이로 손색이 없다. 이런 매력을 알아본 독자가 많았던 덕분인지, 2009년 처음 출판됐음에도 아직도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책은 모두 일곱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다양한 의궤를 임금의 탄생, 임금의 활쏘기, 임금의 혼례, 임금의 제사, 임금의 건축, 임금의 행차, 임금의 죽음으로 나누어 각 주제에 해당하는 의궤를 소개한다. 의례와 예법이 발달했던 영ㆍ정조 시대에 많은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세계 최초의 도시 우루크부터 고대 문명을 꽃피운 아테네와 로마, 현대 대도시의 원형이라 할 수 있는 파리와 뉴욕을 거쳐 21세기의 성장 도시 나이지리아의 라고스까지… 이 책 한 권으로 시공간을 뛰어넘는 세계 여행을 할 수 있다. 인류는 상공업을 통한 부의 축적과 생활의 편리함을 위해 도시를 발명했고, 도시 안에서 지식과 예술, 문화가 꽃을 피웠다. 그러나 모든 도시는 환경변화와 경쟁도시의 등장으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쇠퇴해갔으며 아예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곳들도 있다. 도시는 특정 계층의 전유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이 함께 협력하고 어울려 살아갈 때 유지될 수 있다. 성공적인 도시들에는 모든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신전, 도서관, 공원, 목욕탕, 카페 등이 있었다. 거기에 더해,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도시에는 지구 생태계와 공존할 수 있는 환경친화적인 새로운 아이디어가 필요하다. 저자인 벤 윌슨의 바람대로 이 책에 나오는 도시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이 속한 시대와 거주하는 도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질문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은 서울시민의 역사교육과 역사문화 향유의 폭을 넓히고자 2004년부터 서울역사강좌를 개설해왔다. 2016년부터는 서울역사강좌의 내용을 더 많은 시민과 함께 나누기 위해 강의 내용을 대중 교양서 형태로 출간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삶의 모습이 변화한지 한 해가 넘었다. 마스크 착용, 재택근무, 홈스쿨링 등 어색하기만 했던 삶의 방식이 일상이 된 요즘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해외여행은 자유롭지 못하다. 여기 책과 함께 집에서 떠나는 안전한 해외여행 안내서《세계도시설명서》가 있다. 이 책은 서울의 과거, 현재, 미래비전과 닮은 세계도시를 주제로 구성했다. 중국 베이징, 베트남 하노이, 이탈리아 로마, 프랑스 파리, 이란 테헤란, 브라질 꾸리치바 등 서울과 닮은 듯 다른 역사와 문화를 찾아 떠나는 세계도시 여행서로 생각해도 좋다. 서울의 과거와 닮은 도시로는 어디가 있을까? 흔히 조선시대 사극을 보면 신하들은 왕에게 종묘와 사직을 지키시라 말한다. 왕이 사는 궁궐, 선왕의 위패를 모신 종묘, 하늘에 제사 올리는 사직은《주례》고공기에 나온 도성을 만드는데 빠져서 안되는 요소이다. 이러한 모습은 중국 베이징, 베트남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바람이 오면 - 도종환 바람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그리움이 오면 오는 대로 두었다가 가게 하세요 아픔도 오겠지요 머물러 살겠지요 살다간 가겠지요 세월도 그렇게 왔다간 갈 거예요 가도록 그냥 두세요 “동경 발간다래 / 새도록 노니다가 / 드러 내 자리랄 보니 / 가라리 네히로섀라 / 아으 둘흔 내 해어니와 / 둘흔 뉘 해어니오” 이는 《삼국유사》 권2 ‘처용랑망해사조(處容郞望海寺條)’에 나오는 것으로 신라 헌강왕 때 처용이 지었다는 8구체 향가 <처용가(處容歌)>다. 설화에서 처용의 아내가 무척 아름다웠기 때문에 역신(疫神)이 흠모하여 사람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밤에 그의 집에 가서 몰래 같이 잤다. 처용이 밖에서 돌아와 잠자리에 두 사람이 있는 것을 보고 <처용가>를 부르며 춤을 추면서 물러났다. 그러자 역신이 모습을 나타내고 처용 앞에 꿇어앉아, “내가 공의 아내를 사모하여 범하였는데도 공은 노여움을 드러내지 않으니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맹세코 지금 이후부터는 공의 형상을 그린 것만 보아도 그 문에 들어가지 않겠습니다.”라고 했다. 이로 인하여 나라 사람들은 처용의 모습을 그려 문에 붙
[우리문화신문=금나래 기자] 그야말로 상전벽해다. 새만금 간척 사업으로 바다가 육지로 변하고, 고군산군도의 신시도와 무녀도, 선유도, 장자도는 다리로 연결됐다. 군산에서 선유도까지 자동차로 여행하는 세상이다. 새로 열린 길 따라 선유도에서 여름을 즐겨보자. 유람선 타고 바다에서 고군산군도를 입체적으로 감상한 다음, 자동차로 선유도까지 달려보자. 새만금방조제가 시작되는 비응도에서 13.5km쯤 가면 유람선이 출발하는 야미도선착장이 나오고, 다시 3.5km 남짓 달리면 신시도에 들어선다. 신시도에서 무녀도, 무녀도에서 선유도, 선유도에서 장자도를 징검다리처럼 건넌다. 도보 전용 장자교를 이용하면 선유도와 장자도를 걸어서 건널 수 있다. 시원한 바닷바람 맞으며 섬과 섬을 지나는 맛이 일품이다. 대봉전망대는 고군산군도가 가장 멋지게 펼쳐지는 조망 명소로, 아름다운 선유팔경을 보기 좋다. 마지막으로 선유도해수욕장에 몸을 담그면 어느새 더위는 안녕이다. 문의 :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063)454-3335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 경험은 왜 강점이 아닌 약점이 되는가” - 책 표지에 적힌 한 줄이 독자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숙련된 경험이 개인의 자산으로 여겨지는 현대사회에서 경험이 약점이라니? 당연하게 생각한 내용을 거꾸로 보는 기회가 될, 한번쯤 읽어보고 싶은 책이다. 저자는 경험의 장점과 한계점을 다양한 예시를 통해 설명한다. 경험은 일을 쉽게 풀리게도 하지만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창의성을 발휘하는 데 방해가 되기도 한다. 또, 경험을 지나치게 신뢰한 나머지 다른 의견을 수용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게도 한다. 일련의 사건 중 일부만 취사선택하여 기억하는 사람의 특성을 고려하면, 경험을 의심 없이 믿는 것은 위험하다. 극히 일부를 전체로 확대해석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하며, 자신의 예측은 무조건 옳다는 잘못된 확신을 갖게도 한다. 이 책은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 중, ‘놓친 것’은 무엇인지, ‘무시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보는 법을 제시하고, 올바른 의사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리문화신문=우지원 기자] 학교에 다니던 학생. 농사를 짓던 농부. 절에서 참선하던 승려. 시장에서 물건을 팔던 잡화상. 독립은, 이처럼 ‘평범한’ 이들의 꿈이었다. 대한독립은, 이들의 열망이 이루어낸 거대한 기적이었다. 우리는 독립을 향해 내달렸던 평범한 이들을 쉽게 잊곤 한다. 우리가 수업시간에 배우는, 혹은 대부분의 역사책에서 접하는 위인들은 독립운동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비범한’ 인물들이다. 이들은 독립운동사의 빛나는 주연이다. 그러나 이런 빛 뒤에는, 역사에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하고 서대문형무소에서 스러져 간 수많은 평범한 이들이 있었다. 자신의 인생에서는 모두 주인공이었을 이들이, 독립운동사에서는 그 누구도 알아보는 이 없는 초라한 단역으로 아스라이 잊힌 것이다. 양경수 작가는 이들을 다시 무대 위로 불러냈다. 《실어증입니다, 일하기 싫어증》 등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 만화책을 여럿 펴내며 재치 넘치는 그림체로 유명했던 그가 이번에는 ‘웃음기를 싹 빼고’, 서대문형무소에서 만든 수감자카드에 기록된 이들 가운데 100인을 말끔한 모습으로 되살려냈다. 이 책 《대한독립, 평범한 사람들이 그곳에 있었다》에서는 무대가 끝나고 각자의 배역으로
[우리문화신문=윤지영 기자] 숲의 생물들이 서로 소통하며 정보를 교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자연의 비밀은 무엇일까? 그것으로부터 우리 인간은 어떤 일상의 이익을 얻을까? 행동생물학자인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경이로운 자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수천 년 된 나무는 자신의 잎을 뜯어 먹는 애벌레에게 화학 물질을 내뿜으며 경고의 소리를 내고, 포유동물들은 똥과 오줌이 모이는 장소 즉, ‘공중변소’를 중요한 의사소통 수단으로 이용한다. 이처럼 동물, 식물, 버섯 그리고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생존과 종족보존의 목표를 안고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는 그들만의 고유한 방법으로 정보를 생성하고 전달하며 그 정보의 내용을 해석하고 그에 따라 행동한다. 이 책을 통해 숲속에서 들려오는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결코 ‘고요하지 않은’ 숲을 거닐며 각자의 소통 방식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 숲은 고요하지 않다>, 마들렌 치게 지음, 배명자 옮김, 흐름출판
[우리문화신문= 금나래 기자] 서울역사편찬원(원장 이상배)은 서울문화마당 제19권 ≪조선시대 서울의 차 문화≫를 발간하였다.서울역사편찬원에서는 2009년부터 서울의 다양한 문화의 역사적 흐름을 알고자 하는 시민들의 관심을 반영하여 <서울문화마당> 시리즈를 발간하고 있다. 이번에 발간하는 《조선시대 서울의 차 문화》는 음료이나 약이었고, 취미이자 의례이기도 한 차 문화가 조선시대 서울이라는 공간 속에서 어떻게 생산, 소비되었는지에 대해서 차 문화의 역사를 쉽고 재미있게 서술하였다. 차 문화가 싹트기 시작한 삼국시대 그리고 그것이 ‘일상다반사’가 된 고려시대 모두 서울은 차 문화를 향유하였다. 조선시대 차 문화를 선도한 지역은 서울, 차 문화를 이끄는 중심에는 왕실과 관청이 있었다. 조선시대 한양의 명소에는 차가 빠지지 않았다. 한강과 한양을 둘러싸고 있는 내사산은 조선시대 지배층들이 즐겨 찾은 명승지였다. 한강변과 내사산의 전망 좋은 곳은 그들의 휴식처로 풍류를 즐기거나 심신을 수양한 누정에는 차 문화가 함께했다. 한편 사대문 안의 광통교와 수성동계곡 일대에서는 다양한 계층과 직업군이 차 문화를 즐기는 공간이었다. 조선시대 한양에는 유명한 차인(茶人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능 소 화 - 황인동 나는 당신이 걱정이고 당신은 내가 걱정이고 걱정은 또 모든 게 궁금하다 그래서 나는 담을 넘는다 ‘하늘을 능가하는 꽃’이란 뜻이 담긴 능소화(凌霄花), 여름꽃이다. 그 많던 봄꽃이 다 지고 잠시 쉬는 사이 수줍은 주황빛 옷을 입고 흐드러지게 핀다. 다만, 능소화는 활짝 피어 이틀 정도 지나면 통꽃으로 뚝뚝 떨어지는데 그 기개가 독야청청하는 양반을 닮았다고 해서 '양반화'라고도 불린다. 능소화에는 하룻밤 성은(聖恩)을 입었던 궁녀 ‘소화’ 이야기가 전한다. 성은을 입었지만, 임금에겐 끝내 잊힌 슬픈 궁녀 소화. 그녀는 다시 찾지 않는 임금을 오매불망 기다리다 지쳐 죽었고, 그 소화가 환생해 피웠다는 꽃이 능소화다. 그러기에 담장 너머가 궁금할 수밖에 없었던 능소화는 그렇게나마 오늘도 높은 담장을 넘어서고 있는가? 고즈넉한 시골집 돌담이나 회색빛 삭막한 도시의 시멘트 담처럼 담장이라면 가리지 않고, 달라붙어 10m까지도 담쟁이덩굴처럼 올라가 담장 너머 세상을 보려는 능소화. 황인동 시인은 <능소화>라는 시에서 “나는 당신이 걱정이고 / 당신은 내가 걱정이고 / 걱정은 또 / 모든 게 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