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기후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줄이는 것이 가장 시급한 과제이다. 우리나라에서 이산화탄소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배출원은 화력발전소다. 전국에 있는 60기의 석탄 화력발전소는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28%, 국내 발생 미세먼지의 10%를 차지한다.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화석연료의 사용을 가장 먼저 줄여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화력발전소를 중단한다면 전기를 어떻게 공급할 것인가? 석탄 화력발전의 대안으로서는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아래 원전이라고 줄임)이 거론된다. 태양광 발전과 풍력 발전으로 대표되는 재생에너지가 새로운 에너지원으로서 점점 중요해진다는 것은 모든 국민이 공감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는 원료가 공짜고, 화력발전의 단점인 이산화탄소와 미세먼지가 전혀 나오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이다. 현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1) 화력발전은 단계적 폐쇄 2) 원전도 단계적 폐쇄 3) 재생에너지는 대폭 확장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세 가지 목표 중에서 두 번째인 원전의 단계적 폐쇄에 대해서는 국론이 분열되어 있다. 화력발전을 줄이자는 목표에는 대부분 동의하지만,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인 레이첼 카슨(R. Carson, 1907~1964)은 1962년에 《침묵의 봄 (Silent Spring)》이라는 책을 써서 그때까지 ‘신이 내린 살충제’라는 찬사를 받던 DDT가 생태계에 예상치 못한 피해를 준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책의 내용은 인간이 식량증산을 위해 DDT 같은 농약을 만들어서 해충을 죽이는 데에는 성공하였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해충뿐만 아니라 이로운 곤충도 죽고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따라 죄 없는 새들도 죽을 것이라는 예언서 같은 내용이었다. 이 책은 미래 어느 날, 산골 마을에 봄이 왔지만 새우는 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 침묵의 봄이 나타날 것이라고 암울한 예언을 하였다. <그림1> 《침묵의 봄 (Silent Spring)》 책과 지은이 레이첼 카슨(R. Carson) 카슨이 알기 쉽고 서정적인 문체로 쓴 이 책은 100만 부 이상이 팔리고 전 세계 16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다. 책이 나오자 농약 회사는 여론을 잠재우기 위하여 격렬하게 카슨의 주장을 반박하였다. 그렇지만 당시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이 책을 읽고서 1963년에 백악관에 “환경문제를 다루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교수] 2015년 전 세계 195개 나라는 프랑스 파리에 모여 2100년 지구의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인 1900년보다 2도를 넘지 말아야 한다는 기후변화협약의 장기 목표에 합의했다. 파리 협약에서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모두에게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과했다. 기후변화는 이제 기후 위기로 불리며, 지구촌의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로 대두되었다. 지구가 더워지면 북극과 남극의 얼음이 녹아 해수면을 상승시킬 것이다. 그러나 해수면 상승에 따르는 피해는 일반인이 일상 생활에서 실감하기 어렵다. 기후변화는 폭염과 가뭄, 홍수 같은 자연재해를 자주 일으켜 경제적인 피해를 준다고 하면 사람들은 기후위기가 나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인정하게 될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인간은 경제적 동물이다. 사람들의 행동은 도덕이나 양심보다는 경제적인 동기에 의해서 변화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기후 위기를 경제적인 관점에서 설명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인류가 적은 투자를 해서,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면 경제적으로 현명한 선택이 될 것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스턴은 2006년에 낸 <기후변화 경제학에 관한 스턴 보고서&g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조선왕조 시대(1392~1910)는 지구의 기후 역사로 보면 소빙하기(小氷河期)에 속한다. 소빙하기는 중세의 온난기가 끝나고 14세기 중엽부터 19세기 중엽까지 약 5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이 오늘날보다 1~2도 정도 낮아진 시기를 말한다. 소빙하기 기후의 제일 큰 특징은 불안정성이다. 소빙하기가 시작되자마자 기후는 요동치듯 불안정해졌다. 불안정적인 기후 변동은 혹한의 겨울, 몹시 찌는 여름, 극심한 가뭄, 폭우, 그리고 온화한 겨울과 서늘한 여름들이 불규칙적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에 가뭄과 저온 현상으로 식량 생산이 줄어져서 영양실조와 기아가 빈번히 나타났다. 영양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면역력이 저하되어 각종 돌림병이 창궐하였다. 조선 시대는 돌림병의 원인인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대해서 알지 못한 시대였다. 사람들은 원인 불명의 돌림병이 돌면 으레 역귀(疫鬼: 질병을 일으키는 귀신)의 소행으로 받아들였다. 민간에서는 무당에게 굿을 청하여 역귀를 쫓아내고 병이 낫기를 바랐다. 병의 원인을 몰랐기 때문에 병을 증상으로 분류하였다. 피부에 돌기가 발생하여 커지면 두(痘, 천연두)라 하였고, 조그마한 돌기들이 발생하면 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하여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지구촌 모든 나라가 이산화탄소의 증가량을 0으로 만드는 탄소 중립이다. 지금까지 유럽 국가들은 물론 중국과 일본, 한국을 포함하여 70여 개 국가가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20년 12월 10일,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하여 흑백영상으로 생중계된 연설에서 "200년이나 늦게 시작한 산업화에 비하면, 비교적 동등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탄소 중립’은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이다... 임기 내에 확고한 탄소중립 사회의 기틀을 다질 것”이라고 발표했다. 탄소 중립을 달성하려면 두 가지 방향의 전략이 필요하다. 하나는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줄이는 전략이고, 다른 하나는 발생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전략이다. 먼저,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려면 어떠한 방안들이 있을까? 이산화탄소의 발생을 가장 효과적으로 줄이려면, 석탄을 태우는 화력발전소를 줄여야 한다. 비교적 최근인 2020년 4월 중 우리나라와 OECD국가의 에너지원별 전기 발전 비중은 <그림1>과 같다. 위 그림을 보면 세 가지 사실이 눈에 띈다. 첫째는, 우리나라는 아직도 OECD 국가에 견주어 석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21세기 지구촌의 국가들이 당면한 가장 중요한 환경 문제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 위기다. 기후 위기는 ‘공유지의 비극’ (tragedy of the commons)이라는 경제학적인 원리가 적용되는 좋은 사례다. 1833년 영국의 경제학자 로이드(W. F. Lloyd)는 목장을 예로 들어 공유지의 비극을 다음과 같이 비유적으로 설명했다. 한 마을이 비옥한 풀밭을 공유하고 있는데 10명의 농부는 각각 10마리의 소를 풀밭에 방목하고 있었다. 100마리의 소들은 충분히 풀을 먹고 잘 자랄 수 있었다. 어느 날 농부1은 소를 한 마리 더 기르면 이익이 증가한다는 것을 알고, 소 한 마리를 추가로 방목했다. 이제 소는 101마리가 되어 한 마리가 먹을 수 있는 풀의 양이 조금 줄었다. 그러자 농부1은 한 마리를 더 추가하면 자기에게 돌아오는 이익이 모두에게 분배되는 손해보다 크다고 생각하여 한 마리를 더 추가하였다. 그러자 농부2도 같은 생각에서 소를 추가하고, 이어서 10명의 농부 모두 소를 계속해서 추가했다. 시간이 지나자 풀밭은 황폐해졌고 농부들은 더는 소를 기를 수가 없는 비극을 맞게 되었다. 농부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지난 2020년 11월 9일,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의 고향인 충북 음성에 있는 ‘반기문 평화랜드’에서 ‘글로벌 청년 기후 챌린지타운 홀 미팅’이 열렸다. (필자 주: 회의 제목에 영어 단어가 무려 5개나 들어간다. 개탄할 현상이다.) 반기문 총장은 강연에서 "인간에 의한 생태계 파괴가 심해질수록 전염병은 더욱 창궐하게 될 것이며 기후 위기의 영향은 코로나19보다 훨씬 더 인류를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그는 "인류는 중요한 문명사적 전환점에 서 있다"라며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성장 패러다임에서 생태적 공존 패러다임으로 전환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서 “지금까지의 경제성장 위주의 생활 방식에서 환경친화적인 생활 방식으로 바꾸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의 경고는 시기적절하며 그가 제시한 해결책은 맞는다고 생각한다. 지금 전세계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떨고 있지만 백신이 개발되면 코로나 감염 위기는 머지않아 극복될 수 있을 것이다. 희망하기로는 지금부터 1년 뒤인 2021년 말까지는 전 인류에게 백신이 공급되어 마스크를 벗어버릴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에 탓에 초래된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참나무는 낙엽활엽수로서 우리에게 친숙한 나무지만 소나무만큼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다. 소나무는 한 그루에 수백만 원씩 조경용으로 팔리고 있는데 참나무를 사서 심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 말이다. 산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나무가 참나무지만, 엄격하게 말하면 산에는 참나무가 없다. 참나무는 특정 나무 종의 이름이 아니고 통칭에 불과하다. 참나무과에 속하는 졸참나무, 갈참나무, 상수리나무, 굴참나무, 신갈나무, 떡갈나무 등 6종의 나무를 모두 참나무라고 부르기 때문이다. 참나무 6형제의 공통적인 특징은 도토리라고 부르는 열매를 만들어 낸다는 점이다. 참나무는 바람에 의해 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지는 풍매화고 서로 교배가 가능해서 잎이나 줄기로 명확히 구분하기가 어정쩡한 경우가 많다. 우리가 가장 많이 보는 참나무는 신갈나무로서, 옛날에 짚신이 헤지면 깔창 대신으로 사용했는데, “신을 간다”라는 뜻으로 ‘신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졸참나무는 잎과 열매가 가장 작아 ‘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최근에는 표고버섯의 재료목으로 많이 쓰이며, 졸참나무 도토리로 만든 묵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떡갈나무는 참나무 중에서 잎이 가장 큰데, 옛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나무 가운데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나무는 소나무다. 소나무는 우리나라의 산과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로 서울 도심의 가로수도 소나무가 많아졌다. 소나무는 대표적인 침엽수로서 잎이 뾰족한데 두 갈래로 갈라져 있다. 산에서 볼 수 있는 잎이 뾰족한 침엽수로서 전나무, 소나무, 리기다소나무, 잣나무 등이 있다. 이들 4가지 침엽수를 구별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뭉쳐나는 잎의 수를 세는 것이다. 필자는 “1전 2송 3리 5잣”이라고 외우는데, 전나무는 잎이 하나이고, 소나무는 잎이 2개로 갈라져 있고, 리기다소나무는 3개로, 잣나무는 잎이 5개로 갈라져 있다. 솔방울, 솔잎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어로 소나무는 원래 ‘솔’로 불리었는데, 솔나무 또는 소오리나무라고도 한다. 소나무란 말은 솔+나무가 합성될 때에 ㄹ이 탈락되어 소나무가 되었다. ‘솔’의 뜻은 나무 중에 우두머리란 뜻인 수리에서 시작되어 이후 수리->술->솔로 변형되었다고 한다. 소나무는 한자로는 송(松)이다. 松의 어원을 살펴보면, 중국의 진시황이 말을 타고 가던 중에 비를 만나 잠시 피신한 장소가 소나무 밑이었다. 그래서 진시황이 “나무(木)의
[우리문화신문=이상훈 전 수원대 교수] 식물은 영양물질을 만들어내는 광합성 작용을 하면서 이산화탄소를 소비하고 산소를 부산물로 만들어낸다. 광합성 작용은 식물의 잎이 태양에너지를 받아 영양분을 만들어내는 반응으로써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반응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은 스스로 영양분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식물이 만든 영양분을 먹고 사는 의존적인 존재이다. 당연히, 식물은 동물 없이 살 수 있지만, 동물은 식물 없이는 살아갈 수가 없다. 광합성 반응 : 이산화탄소 + 물 + 태양에너지 -> 영양물질(포도당) + 산소 광합성은 식물의 잎에서 주로 일어나지만, 호수나 바다에서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생산자로서 광합성을 통하여 물고기들에게 영양분을 제공한다. 잎이 무성한 나무는 광합성 작용이 매우 활발하게 일어나는 장소다. 나무가 빽빽하게 우거진 곳을 수풀이라고 한다. 수풀의 준말이 숲이다. 숲을 한자로는 삼림(森林)으로 표기하는데, 나무 목자가 다섯 개나 들어있다. 그러나 삼림은 일본식 한자어로 간주하여, 우리나라에서는 산림(山林)을 표준으로 삼고 있다. 우리나라는 6.25 전쟁을 거치며 황폐된 숲을 지속적인 조림사업으로 복원하는 데 성공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