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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두 실학자와 ‘실심실학(實心實學)’

[맛있는 일본이야기 302]

[한국문화신문 = 이윤옥 기자]  우리에게 좀 낯선 말이지만 ‘실심실학(實心實學)’이라는 말이 있다. 우리나라의 실심실학자를 꼽는다면 양명학 연구를 발전시켜 사상적 체계를 세운 하곡 정제두 (鄭齊斗, 1649-1736) 선생을 꼽을 수 있다. 하곡 선생이 말하는 학문 곧 실심학문이란 외적인 남의 학설로 기준(定理)을 삼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의 내적인 기준(良知)에 의해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 그의 실심은 생명이 약동하는 실상과 원리(生理)를 참되게(眞理) 그대로 나타내는 마음이며, 그의 학문은 명분과 대의를 내세워 죽음으로 내모는 의리학(義理學)이 아니라 생명의 내실과 그 원리를 중시하는 삶의 학문(仁學)이라고 평가 받고 있다.

일본에도 그러한 실심실학자가 있다. 도쿠가와시대의 인물인 구마자와반잔(熊沢番山, 1619-1691)과 미우라바이엔(三浦梅園, 1723-1789)을 들 수 있다. 구마자와반잔은 17세기 오카야마번에서 봉사하면서 치산치수 사업을 했는데 그는 산림이야말로 나라의 근본이라는 신념으로 치산치수에 노력하였다. 구마자와는 진리가 있는 곳에서는 무엇이나 배우는 정심수신(正心修身)의 자세로 실학을 실천한 실심실학자였다.

 

   
▲ 구마자와반잔((熊沢番山, 1619-1691)과 그가 쓴 《집의화서》

한편 미우라바이엔은 큐슈 구니사키반도의 산중에서 의업에 종사하는 한편, 제자를 기르면서 자연연구에 일생을 바쳤다. 말하자면 오늘날 의학에서 본다면 자연을 중심으로 한 대체의학자인 셈으로 ‘의문을 품고 수상히 여기는 것은 이상한 것이 아니고 떳떳한 것’ 이라는 철학 정신을 바탕으로 학문과 실천을 겸비한 실심실학자이다.

한편, 미우라는 일생동안 천지의 짜임새에 관한 해명에도 관심을 기울여 《현어(玄語)》라는 철학서를 출간하였으며 남천도(南天圖) 등 천문지도를 많이 그렸다. 또한 그는 인간세상에서 풍족함이란 돈에 있는 것이 아니라 자원에 있다는 것을 논한 화폐론 《가원(價原)》을 썼는데 이는 프랑스 보아규베르의 화폐론과 함께 지금도 국제적인 관심을 끌고 있는 저서라고 전한다.  

   
▲ 미우라바이엔(三浦梅園,)과 그가 우주만물의 구성 모습을 제작해놓은 모형


구마자와반잔과 미우라바이엔은 말하자면 일본의 북학파 실학자인 셈이다. 이들 두 명의 실학자에 관한 자료는 남양주에 있는 실학박물관 2층에 전시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