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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양전쟁시 침몰한 배에서 건진 깃발, 71년만에 귀향

[맛있는 일본이야기 308]

[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죽은 아버지의 유품이 71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면 어떤 느낌이들까? 올해 78살인 사사키 씨는 27일 71년 만에 돌아온 아버지 유품을 끌어안고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사사키 씨 아버지의 유품은 대어기(大漁旗)로 출어시에 고기잡이배에 꽂는 깃발이다. 깃발의 주인공인 그의 아버지 미우라 씨는 태평양전쟁 때 구일본군에 징용되었다. 당시 그의 아버지는 군수송선겸 감시선용으로 자신의 배가 차출되자 기관장으로 전장에 나가게 된다.

그러나 이 어선은 곧 침몰하게 되고 침몰한 어선에서 한 미국인이 이 깃발을 건져 보관해 오던 것을 미야자키현에 주소를 둔 미우라(三浦三之助)씨 딸인 사사키사요코(78살)에게 전해진 것이다. 이 깃발을 보관해온 사람은 미국 오하이오주에 사는 전 미군사무원이자 화가인 피터 럿쉬 씨(93살)로 그는 태평양전쟁 중 침몰한 일본배에서 이 깃발을 회수한 지인을 통해 이 깃발을 입수하여 보관해왔다고 한다.

대어기(大漁旗)는 가로 190센티, 세로 140센티 크기인데 이 깃발에는 텐요마루(天洋丸)의 미우라(三浦三之助)라는 글씨가 새겨져 있어 이번에 그 가족의 품에 반환될 수 있었다. 럿쉬 씨는 이 깃발을 1942년 과다카나르섬 전투에서 침몰한 배에서 회수했다고 했지만 실제로 미우라 씨 고향인 우타츠쵸(歌津町) 역사책에는 미우라 씨가 1944년 7월에 사이판에서 전사한 것으로 기록되어있다.

 

   
▲ 태평양전쟁에 동원된 미우라 씨의 고기잡이배는 침몰하고, 그때의 깃발만이 71 년만에 기향 팔순을 앞둔 딸 품에 안겼다.

무려 71년 만에 고향으로 반환된 깃발 반환식에서 재삿포로미국총영사관 죠에렌 고그 수석영사는 미우라 씨 따님인 사사키 씨에게 깃발을 건네주었다. 그 자리에서 죠에렌 씨는 “깃발이 전후 70년이 되어 고향으로 돌아 올 수 있었던 것은 미일우호친선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인사를 했다.

이날 깃발을 돌려받은 사사키 씨는 아버지가 전쟁에 출정할 무렵에는 5살 때로 당시 아버지는 등에 자신을 업고 산책을 해주었다고 회상하면서 이렇게 깃발을 소중히 간직해줘 고맙다는 인사를 했다. 71년 만에 아버지를 만난 듯 팔순을 앞둔 사사키 씨 가족은 아버지 유품인 깃발을 에워싸고 가족사진을 정겹게 찍었다.

아베정권은 태평양전쟁의 아픔을 그새 잊고 또다시 전쟁할 수 있는 국가를 목표로 뛰고 있지만 전쟁을 일으키면 자국민의 고통 또한 적지 않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 애기엄마들까지 나서서 아베정권의 전쟁놀음을 저지한다고 외치는 것이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