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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지방 붉은된장(핫쵸미소)의 매력

[맛 있는 일본이야기 312]

[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의 된장을 "미소"라고 하는데 그 색깔은 한국의 누런 된장보다 밝고 연한 노란색에 가까운 느낌이다. 한국인에게 된장국이 필수라면 일본인에게는 미소시루(일본된장국)가 필수다. 두 나라 된장국이 비슷한 것 같지만 그 맛은 서로 다르다. 같은 된장국이라도 일본의 미소시루는 건더기가 별로 없이 후루룩 국그릇을 들고 마실 정도의 느낌이라면 한국의 된장국은 밥을 말아 수저로 먹어야 제 맛을 느낄 만큼 된장국에 들어 있는 건더기도 다르다.

일본의 미소와 한국의 된장 요리 가운데 결정적인 차이를 들라하면 일본의 미소로는 ‘미소찌개’를 만들어 먹지 않는다는 점이다. 하지만 한국의 된장으로는 ‘된장국’도 끓이고 ‘된장찌개’도 만들어 먹는 점이 다르다. 미소시루만 먹다가 한국에서 된장국이나 된장찌개를 맛본 일본인들의 반응은 ‘한국 고유 된장맛’이라면서도 대체적으로 ‘짜다’는 평을 하고 있다.

일본의 일반 미소는 샛노란 색깔에 가깝지만 "핫쵸미소"는 그 색깔이 짙고 붉은 빛이을 도는 게 특징이다. 적갈색의 핫쵸미소의 고장은 나고야지방인 아이치현(愛知縣)이다. 나고야지방에서 맛보는 미소시루는 다른 지방의 미소시루보다는 색이 짙고 맛도 깊다. 이 지방에서는 핫쵸미소와 구분하기 위해 일반 미소를 사용한 미소시루를 "시로미시루소"라 부른다.

 

   
▲ 나고야지방 핫쵸미소(왼쪽), 일반미소

이 핫쵸미소의 특징은지 다른 지역에서 쓰는 쌀이나 보리누룩을 쓰지 않고 오로지 콩으로만 된장을 담그는 것이 특징이다. 핫쵸미소를 다른 말로 "미카와미소"라고 부르는데 에도시대(도쿄 전신)에 큰 인기를 끌기도 했다. 아이치현내에는 핫쵸미소를 생산하는 곳이 여러 곳 있는데 특히 오자키 시내에 있는 2개의 큰 미소회사가 2006년에 "핫쵸미소"를 상표등록 출원 했다가 반려된 일이 있었다.

동경고등재판소에서 핫쵸미소를 ‘특정회사의 특정한 된장이 아니라 보통명사’라고 판결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핫쵸미소는 일제가 일으킨 태평양전쟁 시기에는 사치품으로 간주되어 제조가 금지된 적이 있다. 이 사실은 일반미소에 견주어 핫쵸미소의 위상을 역설적으로 말해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핫쵸미소는 2006년 4월부터 9월까지 방송된 NHK의 아침드라마 <순정발랄> 이라는 드라마에 등장하여 전국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으니 드라마의 위력 또한 대단하다. 지금도 나고야를 찾는 중년여성들에게 핫쵸미소는 여전히 인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