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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술로 건배하자는 '건배조례안'을 만드는 일본

[맛 잇는 일본이야기 314]

[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 만큼 각 지역마다 지방 전통술이 발달한 나라도 드물 것이다. 각 지방마다 청주며 맥주, 와인 등 다양한 술이 쏟아져 나오는 일본이지만 술 소비가 줄어서인지 아니면 브랜드화된 몇몇 제품이 시장 점유율을 휩쓸어서인지 일본에서는 지난해부터 일부 지자체를 중심으로 조금 생소한 '건배조례안' 제정 움직임이 일고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건배조례안은 말 그대로 '건배'와 관련된 것인데 2013년 교토시의회가 명주의 고장 교토에서 생산하는 청주의 보급과 촉진에 관한 조례를 시행하기 위해 마련된 조례안이다. 이에 따르면 그동안은 맥주나 샴페인 같은 술로 공식적인 행사에서 건배를 해왔으나 앞으로 건배할 때에는 청주를 씀으로써 청주 소비 촉진을 비롯한 일본술을 통한 문화 보급이 그 목적이라고 한다.

 

   
▲ "건배조례의 붐"이라는 설명과 함께 건배 사진이 자주 광고로 쓰인다.

교토시의 이러한 청주 건배조례안은 전국의 지자체에서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형편이다. 일본주조조합중앙회에 따르면 1월 중순에 모두 22개의 지자체에서 청주와 일본술을 건배 때 쓰기로 조례안을 통과시킨 것으로 확인되었다. 최근에는 일본전통술 외에도 소주 산지인 큐슈에서는 소주를 건배조례안 술로 정하고 있으며 홋카이도에서는 후라노(富良野) 지방의 와인을 건배조례용 술로 지정하고 있는 등 지역의 술 생산에 맞는 건배조례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건배조례용 술 조례안이 급속히 번지게 된 것은 밀려드는 수입 술과 몇몇 브랜드화된 술 소비 패턴으로 인해 지자체가 생산하는 술 소비가 줄어들어 재정난에 봉착하게 된 것이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일부 저항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무시 할 수 없는 대세가 "건배조례용 술" 제정이라고 한다.

2014년 1월 6일 니폰컴(nippon.com)의 조사에 따르면 홋카이도를 비롯하여 동경 인근의 사이타마현은 물론이고 교토, 나라, 가고시마 등 전국적으로 22개현에서 참여하고 있다고 한다. 이웃나라 일이지만 자기 지방에서 생산되는 술을 아예 지자체의 조례에 집어넣어 "건배용"으로 쓰자는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 않는다. 역설적으로 말하자면 그만큼 지방의 술 산업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