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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은 일본인, 나쁜 일은 비일본인이 했다고 하는 일본

[맛 있는 일본이야기 317]

[한국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최근 페루 남성에 의한 살인 사건보도에서 “일본에서 외국출신자들의 범죄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이 나오는 것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는 니샨타 씨는 스리랑카인으로 일본에 유학 와서 교수가 된 사람이다. 사회학자이자 방송인이기도 한 그는 아예 국적을 일본으로 바꾼 사람으로 하고로모국제대학(羽衣國際大學)에서 강의를 하고 있다.

다문화 사회에서 서로 돕고 힘을 모아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야하는 판국에 일본 언론이 가세하여 ‘마이너스’ 보도를 할 때 마다 니샨타 씨는 화가 난다고 했다.

이번 ‘페루 남성이 저지른 살인사건’ 보도만 해도 구태여 국적을 페루라고 밝힐 이유가 뭐냐는 질책이다. 뉴스 시간마다 ‘페루인의 살인사건’이 보도되면 대다수의 사람들은 페루 사람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갖게 된다는 점을 안타깝게 여기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번 살인사건을 저지른 사람이 페루 사람이 아니라 ‘일본계 페루인’이라는 점이다. 니샨타 씨는 이번 용의자가 일본 국적을 갖고 있는 일본계 페루인 임에도 ‘페루 남성’ 이라고 하는 바람에 5만 명이나 되는 일본에 사는 페루 사람들을 불편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 《일본에서 알게 된 행복의 값》의 저자인 니샨타 교수

니샨타 씨의 지적에 공감이 간다. 필자 역시 일본에 있을 때 뉴스에서 “한국인으로 추정 되는  아무개가 연루된 사건”이라는 보도가 매우 신경 쓰였던 기억을 갖고 있다. 니샨타 씨는 일본의 방송에 대해 뜨끔한 일침을 가하고 있는데 그 예로 알베르트 후지모리 페루대통령의 이야기다. 후지모리 대통령 역시 일본계 페루인임에도 일본에서는 그를 ‘일본인’이라고 추켜세운다는 것이다. 또한 2014년에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 씨는 미국국적을 취득했음에도 여전히 ‘일본인’으로 강조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런가 하면 2005년에 일어난 ‘중국인 부인에 의한 보험 살인’ 사건에 대해서도 그녀가 일본국적을 취득했음에도 구태여 그녀의 국적이 중국인임을 언론에서 강조한다고 지적했다. 니샨타 씨는 같은 일본계 외국인이라도 좋은 일에는 ‘일본인’을 강조하고 좋지 않은 일은 원래 출신국가를 들먹이는 것은 좋지 않은 보도 자세라고 지적하면서 일본 사회가 공생이라는 대의적인 입장에서 외국인들을 다뤘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