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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전통을 자랑하는 "시니세(老鋪)"

[맛 있는 일본이야기 324]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일본에서는 가업을 대대로 이어오는 가게들이 많은데 이를 일컬어 시니세(老鋪)라고 한다. 글자 그대로 오래된 가게라는 뜻이다. 이러한 시니세에는 백화점도 있고 된장가게도 있으며 기모노 같은 옷가게는 물론이고 오래된 여관이나 과자점도  있다. 무엇이든 자기 대에서 끝나지 않고 대를 이어 가는 가게라면 ‘시니세’인 것이다.

따라서 그 지방의 전통 있는 물건이나 먹거리 따위를 찾는 사람들은 그 고장의 시니세를 찾으면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 할 수 있을 것이다. 품질은 기본이고 무엇보다도 신용을 목숨처럼 여기는 시니세는 시대에 유행하는 세련된 장식이나 점포 분위기를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어딘가 모르는 안정된 모습 속에서 정감어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딱히 시니세가 100년이라든가 몇 백 년이어야 하는 조건은 없지만 그래도 100년은 되어야 시니세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일본에는 창업 100년 이상의 기업이 21,000개나 있다. 200년 이상의 기업은 3,000개가 있다고 한다. 주로 이러한 시니세 가게는 술과 전통과자점, 옷가게 따위의 전통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 20세기 초의 건설회사 "금강조" 회사 직원들

한 조사에 따르면 200년 이상 된 가게는 일본이 3146개, 독일이 837개, 네덜란드가 222개, 프랑스가 196개로 조사되었다. 이것만 보아도 일본의 오래된 점포 ‘시니세’가 단연 압도적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시니세가 오래도록 번창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사회적인 분위기와도 밀접한 관계에 있다.

우동가게가 되었든 간장 가게가 되었든 그것이 천한 직업이라는 의식을 갖고 있는 한 대물림해서 가업을 잇기는 어렵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동경대를 나온 아들이 아버지의 우동가게나 여관을 자랑스럽게 이어가는 일이 흔하다. 모두 ‘시니세’를 소중히 여기는 사회 분위기가 있어 가능한 이야기다. 건설회사 주식회사금강조(株式社 金剛組)같은 회사는 서기 578년에 생긴 이래 가업을 잇고 있으니 올해로 1437년 째 가업을 잇고 있는 셈이다. 일본의 절이나 신사(神社) 건축을 담당하는 이 건설회사는 일본은 물론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시니세(老鋪)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