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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권위 있는 문학상의 주인공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맛 있는 일본이야기 373 ]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부디 한 톨의 쌀조차 없을 정도로 가난하게는 하지 마옵소서. 부디 또 곰발바닥 같은 진미에도 물릴 정도로 부유하게도 하지 마옵소서.

부디 뽕밭 매는 아낙네를 싫어하지 않게 하소서. 부디 궁궐의 아름다운 여인들을 사랑하게도 마옵소서.

부디 콩 보리도 구분하지 못하는 숙맥처럼 우매하게 마옵소서. 부디 우주를 점칠 정도로 총명하게도 마옵소서.“

이는 일본의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 1892~1927)의 “난장이의 기도”에 나오는 말이다. “난장이의 기도”는 사람들이 일상을 살면서 가슴에 새겨들을 만한 일종의 격언이나 금언 같은 말로 가득 차 있다.

35살의 나이로 음독자살한 아쿠타가와는 “어떤 옛 친구에게 보내는 수기”에서 자살 동기를 '막연한 불안'이라고 썼는데 그것은 육체, 생활, 문학, 사상과 관련된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불안이라고 흔히들 말한다.




〈라쇼몬(羅生門)〉의 작가로 한국에 알려져 있는 아쿠타가와는 주로 작품의 소재를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92)의 설화집에서 구하고 있으며 〈코〉, <고구마죽>, 〈지옥변〉, 〈덤불숲〉같은 작품들이 있다. 1935년 친구이며 문예춘추사 사주였던 기쿠치 간에 의해 그의 이름을 딴 아쿠타가와 상이 제정되어 일본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으로 신인 작가의 등용문이 되고 있다.

<한국 위키> 사전에는 아쿠타가와가 간토대지진 당시 조선인을 학살하던 자경단으로 활동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무자비한 학살 첫날 밤 후 그 경험이 너무나도 잔인하고 두려워 자경단 활동을 접었다고 한다.

자연주의 이후 다이쇼기(大正期, 1912~1926)의 작가 가운데 시대의 불안을 가장 명확하게 인식한 지식인으로 알려진 아쿠타가와는 생후 8달 무렵 어머니가 미쳐서 외삼촌에게 양자로 가서 성장했는데 그런 가정적인 불우한 환경 탓인지 그는 어머니의 광기가 유전될지도 모른다는 공포감을 평생 달고 살았다. 그것이 그의 자살로까지 이어진 것이 아닌가하는 견해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