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문화신문=전수희 기자]
대구 시내를 지나가다가 도로 안내팻말을 보았습니다. 흔히 다른 도시에서는 “사거리”라고 쓰는 것을 이곳에서는 “만촌네거리”, “황금네거리”, “동성학교 네거리” 등으로 썼습니다. 별 것 아닐지 몰라도 한자말 “사(四)”를 우리말 “네”로 쓴다는 것은 대구시청의 우리말 사랑에 다름이 아니란 생각이 들었지요. 그에 더하여 연못을 “지(池)”라는 한자말로 쓰지 않고, “수성못”이라 쓴 것도 칭찬합니다. 우리말 사랑은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입니다. 대구시를 칭찬합니다.
그런데 기업이 만든 대구시내의 한 아파트 이름은 온통 영어투성이입니다. “LOTTE”, “HWASUNG”, “Castle Gold Park”라는 영어로 도배된 것을 보고 기가 막혔습니다. 영어를 모르는 죽은 시어머니가 찾아오지 못하도록 아파트 이름을 영어로 썼다는 게 사실인가요? 국어기본법에는 공문서를 쓸 때 한글로 쓰고 굳이 영어와 한자를 쓰려면 괄호 안에 쓰라고 했는데 공문서도 아니고 사기업이니까 상관없다는 것인가요? 연변 조선족 동포들은 간판을 쓸 때 한글을 먼저 쓰고 한자를 그 아래에 쓰는데 그들 동포들보다 못한 우리 기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