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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아이들의 잔칫날 ‘히나마츠리’

[맛있는 일본 이야기 389]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33일은 여자아이가 있는 집안의 잔칫날인 히나마츠리(ひな)” 날이다. 히나마츠리를 모모노셋쿠(節句)” 복숭아꽃 잔치라고도 부른다. 이는 복숭아꽃이 필 무렵의 행사를 뜻하는 것으로 예전에 음력으로 33일 날을 잔치로 잡을 때 유래한 말이다.

 

히나마츠리는 여자아이가 있는 집안에서 히나인형을 장식하여 그 아이가 건강하게 행복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뜻에서 헤이안시대(平安時代, 794-1192)부터 해오던 풍습이다. 이러한 헤이안시대로부터 유래하는 잔치로는 히나마츠리를 포함하여 5개의 잔치(五節句)가 있는데 17일의 나나쿠사가유(七草がゆ)라고 해서 7가지 채소로 죽을 쑤어 먹는 행사, 33일의 히나마츠리, 55일의 단오(남자아이들의 성장을 기원하는 행사), 77일의 칠석, 그리고 99일의 중양절(重陽)이 그것이다.


 

히나인형은 33일 이전에 장식해 두었다가 33일을 넘기지 않고 치우는 게 보통이다. 따라서 히나인형 판매의 절정은 2월 한 달이다. 이때 일본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일본 전국에 걸쳐 크고 작은 히나인형 판매 경쟁을 보게 된다.

 

히나인형은 가지고 노는 인형이 아니라 집안에 장식해 놓는 인형이라 도쿄처럼 집이 좁은 곳에서는 보통 2단짜리 히나인형을 장식한다. 하지만 집이 크면 3단 또는 5단짜리 인형을 장식하는 집도 있다. 장소를 많이 차지하기에 좁은 집에서는 엄두도 못 낼 일이다.

 

히나인형 장식의 구조를 보면 제일 위 칸은 화려한 궁중의상의 일왕 부부가 앉아 있다. 그 아래 단은 궁녀 인형을 올리고 그 아래 단은 악사들이 자리하는데 단이 많을수록 비싸고 화려하다. 이것도 부익부 빈익빈인지라 향보연간(享保年間, 1716~1735)에는 소비조장이라 해서 막부정권에 의해 한때 규제된 적도 있을 만큼 초호화판 인형부터 소박한 인형까지 다양하다.

 

아무래도 예쁘고 앙증맞은 히나인형을 볼 때 딸 가진 엄마라면 자꾸 사주고 싶을 게다. 원래 집안에 손녀가 태어나면 할머니들이 히나인형을 선물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하나씩은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새것을 사주고 싶은 엄마들의 마음을 생각해서인지 히나마츠리 날이 다가오면 일본 열도는 히나인형으로 넘쳐난다.


 

하지만 히나인형은 치우는 날이 매우 중요한데 33일을 넘기지 않고 인형을 치워야한다.

이것을 히나나가시라고 해서 특별히 종이인형을 만들어 강물에 떠내려 보내기도 했는데 이것은 딸에게 닥칠지 모르는 나쁜 액운을 인형이 전부 가지고 가라는 뜻이며, 지금도 일부 지역에서는 강물에 인형을 떠내려 보내는 행사를 거르지 않고 있다.

 

지금쯤 일본에 가는 사람이라면 호텔 로비나, 역전에 히나인형이 장식되어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수퍼나 백화점 등에서도 판매용 히나인형을 만날 것이다. 이런 히나인형과 만난다면 여자아이들이 무탈하게 성장하라는 뜻에서 장식용으로 파는 인형이구먼.” 하는 정도의 상식으로 알고 있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