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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황후를 죽이고 펜으로 조선역사를 유린한 ‘기쿠치겐조’

[맛 있는 일본이야기 396]

[우리문화신문=이윤옥 기자]  조선왕조실록은 의당 조선인의 손으로 만들어져야하지만 국운이 기울어져갈 무렵이어서 고종실록순종실록은 조선총독부가 이에 관여하는 바람에 상당부분이 일본의 입김에 왜곡돼 있다. 본문4848책과 목록 44책을 합쳐 모두 5252책으로 구성되어 있는 고종실록186312월부터 19077월까지 고종 재위 437개월간의 기록을 담고 있다.

 

1907고종실록부록 편찬위원을 보면 위원장은 이왕직 장관(李王職長官)이며 종3() 1등인 법학 박사 시노다 지사쿠(篠田治策)가 맡고 있으며 부위원장(副委員長)을 한국인인 이항구가 맡고 있다. 부록 편찬위원 33명 가운데 일본인은 모두 10명이다. 그 이름을 보면 다음과 같다.


 

경성제국대학교수 오다 쇼고(小田省吾), 감수위원 나리타 세키나이(成田碩內), 사료 수집위원 기쿠치 겐조菊池謙讓, 서무위원 스에마쓰 구마히코(末松熊彦), 서무위원 시가 노부미쓰(志賀信光), 회계 위원 사토 아키미치(佐藤明道), 감수 보조위원 에하라 요시쓰치(江原善椎), 편찬 보조위원 하마노 쇼타로(濱野鐘太郞), 편찬 보조위원 미즈바시 후쿠히코(水橋復比古), 사료수집 보조위원 기타지마 고조 (北島耕造)

 

이 가운데 사료수집 위원으로 있었던 기쿠치 겐조(菊池謙讓, 1870~1953)라는 자는 명성황후시해사건에 가담한 살인자로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1893년 스물셋의 나이에 한국에 첫발을 디딘 후, ‘명성황후시해사건’, 청일전쟁 등 일본이 일으킨 주요 사건에 개입하는 등 무려 52년간을 한국에서 지내면서 재야사학자 노릇을 했지만 그 관점은 왜곡으로 점철된 것이었다. 그래서 기쿠치는 칼로 황후를 죽이고 펜으로 한국사를 유린한 인물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한편, 기쿠치 겐조는 한성신보(漢城新報)에도 관여하는데 이 신문은 일본 외무성과 주한 일본 공사관의 원조를 받아 1894년 말에 창간한 신문으로 창간 이후 지속적으로 일본의 조선 침략을 정당화하고, 이에 대한 반발을 무마하기 위한 기사들을 쏟아내었다. 명성황후시해사건에 대하여 대원군과 훈련대(訓鍊隊)가 주도하였다고 왜곡 기사를 내보낸 것이 대표적 예다. 또한 1896년에는 조선 왕실을 비방하는 동요를 게재하여 물의를 일으키기도 하였다. 그 중심에는 기쿠지 겐조가 있었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