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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문화편지

겨레문화의 자부심 이수광의 《지봉유설》

[얼레빗으로 빗는 하루 4804]

[우리문화신문=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장]  조선시대에는 백과사전으로 볼 수 있는 책들이 여럿 있습니다. 먼저 영조 임금의 명으로 펴낸 《동국문헌비고(東國文獻備考)》, 지봉 이수광(李睟光)의 《지봉유설(芝峰類說)》, 성호 이익(李瀷)의 《성호사설(星湖僿說)》, 오주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 풍석 서유구(徐有, 1764~1845)의 《임원경제지(林園經濟志)》 같은 책들이 그것입니다. 그 가운데 이수광(李睟光)의 《지봉유설(芝峰類說)》은 1614년에 펴낸 책으로 우리나라 첫 문화백과사전이란 평가를 받습니다.

 

 

이 《지봉유설》의 폭넓은 지식을 보면 권 2의 〈외국조〉에 섬라(暹羅, 태국), 진랍국(眞臘國, 캄보디아), 방갈자(榜葛刺, 방글라데시), 안남(安南, 베트남) 같은 동남아시아 나라들은 물론 불랑기국(佛狼機國, 포르투갈), 남번국(南番國, 네덜란드), 영결리국(永結利國, 영국) 같은 유럽 나라들의 정보까지 소개되어 있습니다. 이런 이름들은 당시 중국이 한자로 표기하던 것을 들여온 것이지요.

 

무엇보다도 이 책이 돋보이는 것은 우리 겨레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 문화를 받아들이는데 진보적인 성향을 띠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더욱 종요로운 것은 요즘 학계에서 표절 문제가 심각한 것에 견주어 문헌상의 출처를 명확히 밝혔다는 점도 칭찬할 대목이지요. 또 이수광은 학자들에게도 말솜씨에 치중하지 말고, 실천적 요소를 찾으라고 주문했습니다. 무분별하게 세계화만 외쳐대는 요즈음 '내 것을 알고, 남의 것을 받아들이라.'라고 외치는 이수광은 이 시대에 사표가 될 학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