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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그리고 우리말

579돌 한글날을 맞으며

우리 말글살이의 두 날개, 토박이말과 한글

[우리문화신문=이창수 기자] 어느덧 579돌 한글날을 맞았습니다. 온 누리에 으뜸가는 글자인 한글을 기리는 이날, 우리가 함께 헤아려야 할 뜻깊은 이야기가 있어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우리는 늘 "말이 먼저일까, 글이 먼저일까?" 하고 묻곤 합니다. 어린아이들도 금세 답하듯, 말은 글보다 먼저입니다. 우리에게 이토록 뛰어난 한글이 있다는 것은, 그만큼 넉넉하고 아름다운 우리말이 있었기에 비롯된 것입니다. 그 가운데 가장 우리말다운 토박이말은 한글을 낳은 '한글의 어머니'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한글을 기리는 한글날에는 우리 고유의 말인 토박이말을 함께 생각하는 것이 마땅합니다.

 

해마다 한글날이 되면 다른 나라 말을 잘못 마구 쓰는 것과 지나친 줄임말을 쓰는 것을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하지만 이는 한글이라는 글자의 풀거리(문제)라기보다는 우리말이라는 삶의 그릇에 대한 풀거리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훌륭한 그릇이 있어도 담을 것이 알차지 못하면 그 멋과 쓰임새를 다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우리 말글살이(언어생활)에 있어 한글과 토박이말은 마치 하늘을 훨훨 나는 새의 두 날개와도 같습니다. 한쪽 날개만으로는 드넓은 하늘을 날 수 없는 새처럼, 한글이나 토박이말 어느 하나만으로는 우리의 느낌, 생각, 뜻을 막힘없이 오롯이 주고받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다른 나라 말을 마구 쓰는 사람들을 나무라기보다, 아름다운 토박이말을 찾아 곱게 살려 쓰는 사람들을 더 많이 추어올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을까요? 어릴 때부터 토박이말을 넉넉하게 가르치고 배우게 하고, 나날살이에서 될 수 있으면 토박이말을 살려 쓰는 자리느낌(분위기)을 만들어 주는 일이 무엇보다 종요롭습니다. 온 나라 사람들이 함께 토박이말을 잘 알고 즐겨 쓰는 나라를 만드는 것, 이것이 우리 말글살이의 두 날개를 튼튼하게 하는 길입니다.

 

어느새 다른 나라 말보다 더 어렵게 느껴지게 된 토박이말을 다시 우리 삶과 가깝게 만들어 쉽게 느끼도록 '토박이말 나눔'에 함께해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나라 사람 모두가 토박이말과 한글을 함께 챙기고 가꾸어 가자는 아름다운 움직임이 온 나라로 힘차게 퍼져 나갈 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힘과 슬기를 모아야겠습니다.

 

새로 알게 된 토박이말을 나날살이에 부려 쓰는 것을 넘어, 그 깊은 뜻과 멋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은 마음이 샘솟기를 바랍니다. 579돌 한글날을 맞아 우리말의 뿌리인 토박이말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들이 모여 한글의 큰 울림을 만들어 온 누리에 더욱 맑고 밝게 퍼져나가기를 바랍니다.

뜻을 같이하시는 분들의 발걸음이 모여 더 값진 걸음이 되길 빕니다.